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터미널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은건 2년 반전, 용인터미널 포스팅을 쓰려고 왔던 때이다.
그 땐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동네였기에 대충 사진을 찍고 다른 곳처럼두서없이 타자를 쳤다.
하지만 다시 글을 올리려 이 곳에 왔을땐 조금 남다르게 느껴졌다.
그동안 여러 일로 인해 용인터미널을 올 기회가 많았고, 무엇보다 대학교를 용인으로 다녔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용인과 '처인구' 용인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지만,
그래도 나름 '용인'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남다르고 더욱 익숙하게 다가왔다.
인구 20만에서 80만으로 어마어마하게 커지는 동안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한결같이 유지했던 곳이기에,
한순간 한순간 볼때마다 생김새는 똑같지만 받는 느낌은 남다른 곳...
시내부터 고속까지 쉴새없이 오가는 버스들의 아늑한 집이다.
학교를 마친 후 버스를 타고 곧바로 용인터미널 앞으로 왔다.
초가을의 하늘은 그 무엇보다 높았지만,
그새 들어선 고층건물들이 높은 하늘을 조금씩 가리고 있었다.
윗 사진의 사거리 뒷쪽으로 용인터미널이 자리잡고 있다.
중간에 고가도로가 시야를 막고 있는데다 1층짜리 조그만 가건물 형태라 찾기가 쉽지 않다.
'용인공용버스터미널'외에도 동부고속, 롯데리아, 던킨도넛츠, 약국 등 수많은 간판이 건물을 뒤덮고 있어 무척 정신없다.
밖에서 보이는 것만큼 내부도 무척 복잡하다.
평일 낮이면 그리 사람많을 시각이 아닌데도 수많은 사람들로 건물이 꽉 차있었고,
여전히 건물 구석구석을 차지하는 수많은 상점들로 인해 그 복잡함은 배가 된다.
용인터미널의 가장 큰 특징은 ㄴ자 맞이방이다.
정문에서 바로 보이는 ㄴ자 형태의 맞이방 덕분에,
복잡한 것 같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표를 구하고 버스를 탈 수 있다.
다만 화장실 찾기가 어렵고 사진에 보이는 통로로 가면 조금 헷갈릴 가능성은 있다.
맞이방 끝부분엔 표사는곳이 자리잡고 있다.
2년전과 거의 변함이 없지만 하나 달라진건 LED전광판이 그새 생겼다는 것.
고속/시외버스가 어디쯤 왔는지 알려주어 고속버스 타기가 굉장히 편해졌다.
하지만 매표소가 단 세개밖에 없어 사람이 몰리면 그야말로 카오스가 되기도 한다.
매표소 왼쪽으로 나오면 이렇게 버스를 타는 공간이 나온다.
건물과 마찬가지로 승차장도 L자 모양이어서, 버스와 사람 모두가 한데 밀집해있어 조금 혼잡한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 일부 버스는 입구에서 보이지도 않는 곳으로 드나들기도 한다.
입구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윗 사진이 고속, 시외버스를 타는 공간이라면 이 쪽은 시내버스를 타는 공간이다.
용인터미널의 소유주는 동부고속이 실제 실세는 경남여객일 정도로 경남의 비중이 절대적인데,
그나마 고속/시외의 경우 다양한 회사의 버스가 골고루 드나드는 반면,
시내버스(광주 20번, 안성 24-1번, 이천 3번, 오산 24, 24-1번)의 경우 수원방면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남여객 버스가 들어온다.
시내버스 타는 곳으로 가서 사진을 한 컷 찍어본다.
전국에서 가장 짧은 고속버스일지도 모르는 강남행부터 시작해서 공항버스, 수도권 각지행, 대전행, 태안행 등등...
이 비좁은 승차장 안으로 수많은 행선지를 달고 수백대의 버스가 왔다갔다 한다.
사람도, 버스도 많고많은 이 곳에서 여유를 찾기란 사실상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차량들은 이 곳에서 숨을 쉬고 기사님들은 커피 한 잔, 담배 한 모금의 휴식을 취한다.
어느 회사건, 어느 차량이건 가릴거 없이 골고루 잠을 자고, 심지어 정비까지도 모두 처리하는 사실상의 '집'이나 다름없다.
터미널 건물보다 높은 정비 시설물이 터미널의 나머지 끄트머리를 알려주고,
그 밑으로 고속부터 시내까지 다양한 회사의 버스들이 쉬고 있다.
