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106기 회원 손정호라고 합니다.
그동안 연정원을 잊고 지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이 곳 게시판의 글들을 조금 읽어보니 열의가 대단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단학을 접했을때의 흥분도 느껴지고 그 때 생각이 많이 나는군요.
제가 그냥 가지 못하고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단학을 처음 공부하시는
분중에 저와 같은 실수를 하는 분이 없으시길 바라는 마음때문입니다.
외람되다 생각하지 마시고 한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절대로 욕심을 부리지 마라'라는 것입니다.
단학수련, 참선, 명상같은 모든 수행의 기본은 먼저 욕심을 버리는데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리라고 말씀하셨듯이 참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조바심을 내고 마음만 급하게 갖는다면 공부가 되질 않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런 역효과 중에 가장 대표적인게 '상기병(上氣病)'입니다.
아마 기본교육 시간에 이 상기병에 대해서 설명 들으셨을 줄 압니다.
상기병은 말 그대로 상기가 되어서 생기는 병인데 공부를 하려고 앉으면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일상생활중에도 만성두통으로 고생하게 되는 대표적인 기공병(단독)입니다.
이 병은 마음을 조급히 갖고, 공부가 진전이 되지 않는 것에 조바심을 갖고
무리하게 수행을 하다보면 걸릴 수 있는 병입니다.
스님들 중에도 이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성철스님의 수좌였던 원택스님께서 쓰신 수필집에 보면 상기병에 관한 글이
있습니다.
원택스님께서도 조바심을 내다가 상기병에 걸리게 되었답니다.
성철스님께 그 이야기를 하자 '내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일렀건만... 당분간
좌선을 그만두고 행선을 해라' 라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그 후로 좌선을 그만두고 절의 사무보는 일을 몇년 동안 하셨답니다.
이병에 걸리게 되면 약이 따로 없습니다.
이병에 약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시간'입니다.
세월이 약이라고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호전됩니다.
하지만 그게 한두달도 아니요, 1~2년이 아니라 보통 4~5년 정도가 흘러야
겨우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가 됩니다.
저도 연정원과 인연을 맺고 단학수련을 한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서 이 상기병에 걸렸습니다.
아무리 약을 먹고 병원을 가도 낫질 않더군요. 더이상 수행을 못한 건 물론이구요.
하루종일 만성두통에 시달리는데 이 병의 고통은 걸려보지 않고서는 모릅니다.
100%완치는 아니지만 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다시 공부를 해도 머리가 아프지 않게 되기 까지는 저의 경우 5년 정도가 흐른 후였습니다.
그런데 이병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하기병(下氣病)'입니다.
하기병이란 상기와는 반대로 하기가 되어서 생기는 병입니다.
이 병은 무리하게 호흡을 단전으로 밀어 넣으려고 하고 아랫배에 힘을 주다
보면 걸릴 수 있습니다.
수련을 하시는 분중에 수련중 갑자기 낭심부근이 뜨거워지거나 회음부근이
따끔따금 아픈 것을 경험한 분들이 계실 겁니다.
만일 이런 증상을 느끼셨다면 당장 수련을 그만 두십시오.
뭔가 수련에 잘못이 있는 것이니 지도를 받으시던가 당분간 공부를 멈추셔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계속 그런식으로 무리하게 수련을 하시면 이 하기병에 걸리게 됩니다.
상기병에 걸리게 되면 등줄기를 타고 뭔가 솟구치는 느낌이 들면서 머리가
깨질듯이 아픕니다.
하기병은 밑으로 기가 내려가는 느낌이 들면서 낭심부근이 뜨거워지며 회음근처가 아프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냥 아프기만 하는게 아닙니다. 바로 '낭심'이 고장이 납니다.
낭심이 어떻게 고장이 나는가 하면 계속 '유정(流精)'을 하게 됩니다.
노인분들이 요실금을 하듯이 정액을 지린다는 말이죠.
