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입니다.
봄, 가을이 짧아졌다고 하여도 9월과 10월은 온전히 가을이지요?
기온 때문인지, 우리 몸의 호르몬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 계절엔 대기의 투명함과 조락의 쓸쓸함이 주는 아름다움을 새삼스레 느끼곤 합니다.
가을을 한 해 더 허락받았구나 하는 감사함을 갖게도 되구요.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지만 저희는 처음으로 250근 가까운 고추를 따고 손질해서 판매를 하였지요.
덕분에 남편과 저는 서로를 조금 대견해 하며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제는 선풍기를 모두 닦아 비닐에 싸서 다락으로 올렸구요.
냉동실 얼음도 소량만 비닐팩에 담아 넣어두고 얼음칸을 정리하고 얼음통들을 모두 꺼내어 말린 후 갈구치지 않게 치워 놓았습니다.
오늘은 고춧대를 자르기 전 고춧잎과 찜고추용 고추를 따서 데치고, 찌고 해서 냉동실에 저장을 했지요.
계절이 바뀌면 옷장 정리도 한 번 해야 합니다.
옷장 열고 눈앞에 보여야만 그 옷이 있음을 아는 남편을 위해, 그리고 또 저를 위해 이제 여름옷들은 넣고 가을, 겨울옷들을 꺼내어 걸지요.
마당에선 꽃씨 갈무리를 하고 백일홍, 접시꽃 등 뽑거나 잘라야 할 녀석들을 손보는 중입니다.
황매화, 개나리, 능소화, 피라칸타, 사철나무, 화살나무, 라일락 등은 해마다 자란 키만큼 전지를 해주어야 하지요.
늦가을 어느 날엔 마당에 가득 쌓인 느티나무 잎들을 모아 태워야 하고,
그러다보면 ‘은행잎, 단풍잎 다 털어먹은 가을이 야반도주를 하듯이 사라지고(최민자씨의 손바닥 수필에서의 표현임)’
겨울이 오겠지요.
얼마 전 카페지기님의 밤 따는 이야기를 읽고는 오랜만에 꺼내어 본, 좋아하는 시입니다.
밤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
밤나무 밑에는
알밤도 송이밤도
소도록이 떨어져 있다.
밤송이를 까면
밤 하나하나에도
다 앉음앉음이 있어
쭉정밤 회오리밤 쌍동밤
생애의 모습 저마다 또렷하다
한가위 보름달을
손전등 삼아
하느님도
내 생애의 껍질을 벗기고 있다. <오탁번 시인의 시집 '손님' 중에서>
눈부신 가을날들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2021년 10월 초하루에 가을하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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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들은 '우리풀 우리나무방'에 올라온 사진들을 날짜순으로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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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풀 / 주이 님 (9.4)
쥐손이풀 / 주이 님 (9.4)
큰산좁쌀풀 / 산들꽃 님 (9.5)
야고 / 산들꽃 님 (9.5)
금강초롱 / 수워니 님 (9.6)
둥근잎유홍초 / 주이 님 (9.6)
닭의장풀 / 주이 님 (9.10)
투구꽃 / 산들꽃 님 (9.12)
촛대승마 / 산들꽃 님 (9.12)
애기나팔꽃 / 주이 님 (9.12)
지리바꽃 / 수워니 님 (9.27)
싸리나무 / 주이 님 (9.28)
첫댓글 가을하늘님 10월초하루편지 보면서
참 가을정리 지혜롭게 잘도
마무리하시는 것이 저도
따라서 해야지 ~~~~!!!
저는이번에 농장땅속에
큰 고무통을 묻고 김장김치
저장하려고 마음준비하고
있어요.편지내용 감사합니다.
가을걷이 감사함을 느낌이네요.
새우란님. 고맙습니다.
별로 달리하는 것 없는데 지혜롭게..라고 봐주시네요.
저장해야 할 양이 많으신가요? 김장을 몇 포기나 하시나요?
보통은 장독을 묻어서 넣는데 왜 고무통까지나? 하는 생각에 여쭈어봅니다.
