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숙제 마지막입니다. 2010년 마지막날이었던 12월31일. 아내의 건의로 아침을 먹고는 훌쩍 달라스를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텍사스의 주도인 어스틴. 예원이도 크고 했으니 텍사스 주에 대한 공부도 할겸 2010년 마지막 나들이에 나선 것이죠. 송구영신 예배 때문에 저녁 10시까지는 돌아와야 하는 것이 좀 부담이긴 했지만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니 서둘러 저녁까지 먹고 오기로 했습니다. 일년의 마지막날 35번 남행선은 그야말로 한산 그자체였습니다. 도로도 한적~~~ 주위도 한적~~~ 아! 저분 아시죠. 윌리 넬슨이라는 가수말입니다. 텍사스 출신이라 텨기선 영우 대점 받는 분이죠. 연말이라 현재 투어 중이신 듯 싶은데, 어스틴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도시에서 이 날 공연이 있었나 봅니다. 텍사스 중부 도시중 하나인 웨이코(Waco)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곳엔 의대로 유명한 베일러 대학이 있지요. 그나저나 날씨 참 좋았다는.... 마치 가을 하늘 같은 분위기가 솔솔~~~~ 이 한적한 여유를 즐겨야 할 날에도 미친듯이 차를 모는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현재 주행속도 75마일 정도인데, 저렇게 붙여대는 걸 보니 90정도는 될 듯 싶네요. 어디에나 이런류는 꼭 있는 듯... 회사차량 같은데, 더 웃긴 건 운전 이상하게 하면 신고하라는 연락처까지 뒤에 버젓이 달고 저런다는 겁니다. 가다가 갑자기 길이 밀리는 건 앞에서 뭔가 일이 터졌다는 신호죠. 이 때는 얼른 서비스 도로를 타고 이 지역을 우회해 나가는 게 좋습니다. 안그러면 가뜩이나 느린 사고 처리에 제대로 애를 먹게되죠. 저는 다행히 미리 눈치채고 서비스 도로로 빠져 나왔습니다. 가면서 찍어보니 추돌사고인 듯... 어스틴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이시라면 여기도 들려보시길 권합니다. 어스틴 가기 전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자연 동굴인데요. 함 가볼만한 곳입니다. 박쥐도 직접 볼 수 있고 종유석들의 향연도.... 35번 남행선 259번 Exit이니 꼭 들려 보시길... 어스틴 바로 외곽에 위치한 그 이름도 유명한 '라운드 락 아울렛 몰'입니다. 아울렛이지만 명품샵들까지 입점해 있어 주말이면 한국 아줌마들 북새통 이루기로 유명한 곳이죠. 어스틴 시내를 다 들어와서 또 차가 밀리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옆길로 새야죠. 더군다나 저희는 시간이 쫓기는 관계로... 아니나 다를까 또 추돌사고입니다. 미국은 일단 사고가 나면 운행하는 차들에는 관심도 없죠. 4차선이라도 사고 수습을 위해 3차선을 막는 게 여깁니다. 물론 그걸 뭐라고 하는 사람들 전혀 없고요. 완전히 사고처리 끝날 때까지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도 대기를 합니다. 그런 신뢰가는 처리는 참으로 부럽기도한 부분인데, 문제는 대책없이 길어지는 수습시간입니다. 정말 만만디 그 자체.... 우여곡절을 넘어 드뎌 처음 목적지에 도착을 합니다. 정확히 3시간 30분 정도가 걸렸군요. Exit을 빠져나와 로컬길로 들어서니 멀리 고풍스런 주청사 건물이 보입니다. 새로 생겼는지 작년까진 없었던 주차장 건물도 있네요. 저기다 세우면 맘편하게 구경을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엔 저렇게 갓길 미터기 옆에 세웠는데, 시간 다되어가면 괜히 불안하곤 했죠. 그런데 이젠 안심입니다. 주청사 방문객은 지상층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지하층은 돈을 받더군요. 