오늘은 고구마를 캐기로 마음먹은 날이다.
영애한테 전화하니, 부부끼리 라이딩가기로 했다하고,
재현씨는 오늘 고깃집에서 종일 알바를 하기로 했단다.
마지막으로 덕순엄니께 전화해 볼까? 하다가 참았다.
작년 첫수확때는 영애가 도와줘서 좋았는데..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 눈 질끈 감고, 출발했다.
명곡마을에 도착하니, 마침 주인 아저씨가 마당에 나와 계시길래, 괭이를 빌렸다.
엉거주춤 낫으로 고구마 줄기를 자르고 있는데, 땅주인이 와서 죄다 잘라주곤
앞에서 부터 차근차근 호미로 땅을 파보라는 말씀을 해주고 가셨다.
한 자루쯤 캤을까? 마을회관에서 회식을 마치고 온 땅주인이 삽으로 흙을 뒤집고
나는 땅밖으로 나온 고구마를 자루에 담기만 하면 되도록 열심히 도와주셨다.
오늘은 한골만 캐고, 나머지는 닷새 뒤에 캘려고 했는데, 아저씨 눈치를 보아하니,
(도와줄 때, 마저 캐버리지~)하는 듯 보여서, 아저씨 뜻대로 그러기로 했다.
아저씨는 삽질하고, 나는 열심히 자루에 담았다. 총 수확량은 40kg쯤 돼 보였다.
아저씨가 리어카를 가지고 오셔서 수확한 고구마를 싣곤, 차량앞에 내려주셨다.
짐작컨대, 오늘 안방마님이 출타를 하신 것 같다. (ㅋㅋ) 어쨌거나 나는 잘됐다.
오늘 주인장 덕분에 한방에 수확을 마쳤고, 자루까지 얻어서 담아올 수 있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오늘 내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면, 내일은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면서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려니~!!
첫댓글 얼마나 행복하셨을까요.
고구마 덩어리째 뽑혀 올라올때의 만족감이
여기서도 느껴지넹요.
40kg ~~.
행복의 무개.
꼭 담아두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