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에 솟아있는 적대봉은 마치 바다에 떠 있는 고래등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산이다.
녹동에서 여객선으로 20여분 뭍과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금도는 섬 자체가 하나의
면을 이룰 정도로 커다란 섬이면서도 멀리서 바라보면 둥그스름한 하나의 산처럼 보이는
산이다
섬 안에 큰 금맥이 뻗어 있어 거금도라 불린다는 이 섬의 한가운데 솟아 있는 적대봉은
북쪽으로 천등산, 마복산, 서쪽으로 장흥 천관산과 마주보고 있다.
섬산이면서도 고흥군에서는 팔영산 다음으로 높은 적대봉은 펑퍼짐한 산세와 달리 전망
이 매우 뛰어난 산이다.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완도, 남쪽으로 거문도, 동쪽으로 여수 일원의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날씨가 좋으면 멀리 제주도가 바라보인다 할 정도로 전망이 좋다.
이러한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적대봉 정상은 조선시대 왜적의 침입 등 비상사태를 신속하게
전달해주는 봉수대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남한에서 거의 유일한 원형 봉수대로 알려져 있는 적대봉 봉수대는 둘레 약 34m, 직경
약 7m로 경남의 남대천 봉수대(지방문화재 제147호)와 거의 비슷한 규모다.
적대봉 기슭은 조선 때 목장성(牧場城)이 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소록도, 절이도, 시산도, 나로도와 함께 도양(道陽)목장에 속한 속장(屬場)의 하나였던
거금도는 옛 이름이 절이도(折爾島)로 적대봉을 중심으로 30리 길이의 성을 쌓아 말 116마리
를 키웠던 세납(稅納)목장으로 전한다.
거금도의 남북을 종단하여 석정리와 어전리를 잇는 임도 곳곳에 목장성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지금은 해안가의 방풍림만이 옛모습을 겨우 떠올릴 수 있게 하지만 옛 문헌에 의하면 거금도
는 조선시대 사복시(司僕侍)에 속한 둔전(屯田)과 왕대산지가 있었고, 선재(船材)의 확보를
위해 벌채를 금지했을 정도로 질 좋은 나무가 많이 자랐던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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