주차요금은 그리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근처에서 일하면서 매일 이용하는 분들께는 결코 싼 가격이 아닌..... 그런데 이날은 지상과 지하층 모두 무료였습니다. 저희는 따가운 태양을 피해 지하에 잘 주차를 시켰네요. 주청사로 들어가는 문은 남문이 정문이고, 동문과 서문이 있는데, 전 항상 사람이 적은 동문을 이용합니다. 동문 바로 옆에는 주립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벽면에는 텍사스 주 헌법 첫장의 문구가 새겨져 있죠. 자 다 함께 읽어 보시죠. 이제 안으로 들어섭니다. 주 청사 내부는 동네 공원처럼 잘 꾸며져 있습니다. 9.11 테러이후 검문검색이 강화되어 있지만 분위기는 아주 평화로운.... 누구신지는 모르겠고.... 아마도 텍사스 주 개척에 앞장선 분이 아니실런지.... 그나저나 마켓에서 예원이 엄마 알아보는 분들이 꽤 있다고 사진 좀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어쩔 수가 없네요.... "이해해 예원엄마 남편 잘못 만난 덕이라고 생각하길..." 청사 주탑 위에는 자유의 여신상 같은 분이 올라서 있습니다. 자세히 당겨보니 텍사스 주를 상징하는 별 하나와 칼을 딛고 계시는...오~~ 자태가 범상치 않습니다. 한적한 정문 앞에서 일단 인증샷 한장 찍어주고.... 드뎌 내부로 입장합니다. 분위기가 아주 고풍스럽죠? 입장료는 따로 없고, 다만 들어 오실 때 공항처럼 간단한 검색대를 통과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주청사 세무국. 청사 전체가 그렇지만 여기도 기록 전시관이자 또한 현재도 실무를 보는 현장입니다. 입구 앞에 눈길을 끄는 기기가 하나 놓여 있더군요. 구멍도 숭숭 뚫려 있는 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주 시민들에게 받은 수표를 취소할 때 사용하던 천공기군요. 미국선 수표를 쓰는 게 보편적이니 이런 기기도 필요했던 가 봅니다. 요새는 거의가 자동 계좌이체로 바뀌어 가는 중이죠. 중앙 돔에 이르면 청사 꼭대기에 있는 주탑까지 뻥뚫려있는 천정이 압권입니다. 모두들 여기에 서면 저렇게 자동으로 올려다보게 되는... 여신상이 놓여있는 주탑 바로 밑 부분에는 저렇게 텍사스라고 써 있죠. 참고로 텍사스 주기에는 단 하나의 별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텍사스 주를 나타내는 곳엔 언제나 황금 별 하나가 놓여있죠. 주의 닉네임도 그래서 '론 스타 스테이트 (The lone star state)'로 불립니다. 텍사스 주로 오실 분이시라면 꼭 외워 두시길... 3층까지는 직접 올라갈 수 있으니 함 둘러 보는 것도 좋죠. 저희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고풍스런 복도를 지나 계단을 이용해 올라 보기로 했습니다. 한 눈에 척 봐도 알 수 있는 나이와 체력의 상관 관계. 걷는 엄마에 뛰는 예원이.....ㅋㅋㅋㅋ 위에서 바라 본 풍경은 이렇습니다. 각 층의 높이가 상당히 높은데다가 가운데 원을 중심으로 복도가 이어져 있어 꽤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그걸 난간에 메달려 내려다보는 예원이의 저 담대한 심장. 덕분에 겁 많은 엄마도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어 봅니다. 원형 복도 주변엔 역대 주지사 분들의 초상이 걸려 있어서 마치 박물관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에고 저 장난끼는.... 1층 복도엔 그 유명한 조지 W. 부시의 모습도 보입니다. 주지사에 대통령까지 했으니 텍사스의 영웅이죠. 말씀 드렸지만 청사 건물은 현재도 사용중입니다. 휴일이라 근무하는 분들은 없었지만 각 방의 주인 이름은 이렇게 걸려 있었던.... 