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직업도 참 다양하게 많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는데 그것은 교과서의 말이고 현실에는 다소 기피하는 직업도 있기는 합니다. 따지고 보면 그런 일을 해주는 사람이 있기에 다른 사람들이 그만큼 편하게 사는 것임에도 몰라줍니다. 아무튼 그보다는 좀 색다른 직업도 있습니다. 이것도 직업인가 싶은 것이지요. 예를 들면 ‘놀음꾼’이나 사기꾼, 또는 도둑도 직업이라고 해야 합니까? 그런데 그것보다 더 무서운 직업(?)도 있습니다. 바로 살인청부업자입니다. 결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직업인입니다. 그럼에도 매우 친근감(?)이라고까지는 말하기 곤란해도 안쓰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 직업은 서늘하지만 동정도 가고 공감도 할 수 있던 사람입니다. 글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까요? ‘레옹’입니다.
사람의 목숨을 해하는 직업(?)입니다. 그만큼 위험 요소가 많겠지요. 물론 그에 따른 대가가 크기에 뛰어들었을 것입니다. 그 직업을 수행하려면 일단 몸 관리부터 남달라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노리는 만큼 자신의 목숨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살아야 합니다. 어쩌면 항상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상대방 소속 집단이 해를 당하고 가만있을 리 없습니다. 기를 쓰고 찾아내려하고 역시 어떻게든 해하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삶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직업을 가질까요? 일단 짧은 시간에 큰돈을 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일을 행할 수 있다는 체력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튼 그만한 실력과 능력을 가지고 그런 일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돈이 관건입니다. 따로 자본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오직 자기 몸 하나 단단하면 되지요. 그런데 그 몸이 보통이 아닙니다. 기본적인 무술은 모두 섭렵해야 하지 않을까요?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몸도 준비되어야 하지만 마음도 일반사람과는 달라야 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동정은 금물입니다. 또한 방심은 결코 안 됩니다. 자칫 상대의 처지를 이해해준다든지, 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역습을 당합니다. 목숨이 달린 문제입니다. 처음 마음먹은 대로 가차 없이 실행해야 하지요. 순간의 방심이 이승을 떠나게 합니다.
문제는 그런 살벌한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개인의 삶이 없을 수는 없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도 있고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도 있게 됩니다. 그러면 위험이 확장됩니다. 자기를 건드리지 못하면 바로 그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괴롭히는 것이지요. 자신이 당하는 것보다 더 큰 마음의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게다가 자기 때문이라는 죄책감까지 덤으로 받습니다. 긴 시간 죄책감으로 시달립니다. 또 다른 복수의 칼을 지니게 됩니다. 이제는 돈도 필요 없다는 식으로 달려듭니다. 이 때 더 위험해집니다. 소위 감정이 개입되면 일을 보다 이성적,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만큼 약점이 노출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의뢰받은 일을 때마다 성공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흔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한 것처럼 혹시라도 실수하여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 임무를 위해 관련된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실패 후에는 상대방에게 더욱 큰 경각심을 심어주게 되고 앞으로의 일들에 차질이 생깁니다. 그만큼 자신들의 추진하는 계획에 아마도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갈 것입니다. 후폭풍이 심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누가 감당하지요? 그러니 감정이 폭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한 자에게 그 분풀이를 쏟아냅니다. 기막히게 도주한 당사자보다는 그 관련된 가까운 사람들을 해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자연히 나타날 테니 말입니다.
그 비참한 광경을 당한 킬러가 또한 가만있을 리 없습니다. 관련자들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 분야로는 도사이기에 드디어 알아냅니다. 그리고 한 사람씩 찾아서 보복을 시행합니다. ‘계획대로 해. 아무도 믿지 마. 공감은 금물이야!’ 그가 계속 되뇌는 말입니다. 킬러를 위한 교과서에나 나오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철저히 개인감정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임무수행에는 결코 개인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옛 정’은 금물입니다. 특히 ‘돈 받고 하기로 한 일에만 집중해. 그 일로 받는 대가에만 집중해!’ 라는 말에서 보건데 목적은 하나, 돈입니다. 상대방이 누구이든 상관없습니다. 그 사람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돈이기 때문입니다.
좀 색다른 이야기입니다. 보통 킬러 영화는 킬러와 그 임무수행에 관련된 사건들을 전개해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처음 발단이 그 임무수행에 실패입니다. 찰나의 시간차로 엉뚱한 사람이 희생을 당합니다. 임무수행을 못한 것입니다. 자신은 기막히게 그 자리를 벗어나지만 후폭풍이 무섭게 일어납니다. 아마도 그렇게까지 당하리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감정 없이 일하나 싶었는데 무섭게 분노에 휩싸입니다. 킬러 본능을 복수에 대입합니다. 차갑고도 무섭게 처리합니다. 킬러의 독백으로 이어지는 킬러 자서전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킬로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더 킬러’(The Killer)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무섭습니다. 그런직업이 없어질수는 없을것 같아 더욱부섭습니다.
그쵸? 세상이 그래요. 거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