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만이 아니라 부동산에도 손절매가 있습니다.
대출을 많이 받아 아파트를 사서 보유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산 지점이 단기 상투가 된 바람에
산 뒤로 아파트 가격은 하락조정하고 대출이자는 감당하기 힘들어져서
눈물을 머금고 손실보면서 아파트를 팔아야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근래 보게 됩니다.
버티다 보면 몇 년 뒤에는 나아진다 하여도 그동안 버티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주택담보대출에서 3개월 변동금리는 8%를 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고
3년 고정금리는 9%대에 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무려 230조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사람들이 집사면서 부담하게 된 대출이자만 해도 연간 20조원을 향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대출 이자를 많이 내더라도 이자 내는 것 이상으로 대출을 통한 자산증식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 기쁜 일이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으레 대출을 많이 받으면서도 주택을 구입하는 것인데
구입한 주택이 조정을 이어가고 있고, 게다가 금리상승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나게 되면
업친데 덥친 격이 되는 셈입니다.
▶최근에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게 된 이유는, 현재 대부분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쓰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3년 이상 되는 장기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3개월짜리 단기 CD금리에만 연동시키고 있는 것은 좀 문제가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200조원을 훨씬 넘기 때문에, 금리가 1% 올라갈 때마다
개인들이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이자가 연 2조원을 넘는 상황입니다.
▶올해 거치기간이 끝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8조2000억 원, 내년에는 37조7000억 원입니다.
DTI규제를 받지 않은 대출액이 약 55조원에 달하고
이 중에는 아파트를 사두기만 하면 언제나 오른다는 생각하에
가정의 수입과 경제사정에 비하여 무리하게 대출받은 케이스도 상당히 포함되어있을 것입니다.
▶2005년 8월 이전에 대출을 받은 경우 만기연장에 제약은 없지만
늘어난 이자부담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팔아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상황에서 팔려고 내놓았는데, 안팔려서 아파트 가격을 추가로 낮추었는데에도 안팔리고 있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야기들도 보았습니다.
집값이 최근에도 크게 오른 지역이 있지만, 1억원 이상 빠진 지역도 많이 있으며
금리부담은 그 당시 대출 당시 4~5% 수준에서 지금은 7~9%까지 높아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보도 자료 중 일부 발췌해보면,
> 3년 전 주택담보대출로 1억1500만 원을 빌려 서울 강동구에 집을 장만한 회사원 박모(38) 씨는 최근 고민이 많다.
> 그나마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에는 매달 65만 원씩 나갔지만
> 9월부터는 이자와 함께 원금도 갚아야 해 매달 나가는 돈이 120만 원으로 늘어난다.
> 펀드와 예금으로 5000만 원가량 여유자금이 있었지만 최근 일반대출 상환으로 다 써서 여유자금이 없다.
> 박 씨는 “거치기간을 늘리는 것도 여의치 않아 아예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을까 생각 중”이라며
>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제값을 받고 팔기 힘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
> 주부 A씨는 2005년 10월에 3년 만기로 집값의 80%를 대출해 집을 샀다.
> A씨가 올 10월에 대출을 갈아타려면, 집값의 60%, 연봉의 40%라는 규제를 받아야 한다.
> 그러나 A씨는 주부로, 원천적으로 대출을 받기 어렵다.
> 은행권의 대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집을 팔아 대출을 갚아야 할지 모른다.
> 그나마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시장가보다 낮게 집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90년대 일본의 주택 시장이나 최근 미국 주택시장의 서브프라임처럼
심각한 사태가 될만한 상황은 다행히 아니지만 그것은 평균에 해당하는 것이며, 개인마다 사정이 다릅니다.
