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10년 10월20일(수) 10시 2. 모임 : 공기마을 편백나무숲 입구 도로변에 일단 모여 배차함 - (죽림온천 철로 굴다리 전 도로 오른쪽에 팻말 안내 붙어 있음)
<아래 글은 답사기입니다>
▲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에 조성된 편백나무 숲.
◇피톤치드 일렁이는 푸른 물결-상관 편백숲
전주에서 남원 방면으로 향하는 17번 국도변에 내 걸린 작은 푯말-`편백숲'. 소박한 안내판을 따라 만난 곳엔 뜻밖의 경이로움이 있었다. 작은 바람에도 일렁이는 푸른 물결.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비상(飛上)'중이었다.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 뒷편에 있는 편백나무 군락. 숲은 올해로 30년 넘게 숨어 있었지만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은 불과 1년 전의 일이었다.
공기마을 주민들은 지난 1976년 뒷산 86만㎡(26만평)에 1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맑은 정기과 따뜻한 햇살, 주민들의 관심을 먹고 자란 나무들은 그 사이 짙고 우람한 숲으로 변했다. 성년이 훌쩍 넘은 숲은 이제 자신을 찾아온 이들에게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줄 만큼 무성해졌다.
편백숲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본 이는 소병주 면장이었다. 부임과 함께 일선마을 방문에 나선 면장은 공기마을 편백숲을 남 몰래 눈에 담아 뒀다. 그러던 중 지역자원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임정엽 군수의 격려를 받고 숲을 개발키로 마음 먹었다.
면장은 마침 가동되기 시작한 희망근로 인력을 이끌고 잡목 무성한 숲으로 들어갔다. 달 포 남짓 작업 끝에 주변을 정리하고 초입을 뚫었다. 그러자 도시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흙 속의 진주’가 빛을 발하자 주민은 물론 행정도 크게 놀랐다. 웰빙시대에 부응하는 관광지를 만들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행정의 도움을 받은 주민들은 마을 초입에서 숲을 관통하는 2km남짓 산책로를 조성했다. 도란도란 이어지는 오솔길 곳곳에 쉼터도 냈다.
편백숲의 위력은 대단했다. 언론이 이 같은 소식을 전하고 다녀온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10여호가 사는 마을은 갑작스레 `명소'가 됐다. 주말이면 숲으로 향하는 갈치토막같은 길은 외지차들로 아우성이다. 마을 공터며 휴경지 등을 주차장으로 만들었으나 밀려드는 인파로 마을은 몸살을 앓을 정도다. 이제 상관 편백숲은 전주는 물론 대전이며 광주, 멀리 서울에서까지 마니아들이 몰려들고 있다.
편백숲에서 만난 이상기씨는 “도심을 벗어나 멀지 않은 곳에 울창한 편백 숲이 이렇게 펼쳐져 있는 것을 보니 놀랍다. 소중한 자연이니만큼 잘 가꾸어 훌륭한 휴식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백숲 여행은 울창한 나무사이로 뚫린 오솔길을 걸어야 제맛이다. 너른 숲 안에서 치솟는 나무 사이를 유유자적하는 기분은 다녀오지 않은 이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수평과 수직이 빚은 절묘한 조화다.
특히 숲 전체에 그윽한 피톤치드 향을 음미하며 걷는 여유는 이곳에서나 느낄 수 있는 낭만이다.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아토피 피부염에도 좋다니 일거삼득이다. 그래서일까. 편백 숲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평온하고 발걸음은 느리다.
세상과 단절된듯한 숲속을 나오면 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산책로 반환점'에서 몸을 돌리니 부드러운 경사면 아래 삼림욕장이 펼쳐진다.
이곳은 `걷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곳'이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맑은 공기를 흠취하기에 그만이며, 잠깐 즐기는 토막잠 또한 보약에 비할 바 아니다. 아무렇게나 둘러 앉아 나누는 아낙네들의 수다에도 맑은 기운이 전해온다. 편백숲 전체에 천기(天氣)가 가득하기 때문이리라.
삼림욕장을 뒤로하고 마을로 내려서면 유황편백탕이 반긴다. 상관 편백숲 여행의 또 다른 별미다. 달걀 썩는 듯한 특유의 유황내음이 인상적인데, 찬 온천물에 발을 담그니 다리에 몰린 피가 순간 식는듯 하다. `유쾌한 피로'란 이런 것일까?.
빈터 곳곳에서 마을 주민들이 내놓은 열무며 옥수수를 사는 것도 살림에 도움이 된다. 몇 천원이면 살 수 있는 값진 보물들…. 모두 농약을 치지 않은 무공해 유기농산물이다. 완주군은 편백숲 주변에 있는 3개 마을 주민들에게 ‘마을회사'를 차려줘 농가소득에 도움을 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