예원이가 아저씨들의 저 근엄한 표정이 맘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왜 사람들이 안 웃냐고 묻던.... 어딜가나 인형 하나씩은 꼭 들고 다니는.... 덩치만 컷지 아직은 어린애죠.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엘리베이터의 모습도 상당히 고풍스럽더군요. 여기서 비밀 하나 알려 드리죠. 1층 한 가운데에 서면 공명현상이 들립니다. 천정을 향해 소리를 지르면 음파가 물결치며 다시 돌아오죠.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시게 되면 꼭 한번 해 보시길... 좀 더 여유있게 둘러보고 싶은데, 시간이 벌써 4시를 넘어 섰습니다. 한 군데를 더 들리고 달라스로 10시까지 돌아가야 하니 운전시간 빼고 2시간이 좀 더 남은... 서둘러야 겠네요. 청사 건물 밖 공원은 정말 잘 꾸며 놓았습니다. 화려하지 않은 단아함. 그러면서도 기품 있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죠. 예전에 실제 포탄을 뿜어댔을 포차 위에 앉아 포즈를 취해 봅니다. 예원이 뒤로 자세히 보시면 다람쥐 한마리가 뛰어가는 게 보이실겁니다. 사람들이 하도 안건드리니 겁도 안내는 넘들.... 알라모 전투 기념탑에서도 인증샷 들어가고.... 작은 연못에 2011년 새해 소망을 담아 동전도 던져 봤네요. 앗 그런데 저 멀리 저 장면은 뭐......? 세그웨이 투어입니다. 세그웨이라고 도시내 이동수단으로 개발된 제품인데, 지금은 저렇게 관광용이나 보안용 기구로 사용되도 있죠. 가격은 좀 쎈편이지만, 걷는 거 안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용해 볼만합니다. 제렇게 보여도 속도도 꽤 나고 타는 재미가 있죠. 돌아가는 길에 나무 위를 보니 아까 그 녀석이 도토리 한알 입에 물고 빤히 노려 봅니다. 자세만 봐서는, 도토리 빼았으려고 했다간 함 붙어 볼 태세입니다. 또 다른 넘은 나무 밑에서 뭔가를 하고 있길래 다가가보니.... 열심히 땅에다 도토리 묻어두고 있는... 에고... 부지런한 것들.... 올 겨울 걱정은 없겠네요. 주청사를 나와 이제 어스팀이 자랑하는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어스틴에선 가장 번화한 거리인 과달루페 (Guadalupe Street)를 지나고 있습니다. 같은 텍사스 주 도시지만 어스틴은 고풍스런 건물과 유럽풍의 분위기를 고루 갖춘 특별함이 눈이 띄는 곳이죠. 가까운 곳에 텍사스를 대표하는 텍사스 주립대 어스틴 캠퍼스가 있어 학생들이 특히 많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여름에 방문하시게 된다면 이 곳과 더불어 다운타운에선 특이하고 재미난 장면을 많이 보실 수 있죠. 궁금하시죠? 그건 다음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편으로 계속됩니다. |
출처: 이실직고의 oN aIR~~~USA 원문보기 글쓴이: 예원아빠
첫댓글 블로그에서 스크랩된 글입니다.
딸이 떠나기전 사준 컴퓨터의 바탕화면이 다음인데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어찌나 반갑던지.
저는 이은숙입니다. 이실직고님의 카페 방명록에 자주 글 문의하는.... 참 열심히 사는것 같아 부럽습니다.
여기서도 뵌니 반갑습니다. 따님 출국 준비는 잘 되가시는지...
제 블로그가 먼저가 아니라 사실 이 까페에 글을 쓰던 것이 훨씬 먼저입니다.
여기서도 제 글 찾아보시면 도움이 되실 게 조금은 있을 겁니다. 물론 다른 분들 쓰신 글들도 많고요.
그럼 블로그에서 또 뵐께요.
저도 어스틴에 90년인가...가본적이 있는데요....옛생각이 납니다...지금이야 많이 변했겠지만요...가고싶네요...
딸 예원이 모습이 더없이 행복해보이네요 ~~~늘 멋진 사진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