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온지 벌써 3개월이 다 되어 가네요.
국내에서 근무하려다가 그만 소환장 (항공권 ㅜ.ㅜ) 받고는 다시 사막으로 와서 좌충우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지낸 시간이 언제 이렇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휴가는 조금 더 남았지만 여름 휴가 시즌이라서인지 휴가 결재를 미리 받아야 한다는군요.
7월 20일경 한국에 나갈 생각인데, 한국도 그 때 쯤이면 무지 더울 것 같네요.
이번 휴가 때는 보성 차밭에 다녀올까 합니다.
딸네미가 벌써 2학년이라 이번 여름방학 부터는 방학식 다음날부터 또다시 보충수업과 실기 수업을 받아야 해서 방학이 없다네요.
하는 수 없이 주말을 이용해 다녀와야 할 것 같은데, 도로 사정도 장난 아닐 것 같고, 물가도 엄청날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근처 펜션들을 알아보니 웬만한 호텔비보다 비싸더군요, 그 시기에는..
그래도 이런 행운이 없네요.
여름 휴가 시즌에 휴가를 맞추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눈치가 보이는 일인데, 정식으로 그 때 휴가 기간이 겹쳤으니 조금 불편한 것은 감수해야겠지요?
사우디 현장에서는 항상 대한항공으로 항공권을 예약해줬는데, 이 현장은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한다는군요.
그것도 워낙 저가로 구매하다 보니 마일리지 적립도 안되는 그런 항공권으로요.
만약 마일리지 적립이 된다면 같은 Sky Team이니까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적립이 가능한데 많이 아쉽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마일리지 적립이 안된다고 휴가 안갈 것도 아니고, 이제 슬슬 시차 적응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
카타르의 시간대는 사우디와 동일합니다.
그런데 리야드에서 약 500Km 정도 동쪽에 있다 보니 아침 4시면 날이 밝아지기 시작하지요.
그리고 저녁이면 6시 조금 넘어서 해가 집니다.
그리고 날씨가 하도 더워서 12시부터 2시까지는 바깥에 서 있기도 힘든 시기가 되었네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장의 업무 시작 시간이 5시로 당겨졌습니다.
점심 시간은 11시 30분 ~ 2시 30분이고요.
말이 5시 업무 시작이지, 최소한 4시 30분 ~ 40분 사이에는 미리 출근을 해야 근로자들을 확인하고 아침 조회를 정시에 시작할 수 있지요.
그리고 숙소에서 현장까지 오는 거리가 멀어서 약 30분 가량 걸리니 4시에는 숙소에서 출근 준비를 마치고 출발해야 합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3시 ~ 3시 30분 정도에 기상해야 아침이라도 먹고 씻고 나올 수 있지요.
세상에, 처음에 저는 머리깎고 출가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산사의 아침이 새벽 3시부터 시작되거든요.
한 번은 4시에 눈이 떠져서 깜짝 놀라 일어나 허둥지둥 준바히고 아침도 못먹고 달려나오다가 가만히 생각하니 우습더군요.
새벽 4시에 일어난다고 하면 보통 매우 일찍 일어나는 축에 드는 편인데, 4시에 일어나서 늦잠 잤다고 허둥대다니요... ㅋㅋㅋ
아마 우리 현장 사람들 나중에 보면 사리가 한웅큼씩 나올 겁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ㅎㅎㅎ
이렇게 아침을 일찍 먹다 보니 아침 8시 ~ 9시 정도 되면 매우 시장하지요.
사실 허기가 집니다. ㅜ.ㅜ
그래서 아침 식사 때 식당에 준비되어 있는 식빵과 버터, 잼 등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가지고 출근하지요.
9시 정도면 여느 곳은 업무시작 시간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4시간이나 업무를 진행시킨 상태라서 한 숨 돌리는 시간입니다.
요 때 직원들끼리 둘러앉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먹는 샌드위치 맛도 매우 좋습니다.
어떻게든 다 살게 마련인 것이 사람 아닙니까?
이렇다 보니 2주에 한 번 쉬는 금요일을 앞둔 목요일 밤은 광란의 밤이 됩니다.
워낙 일찍 일어나야 하니 평소에는 회식을 못하다가 모든 부서가 이 날 한꺼번에 회식을 하니 식당이고, 수영장 옆의 풀사이드고 먼저 확보하려는 전쟁이 일어나지요.
그리고는 새벽 두시 정도까지 마시고, 놀고, 노래하고...
그런데도 아침에 자다가 너무 많이 자서 허리가 아파 일어나 보면 6시입니다.
세상에나....
식당에 가서 라면과 김밥 또는 김치 볶음밥이 나오는 휴일 메뉴가 그 속에 어찌나 잘 받는지, 한국에서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잔뜩 술마신 다음날 아침에 어떻게 6시에 일어나 김밥을 먹겠습니까? ㅋㅋㅋ
아, 이제 퇴근시간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갔네요.
이제 휴가 1달 반 남았습니다. ㅎㅎㅎ
첫댓글 갑자기 이 새벽에 민이님 글 읽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4시에 일어나셔서 늦잠주무셨다고 허둥대셨다는 이 문구에서..특히나^^;; 보성쪽으로 여행가게 되심..쪼꼼 더 떨어져있는 담양쪽으로도 같이 들르시면 더 좋을거 같아요.^^
담양 죽녹원과 메타세피아 가로수길도 가 볼 생각입니다. 감사.
우리도 빨리 휴가 계획을 잡아야 할 때로군요.
헐... 어째 제 휴가 이야기를 듣고 얼른 멀리 도망(?) 가시려는 것으로 얼핏 들립니다, 그려. ㅎㅎㅎㅎ 가능하면 7월 말이나 8월 초에 함께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우리가 휴가 안 떠나고 집에 있음 포항으로 오세요. 그나저나 우리집엔 에어컨이 없어서 낮엔 몹시 더울겁니다. 그래도 뭐 사우디 만큼이야 덥겠습니까? ㅎㅎ
월요일에 본 PMP 시험에 PASS를 했습니다. 앞으로 영어를 열공하라는 특명을 받아서 더욱 분발 할 생각입니다. 이럴꺼면 사우디에 있을 때 영어과외나 받을걸 생각합니다. ㅋㅋ
축하합니다. 여기서 매일 방글라 사람들과 살다 보니 제 영어도 이제는 방글라화 되어 갑니다. 부럽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겪어볼만한 경험일 것 같네요.(즐기셔요)
예. 감사합니다. 즐겨야지요. ^^
사.....리..... 대박입니다. 좋은일인거 같네요.
좋은 일이지요. 그나저나 부도도 준비해야 하려나 걱정입니다. ^^ 잘 지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