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세월을 임용시험과 함께 보낸 장수생입니다.
티오가 적은 우리 과목의 특성상, 많이 누적된 장수생들에게 저의 경우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적어봅니다.
작년 경남 3차에서 떨어지고 나니, 신이 있다면 장난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넘어서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너는 열심히 해봤자 이것밖에 안되니 이정도 하고 그만하라는 건지, 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에서 후자 쪽으로 점점 기울어졌습니다. 무엇을 하든 1년만 쉬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다시 임용 시험 준비를 할 것이라 생각하고 계시는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차>
3월부터 독서실을 다녔고, 부산에서 스터디를 통해 기본서를 1회독한 후 학원 공개모의고사와 문제풀이반을 수강하기위해 5월 말에 상경했습니다. 덕분에 최고의 스터디원들을 만나게 되었고, 스터디원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혼자 공부하는 것 보다 깊고 정확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고시원이 아닌 친언니집에서 공부를 했던터라 집중하기 어렵고, 나태해지기 일쑤였는데, 스터디 전날에 밤샘을 하더라도 맡은 분량은 해가야 했으므로 늘어진 진도를 맞추고, 부족하기 쉬운 공부량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6월부터 공부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6월~8월 : 학원 문제풀이, 기본서1회독(+연습문제), 기술고시, 7급공무원문제, 올림피아드문제
9월~10월 : 학원 모의고사, 스터디 모의고사, 송 문제풀이, 송 모의고사, 기본서2회독
(교육학은 박성현 징검다리와 모의고사를 수강했습니다.)
수재들이 나와 자신들의 공부법을 말하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때 누군가가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노력하는 사람을 못 이기며, 아무리 노력하는 사람도 운 좋은 사람은 못 이긴다. 하지만, 운 좋은 사람이 못이기는 이가 있으니, 이는 방금 본 사람이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제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에 힘을 얻고, 위안을 삼으며 1차를 준비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에 효력이 있는 것인지, 제 시험 경험 중 1차 시험 합격할 땐 항상 시험 전날 모든 과목의 기본서를 훑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이 말에 방금 본 것이 더 정확하게 기억에 남고, 인출도 쉬울 것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기본서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정리한 노트나 학원 책 등 자신이 봐 왔던 것을 시험 전에 다 볼 수 있을 만큼 평소에 반복해서 공부하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2차>
임용 시험 준비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중 절반은 2차 시험 준비하면서 받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만큼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써보아야 하고, 임용 시험 당락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2차 시험입니다.
1차 시험 후 하루나 이틀정도 쉬고, 학원에서 말하는 합격선에 들어간다면 바로 2차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전 시험을 못쳤다는 생각에 합격선도 알아보지 않고, ‘이젠 임용시험은 영원히 안녕이다.’하며 부산에 내려가서 일주일 쉬고, 공무원 책을 싸서 올라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동안 머리 속에서 빠져나가는 양이 얼마나 많던지요. 2차 시험을 준비하며 다른 스터디원들도 후회했던 점이 ‘바로 준비할걸..’이었습니다.
2차 준비는 학원 강의를 듣고, 학원에서 스터디를 새롭게 꾸렸습니다. 봐야 할 양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에 스터디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스터디에서 다루었던 내용 중 2문제가 시험에 나오는 운도 따라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터디는 서로의 답을 복사하여 보았는데, 다른 사람의 답안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3차>
3차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자신의 점수를 모른 채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2차에서 떨어지면 어떡해’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면 끝이 없습니다. 저는 작년 3차 시험치기 며칠 전에 시험지를 꺼내어 가채점 해보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내 2차점수가 커트라인인 것 같다.’는 많은 불안에 떨며 시험에 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합격에 전혀 도움이 안되니 잠시 덮어두고 시험준비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차는 무조건 자신감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은 100% 연습에서 나옵니다. 많은 연습을 한다면 임용 시험 중 상대적으로 가장 수월한 것이 3차 시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차 시험 준비를 같이 했던 스터디원들과 일주일에 두 세 번 만나며 연습을 했습니다. 이 때쯤 되니 저질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더군요. 늦잠으로 인해 지각을 밥 먹듯이 하여 이 때 스터디원들에게 미안해서 돌린 커피 값이 밥 값보다 더 나간 걸로 기억이 됩니다. 모든 시험이 마찬가지겠지만 뒷심이 중요한데 이는 체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임용 준비 초기에 체력관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맺음말>
‘학습된 무력감’은 교육학 용어인줄만 알았는데 장수생인 제가 실제 경험해보니 자신감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 이었습니다. 그런 나약한 저를 뒤에서 강인하게 뒷받침 해준 가족과 지치고 힘이 들 때 전화를 하면 “언니는 할 수 있을 거에요.”라고 진심으로 무한반복 해줬던 동생 한나, 그리고 부족한 실력의 저를 깊고 넓은 공부의 신세계로 인도해주신 스터디원들, 이용현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티오가 얼마나 날 지 모르겠지만 이 점에 대해선 다들 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를 볼 때, 적은 수를 뽑는다 하더라도 실력만으로 합격자가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운이 따라준다면 자신조차 의심했던 일에 기적이 일어납니다.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험 준비를 마음 먹으셨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완주하십시오. 완주 뒤에는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첫댓글 진심으로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노력하신만큼 교직생활 더 잘하시리라 믿습니다. ^^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부럽습니다 ㅠㅠ 축하드려요 ^^
오랜기간 기다린만큼 똑! 부러지게 하세요^^ 아이들에게 좋은 교사가 되실겁니다.
이제 정식으로 임용되셨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할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눈물이 납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