가을 정리 제일 큰일이 김장이지요... ㅎ
@가을하늘 저는 김치 가족이 나누어 먹으니
80포기정도 합니다.
그나 가을하늘님은 글도
잘쓰시고 일도 잘하시네요.
합 멋쟁이 인생을 엮어 가시네요.저는 글에는 무 이네요.좋아요.
가을하늘님은 풍성한 가을걷이를 하셨네요.
고추를 250근이나 따셨다니, 대농사꾼입니다.
고춧가루도 어찌나 에메랄드처럼 곱고도 빛나는지요.
덕분에 저희는 풋고추만 몇 그루 심고,
노동의 일손을 줄이게 됐네요.
해마다 전지를 게을리 했더니,
목련을 위시하여 매화, 피라칸다, 목련, 자두, 복숭아가
사방팔방으로 기세등등하게 뻗어나갑니다.
적당한 전지 방법을 몰랐는데, 유투버 검색하면 아주 친절하게 다 나와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 가을을 무엇보다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싶네요.
가을걷이는 천천히 하더라도~
250근이라면 보통 사람들, 특히 아파트에 사시거나 전원주택에 살아도 풋고추 따드실 정도로만 한다면 엄청난 양으로 들리지요?
그런데 우리 동네 고추 농사짓는 분들이 들으시면 웃지요.
남편분은 건강 때문에 안 거들고 안주인 혼자 5000포기 심어 혼자 따고 다 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장님네 부부는 만 포기를 수확하구요. 그분들이야 1년의 주업이긴 하지만요.
저도 800포기 심었을 때 걱정되었는데 재미있게 해서 지금은 이 정도야! 하지요.
가을걷이 끝내고 여행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두 분에겐 올 가을이 정말 뜻깊을 것 같아요.
그 어렵다는 고추농사를 뿌듯하게 해 내었으니 말입니다.
저는 이제 그저 집에서 먹을 것들만 조금씩 하고 다른 건 다 접었습니다.
보이게, 보이지 않게 이렇게 세월이 조금씩 조금씩 흐르네요.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낼 수 있기만 바랄 뿐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네. 둘이서 사이좋게 재미있게 또 건강하게 해낸 것으로 감사합니다.
내년엔 조금 쉽게 하려고 하지요.
시간이 흐르고 모두들 조금씩 더 나이들지요.
몸은 건강하게, 마음과 영혼은 왜곡되지 않게 잘 나이들기를 바라지요.
가을을 알차게 준비하시고 맞으시네요.
유난히 뜨겁던 올여름 날에
고추돌보미 하시느라 수고하신 보람은 좀 있으셨나요?
250근?
가늠이 안되는 양이지만 투자비용은 건지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몸이 크게 탈나지 않으신것 같아 그나마 안심입니다.^^**
털어먹을거 다 털어먹고 야반도주 할 가을이
문턱을 넘어 올 준비중이지만
늦여름의 열기가 화분에 심어진 백합의 꽃봉오리를 활짝 열어주길 기대하는 오늘입니다.
계절이 오거나 말거나
전 그냥 게으르게 지내보려 합니다.^*^
ㅎ 투자비용을 어디까지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첫 해이니 이 정도면 만족하지요.
재밌고 건강하게 농사짓고 딱 고추에 들어간 실경비만 치면 투자비용은 건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건조기값과 건조기 돌리기 위한 전기 승압비(이 용어가 맞는지?)는 나왔지요.
나영님이 게으르게... 하고 하시는 건 진짜 게으르게로 들리진 않는답니다.
시월의 첫날
희호재의 가을맞이를
잘보네요
세상에 고추를 250근이나요?
정말 대견스러워
스스로 칭찬하셔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희호재 마당의 각종
꽃들이름이
하나씩 보게됩니다
가정주부로서의 가을 준비의 꼼꼼한 성품을 보는 듯 참하게 사시네요
밤 이란 詩는 카페지기님 정샘의
글인가요?
아님 가을하늘님이
지기님한테 얻어 온 책에서 읽은 詩입니까?
