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주상복합아파트는 언제 분양되고 또 분양가는 얼마나 될까. 이곳은 강남권을 대체할 만한 인기 복합단지(주거+상업+문화시설)로 고급주택 수요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시가 1,3,4구역 1만6540만평을 입찰로 팔았을 때 고가낙찰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뒤 낙찰업체 3개사가 국세청의 세무조사까지 받았다. 부동산 개발업계가 이 프로젝트 성공 여부에 큰 관심을 쏟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구역마다 사업진척 속도 달라
1구역 땅을 분양받은 인피니테크는 PM(사업관리)사로 피데스개발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피데스개발은 한화건설을 최근 시공사를 정한뒤 16일 땅값 잔금을 내고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받았다.
시공사가 선정되고 대출이 이뤄지면 사업의 절반은 해낸거나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하반기에 인허가를 시작해 내년초 아파트 분양에 나설 수 있다고 인피니테크는 보고 있다. 1구역 땅은 용적률 400%에 주거와 문화 및 업무시설이 들어설 수 있고 높이는 160m 미만으로 정해졌다.회사는 아파트는 지상45층 2개동 300가구로 신축할 계획이다.
3구역을 낙찰받은 대림산업은 아직 계획이 없다. 세무조사로 홍역을 치른 만큼 다음 정권에서 분양을 하겠다는 의도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대기업인 만큼 분양가 논란에 휩싸이지 않겠다는 몸조심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는 붙어있는 4구역 사업까지 챙기기 위해 4구역 시행사가 ‘나자빠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급한 것은 4구역이다. 아직 시공사를 정하지 못해 금융권으로부터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몸을 사리던 시공사들이 최근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표명해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Y사와 N사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기 위해 땅 주인인 P&D홀딩스 측과 협의하고 있다. P&D는 이른 시일 내에 시공사를 정하고 금융권 대출을 이끌어내면 29일로 잡힌 땅값 잔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은 불가피할 듯
시공사들이 이제까지 몸을 사린 것은 고분양가를 경계하고 있는 이 정권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분양가가 될 것이 확실한 판에 시장안정을 바라는 청와대와 정부의 곱잖은 시선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땅을 낙찰한 시행사들도 분양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피데스개발과 P&D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평당 3500만~4000만원에서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4구역의 경우 땅값이 평당 7732만원인데 주거부문 용적률을 감안하면 아파트 분양가에서 땅값은 평당 1100만~1200만원 먹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공사비(고급)를 평당 600만~800만원으로 잡으면 평당 3700만~3900만원선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피데스개발 측도 “철근콘크리트로 시공하고 고밀화설계를 적용하면 평당 3800만원 안팎이면 된다”며 “이 정도라면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기반시설부담금은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연면적이 넓기 때문에 기껏해야 평당 30만~5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4구역의 경우 변수는 또 있다. 함께 짓는 호텔을 얼마에 매각하고 어떻게 가격을 산정하느냐에 따라 아파트 분양가를 더 낮출 여지도 있다. 여기에 분양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인 기존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6월 이 땅을 낙찰했을 당시만 해도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가 평당 4000만~5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평당 6000만원을 웃돈다. 비교대상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 고급아파트값도 대부분 평당 4000만원을 넘었다.
반면 성수동 강변 건영 등 뚝섬 상업용지 인근 아파트 시세는 1100만~1800만원, 최고 2000만원선이어서 차이가 많다.
관건은 소비자들의 인식
다만 소비자들이 강남과 뚝섬을 어떻게 비교하느냐에 따라 예상되는 그림은 달라질 수 있다. 뚝섬 역세권은 조망권이 뛰어나고 공원을 끼고 있어 주거환경이 좋다는 점, 그리고 호텔과 백화점 등이 함께 들어서 주거편의성이 뛰어난 것은 분명히 장점이다. 게다가 앞으로 주변에 개발이 여지가 없기 때문에 조망권을 침해하거나 주거환경이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강남권에 대한 주택소비자들의 뿌리깊은 선호도를 감안하면 아무리 입지여건이 좋은 뚝섬이라 하더라도 고급수요 창출은 강남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형건설업체 임원은 “특히 학군과 사교육 여건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강남권 아파트와 맞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집값이 많이 올랐다 하더라도 분양가 저항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K건설 임원은 “평당 3000만원대 분양은 서울 강남에서 2~3번 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8월 포스코건설이 잠실에서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할 때 펜터하우스를 평당 3000만원 이상에 내놓으려다 혼이 났던 사실을 잊었느냐”고 반문한다.
반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한 사장은 “어차피 고급수요를 겨냥하는 아파트이므로 일반아파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며 “뚝섬 주상복합은 강남권 기존아파트 시장을 자극할 정도로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6.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