결코 크진 않지만 그 어떤 곳들보다 더욱 크고 푸짐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한낱 개성없는 버스터미널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산과 들, 바다가 사계절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주듯 이 곳도 순간순간 조금씩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한없고 작고 초라하지만 오랜 시간을 달려온 어떤 이들에겐 그 무엇보다 꿀같이 달콤한 버스들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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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도 많이 기대해 주시고, 스위스관광님께서도 쌀쌀한 기운 이겨시내고 건강도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너무 잘 봤습니다 2년8개월전과 비교하면 보는시각이 많이 바뀌었네요!! 그리고 오타가 난게 있는데 시내버스부분에서 안성24-1이라고 되있는데24-1은 용인-완장리-오산가는거고 안성은 22-1번입니다 2년8개월전과 비교하면 노선도 새로 생긴노선도있고 단축및증회된 노선도 있습니다
글쓰는 도중에 노선 순서를 바꾸었었는데 미처 번호까진 바꾸지 못했나보네요. 지적 고맙습니다^^; 3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말씀하신 대로 바뀐 노선이 꽤 많은 것 같아요.
용인터미널 앞 사거리 신호가 이상하게 걸릴시에는 터미널은 출구쪽서부터 입구, 그리고 터미널 안까지 옴짝달싹하지 못하더군요...이런점은 용인터미널측에서 개선을 했으면 싶네요...
시내버스가 죄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오니 신호가 제대로 걸리면 사거리에서 꽤 혼잡해지더군요. 차량은 많아도 그렇게 막히는 동네는 아닌데 말이죠.;;
고속버스부터 시외, 시내버스는 물론 마을버스까지 들락거리는터라 버스의 출발이 몰리면 터미널을 빠져나가는 차량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혼잡도가 높죠. 경남여객의 시내,시외도색도 조금씩 틀리는데다가 요즘은 여러 운수회사가 들어와 용인터미널의 승강장은 알록달록 하답니다. 다만 아직 부족한 교통망이 아쉽죠.
말씀하신대로 정시만 딱 되면 차들이 한꺼번에 우루루 몰려나가서 사거리가 말도못하게 엉키더군요. 다만 운수업체가 워낙 많다보니 여러 차들 구경하는 재미는 제법 쏠쏠한 것 같네요.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용인터미널이 이렇게 생겼군요.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진짜 용인터미널은 말그대로 종합터미널입니다...마을버스부터 고속버스까지 줄을이어들어오고나간다지요...에버랜드나캐리비안베이등 테마파크갈때 가끔 들러서 가는곳입니다...LED전광판도 8월에는 없었던거같은데 생겼군요
생각해보니 이번 크리스마스시즌에 용인터미널이 한동안 박터지겠군요. 아마 전국에 있는 종합터미널 중 규모는 가장 작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늘 수고해주시는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늘 수고 하시고 좋은소식 감사드립니다.
다음 소식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용인터미널의 구조적인 문제와 최근 터미널주변 차량증가로 인한 정체가 맞물리면서, 거대한 혼잡도를 이루고 있죠. 용인터미널 입구쪽은 버스들이 입구직전에 정차하는문제와 함께, 일반승용차가 함께정차하는 양상을 보여서 혼잡하게 만들고, 출구쪽은 버스들이 3방향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바로 좌회전 받을려는 차와, 직진차선 나가는차 들이 다엉키는 양상을 보이기 일쑤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긴 하지만 부지가 좁은데다 주변에 하천, 도로, 병원 등이 있어 확장조차 힘들어서 개선이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이네요.;;
좌회전이 안되는 몇안되는 터미널 -ㅂ-;;; 그래서 안성, 오산방향으로 가는 버스들도 송담대학교를 찍고 우회하지요. 갈 때마다 노선이 늘어나고 있는 신기한 터미널이기도 해요. 단지 교통문제가 심각해서 명절때에는 터미널에서 영동고속도로 진입하는데 1 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하는 진기한 경험도 할 수 있지요.
ps. 전 군대를 용인에서 보냈어요. (그래봐야 산업체지만;;;) 게다가 친척들이 용인에 몰려있어서 갈 기회가 잦지요;;
안성, 오산행버스가 송담대로 도는건 좀 그렇지만 거기서 좌회전이 되어버리면 사거리는 완전 주차장이 되버릴지도 모르죠. 용인시의 규모나 인구가 겁나게 커지다보니 신규 노선도 많고 그만큼 터미널 내외적으로 많이 혼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 용인에서 군대를 보내셨으면 보는 느낌도 조금 묘하시겠어요. ^^;
그런것도 있지만 일단 용인터미널이 예전보다 노선도 많이늘고 운수회사들도 많이 들어오곤 합니다 터미널이 그렇게 작은건 아닌데 시내시외고속버스가 다 들어오니 좁긴합니다 넓은 부지만 있다면 터미널을 한곳 더 지어서 그곳은 시내버스만 들엉겠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버스 댓수와 사람이 워낙 많아 좁아보이지 실제로 그렇게 작은 규모는 아니죠. ^^; 가능성은 적지만 만약 옮긴다고하면 에버랜드쪽으로 옮겼으면 하는 바람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