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된 감상기> 소감
1923년에 나온 글에 적혀 있는 어머니의 모습과 현대 어머니의 모습이 비슷한 것 같았다. 중간중간 나오는 몸 상태에 대한 언급이나 일부 생각들이 지금과 딱히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감상기임에도 문학적인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병원 침상에서 ‘스케치 북’에 적은 내용이 특히 그러했다. 자신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나열하며 서술하지 않고 마치 시처럼 표현해 두어서인지 나혜석의 고통이, 즉 산모의 고통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와 그 고통을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남아선호사상을 모성애, 부성애와 연관시킨 점이 새로웠다. 사람들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던 것에 ‘새로운 시점’에서 반문을 제기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그에 대해 생각해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정말 나혜석스럽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모된 감상기>에는 전체적으로 나혜석의 생각, 사상, 느낀 점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이 모든 것을 다 드러내고 있는 문장이 있었다. ‘예술이 무엇이며 어떠한 것이 인생인지 조선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겠고 조선 여자는 이리 해야만 하겠다는 것을, 이 모든 일이 결코 타인에게 미룰 것이 아니다, 내가 꼭 해야 할 일이었다.’라는 문장이 그러하다. 나혜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이 문장이 주는 울림 때문인지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2. 강의 소감
문학 답사를 5코스로 가게 되어 나혜석거리도 들른 적이 있고, 답사 발표도 해야 해서 나혜석에 대해서도 나름 조사를 했었기에 나는 나혜석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건 극히 일부였다. 이번 수업으로 나혜석의 전 생애에 대해서도 배우고 미술 작품에 대해서도 간단히 보고 <인형의 가> 외에도 <어미 된 감상기>와 <이혼고백서>의 일부를 읽고 그에 대해 배우니 나혜석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수업 후 나혜석은 내 속에서 생각보다 훨씬 더 비범하고 시대를 앞선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혜석의 말 하나, 작품 하나는 지금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파문을 일으킬 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나혜석이 원하는 사회가 아직도 완전히 도래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고, 나혜석이 그만큼 에두르지 않고 완강하게 여성 인권 신장을 주장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나혜석이 글에서 쓴 표현들이 적나라하고 어쩌면 과격하기도 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이중 논란의 가장 큰 이유를 차지할 것이라 생각되는 나혜석의 과격한 표현들에 대해 나는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수업을 들으며 당황하기는 했지만, 만약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나혜석은 잠깐 회자되다 그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혜석이 최근에서야 언급이 된 만큼, 앞으로 관심을 많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