다시봐도 예쁜 야생화에 눈을 고정시켜봅니다
이쁜 것들
애구, 그 시는 오탁번 시인의 시구요.
제가 좋아해서 어디선가 읽고 간직하고 있는 거예요.
오탁번 시인의 '손님'이란 시집에 실려 있대요.
정가네님 댁 밤 딴 이야기를 읽고 생각이 나서 제 보관함에서 끄집어낸 거지요.
힘들다는 고추농사 잘 마무리 하신 것 축하 ㅎㅎ 드립니다.
벌써 시간이 많이 가고
종일 시월에 멋진 날이 들려 옵니다.
바람재 님들 갈무리 잘 하시는 시월이 되면 좋겠습니다.
네. 주이님. 따님도 돌아오셨으니 이제 가을겨울 평화로우시겠지요?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이 멋진 가사 때문에도 즐거이 들리는 노래입니다.
저야 갈무리 해야할 가을은 없습니다
우리 특작 농사는 지금 봄이라 생각핫ㅁ될 것 같아요
지금 하우스 농사 시작 준비 슬슬 하고 있습니다
고추가 그리 맵지안아 너무 좋아요
와.. 고추 맵기 정도가 좋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이제 고춧대 잘라놓았으니 정말 마지막 수확만 남았습니다.
참외 농사는 이제 시작인가 봅니다.
사람들이 고추농사를 왜 하는지, 그 이유 중 하나는 애쓰는 기간에 비해 수입이 많아서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갈무리한 가을 녘에
머물러
싱그러운 고추 향에
기분이 좋아
느긋하게 파란 하늘가에
초하루 꽃편지 펼쳐놓고
마치 제 일 이었던양
흡족하여 미소 지어
봅니다.
수고하셨고
느낌 주셔서 감사합니다
10월도 행복한 시간들
되세요^^
방울님의 댓글이 맑은 시 같습니다.
미소 짓는 그 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10월을 제대로 누리길요...
그저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살아서인지
어느날 가을이 가슴에 채워진대도
철없는 아이처럼 그냥 풍덩 풍덩 빠져들고말것같은 생각이네요. ㅎㅎ
그런 저에게 친구들은 인생 참 쉽게 산다고 합니다만 글쎄요?
해야할일 많지만 내가 할일은 주저없이 다가서고, 고민은 서슴없이 나눌려고 하다보니...
좀 쉽게 사는 편인가요?ㅋ
노력했던 여름의 수고가 더 아름다운 가을을 약속하리라 믿습니다.
늘 고맙구요, 풍성한 가을 얘기도 귀 열어놓고 기다러 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우와. 멋진 사진! 어디인가요?
소확행이니 그걸 아는 행복한걸님이 진정 행복하신 거지요.
닉에서부터요..
사진 속 그 모습 속에 저도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가을하늘 함안 입곡군립공원 스카이사이클입니다.
친구들캉 철없이 놀다 왔습니다.
아슬아슬 스릴 만점이었습니다.
저도 엄두가 안 나서 옷장정리를 생각만 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상태에요.
가을하늘님표 고춧가루는 택배받은 날 냄새만 맡고 소포장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어요.
귀하게 느껴져서 열을 가하는 음식엔 넣고 싶지 않고
생야채 먹을 때만 쓰려고요.
빨리 맛난 고춧가루 먹으려고 쓰던 고춧가루를 요즘 듬뿍듬뿍 씁니다.
귀하게 여겨주어 고마워요.
우째우째 주문양에 아슬아슬 맞게 생산이 되어 신발장수 고무신 신는다고 우린 끝물을 먹어야 해요.
빛깔 좋은 거 따로 두어야지 했는데 그게 안 되었지요.
@가을하늘 아이쿠야!
정작 농부님은 좋은 걸 못 드시게되었군요.
ㅠ
ㅠ
하여튼 고맙게 잘 먹습니다.
편지 잘받았습니다
메마른 정서가 잠시나마 여유로워지네요
감사합니다^^
애구, 짧은 댓글이 절 행복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가을하늘 더짧게 굳모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