레버리지 효과를 많이 내기 위해서 대출을 많이 받아 구입한 뒤, 가격 조정 들어간 경우에는
[그동안 부담한 이자] + [구입시 낸 취등록세와 중개수수료] + [아파트 가격 하락분]을 합하면
손실이 수천만원에서부터 억대에 이르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더라도 다른 경제여력이 있어서 버틸 수 있으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지어 손절매까지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어떤 투자대상이건 낙관적인 상황만 예상하여 대출받은 돈을 넣으면 안됩니다.
100% 자기돈으로 주식을 샀으면 투자한 회사 상태만 좋다면 회복될 때까지 묻어놓고 버틸 수 있지만
신용으로, 즉 단기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으면 하락 주기를 견디며 넘어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식은 투기성이 아주 많은 사람이 아니면 대출까지 받아서 사지는 않지만
부동산은 워낙 투자단위가 커서 100% 자기돈으로 사는 경우는 적고 대부분은 대출을 받아서 삽니다.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이라고 보아서 투자를 하는 것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동안에 설사 가격 하락조정과 금리 상승 구간이 나타난다 하여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금액과 대출금액을 정해야하는 것입니다.
▶100% 자기돈만으로 투자한 것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가치면에서 언젠가 회복될 수 있다는 객관적 판단이 서면 얼마든지 묻어둘 수 있어도
대출받아 투자한 것에서는 묻어두는 동안에 이자가 나가고
일정 기간이 되면 원금상환하게 되는 점을 미리부터 진지하게 고려해 두어야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이자 비용 이상으로 오른다고 가정하고 투자하면 이런 부분을 진지하게 생각 안하게 됩니다.
아무리 내가 산 아파트가 하락할 확률이 작다고 믿는다 하여도, 만의 하나 하락할 때에
손절매 하지 않고 다시 살아날 때까지 버틸 수 있게끔 해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대출금액을 얼마로 하느냐에 따라서 정해지는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주택담보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확대 강화하고,
투기지역 아파트 대출 건수를 1인 1건으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대출 규제 정책이 시행된 결과로서
과거의 일본이나 최근 미국의 주택시장처럼 국가가 총체적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입니다.
돈 적은 사람이 대출이 많을수록 그 위험은 더 커지고, 가격 하락시에는 뼈아픈 손절매까지 해야 하는 것인데
그 당시 일부에서는, 돈 있는 사람들만 아파트 많이 사서 돈 많이 벌라는 것이고
돈 적은 사람들은 대출 많이 받지 못하여 아파트 많이 사지 못해서 돈 적게 벌라는 것이냐는
억지성 비난도 있었습니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주택담보대출이 개인의 경제적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주택가격만을 기준으로 오히려 확대되어 이루어졌다면
우리나라 주택시장도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위험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졌을 것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지금 주택시장이 침체 상태라도 그나마 다행인 셈이며,
주택담보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이전에 있었던 대출에서
만기 도래시 대출 기한연장을 포기하는 매물이 생겨나서 매물시장을 압박하더라도
올해와 내년에 무난히 소화되고 넘어가면 주택시장 관련한 위험도 줄어들고
국가 경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떤 목적의 대출이던지, 제도적으로 대출의 수준을 규제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위험관리를 위하여 대출의 수위를 자기 스스로 합리적으로 정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부동산시장이건 주식시장이건 시세 변화의 위험은 지나고 보면 큰 위험은 아닙니다.
투자대상만 멀쩡하다면, 단순히 시세 변화 때문에 파탄나는 가정이나 기업은 별로 없습니다.
투여금액과 대출금액을 합리적으로 조절 안하고 자금관리에 신중치 못해서 파탄나는 것입니다.
IMF때 국가 경제가 절단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결국 어떻게 되었나요?
아주 길게 보면 결국 경제는 성장하는 것이며
경제가 성장하면 그에 따라 관련되는 시장도 오르는 것입니다.
어떤 시세 변화에도 파탄나지 않게끔 자금을 조절하고 버티면서
그저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나중에는 웃게 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입니다.
그리고 자금을 조절하고 버티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대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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