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6-11, 날 풀리만 가께요
아저씨는 고모님에게 안부했다.
가끔 전화했지만 받지 않는 날이 많았다.
오늘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고모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고모님, 나라요.”
“춘덕이가? 잘 있제?”
“잘 있어요.”
“그캐, 잘 있어야지. 밥은 잘 챙겨 묵고 다니나?”
“잘 묵어요.”
“밥이 보약이라. 밥을 잘 묵어야 안 아프고 일도 하고 그렇지. 집은 따시나?”
“따시오.”
“그캐, 잘 지낸다 칸께 고맙대이. 여즉 날이 춥다. 날 풀리만 올 끼가?”
“날 풀리만 가께요.”
“바쁘만 오지 말고. 날이 따시지만 나서 보던가 해.”
어지간해선 올 건지 묻지 않는 분인데, 고모님은 조카더러 ‘올 끼가?’ 하고 물으셨다.
조카가 보고 싶다는 뜻이리라.
“어르신, 안녕하세요?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나야 맨날 그렇지요. 우리 춘덕이 본다꼬 애잡숬지요?”
“아닙니다. 아저씨는 잘 지내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식사는 제때 잘 챙겨 드시는지요?”
“여 오는 양반이 챙기 놓고 가만 내가 찾아서 묵지요. 안 죽고 사니까 그러구로 또 배가 고프고 그라만 밥 챙기 묵고 그래 살지요. 나가 많은 사람은 좀 빨리 델꼬 가만 안 좋겠나.”
“그런 말씀은 마세요. 어르신께서 건강하셔야지요. 그래야 아저씨가 찾아갈 곳이 있지요. 어르신 안 계시면 아저씨가 너무 외롭지 않겠어요?”
“그캐 말이라. 그래라도 내가 안 아플라꼬 뭣이라도 묵고 해요.”
“잘하셨어요. 3월 가기 전에 아저씨 모시고 찾아뵙겠습니다. 그때까지 식사 잘 챙겨 드시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날 따시지만 춘덕이하고 한번 오소.”
2026년 3월 6일 금요일, 김향
고모님 찾아뵐 수 있어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신아름
‘올 끼가?’ 마음이 짠합니다. 고모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빕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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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저씨도 고모님 앞에서는 조카라는 관계가 분명히 보이네요. 뵐 때마다 저에게는 너무 어른이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