제가 처음 이병에 걸렸을 때는 요실금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분비물을 만져보니 끈적끈적한 것이 정액이었고 몽정을 했을 때처럼
온몸이 나른해지고 기운이 쑥 빠지더군요.
그런데 이런 현상이 한두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순간 일어납니다.
생각을 한번 해보십시오. 조금씩 조금씩 정액을 지린다면 그 기분이 어떨것이며 건강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저의 건강은 몰라보게 나빠졌고 그런 이유때문에 자살을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이 병은 그럼 약이 있을까요?
기가 잘 못 돌아서 생기는 기공병은 약이 없습니다.
이 병도 시간이 지나니까 호전 되던군요.
이 병은 상기병보다 훨씬 무서울 뿐만 아니라 그 나아지는 기간도 훨씬 깁니다.
저의 경우엔 거의 6~7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단학을 접한지 3년 정도 지났을때 이 병에 걸렸으니까 상기병과 하기병을 달고 살은 셈이죠.
그리고 하기병의 무서운 점은 나중에 정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그래서 기공병을 다른 말로 '단독(丹毒)'이라고 하듯이 독처럼 무서운게 기공병입니다.
얼마전 신문을 보니 이런 기공병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단학의 보급으로 수련하는 분들이 많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잘못된 수련방법때문에 고생하시는 것을 보면 저의 생각이 나서 무척 안타깝습니다.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연정수련법의 기본은 바로 '조식'입니다.
말그대로 호흡을 고르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코끝에서 호흡이 들고 나가는 것에 집중하는 수련법입니다.
이 방법은 '위빠사나 명상법'과 매우 흡사합니다.
위빠사나 명상법은 석가모니께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사용하신 방법이라고
합니다.
위빠사나 명상법의 가장 기본적인 수련법이 바로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에 온 마음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정수련법에서는 거기에다 호흡의 길이를 강조합니다.
다시말해서 호흡을 점차 길게 하라는 것이죠.
처음에 들숨5초, 날숨5초였으면 점점 늘려서 들숨10초, 날숨10초...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예전에 이런 호흡을 도와주는 시계도 판매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전 이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식으로 '인위적으로' 호흡을 조절하고 호흡의 길이를 늘려가는 것은 자칫 잘못하다간 기공병에 걸리기가 쉽습니다.
위빠사나 명상법 어디에도 호흡을 그런식으로 늘려가라는 설명이 없습니다.
그리고 들숨과 날숨의 길이를 꼭같게 하라는 말도 없습니다.
그저 숨이 들면 나도 같이 들고, 숨이 나가면 나도 같이 나가면서 숨이 들었다가 도로 나가는 그 순간,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그 순간을 주시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호흡이 아닙니다. 바로 마음입니다.
모든 정신 수행의 기본은 이 마음을 다잡고 마음의 본질을 깨닫는데 있습니다.
호흡을 고르게 하는 이유는 마음과 호흡이 맞물려 돌아가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호흡이 고르게 되면 심파가 안정되어서 마음또한 고요해지고 반대로 마음을
고요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호흡도 고르게 됩니다.
그래서 화두선과 같이 호흡법과 상관없는 수행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숨이 고르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지 조식법이나 위빠사나 명상법은 화두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직접적으로 맞물리는 호흡에 집중한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마음을 그렇게 한곳에 머물게 하고 잡념이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어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조차 잊게 되면 자연스레 호흡이 고르게 되고 숨도 가늘고
길어지며 부지불식간에 본연의 호흡인 단전호흡이 이루어지는 것이지, 마음은 미쳐 날뛰는데 호흡만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아랫배만 힘을 주어 내밀었다 들이밀었다 한다고 공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인위적인 방법들은 제가 말씀드린 기공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너무 위험합니다.
원택스님께서 성철스님께 화두선이 너무 어렵다며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지름길은 없느냐고 물으셨답니다.
그러자 성철스님께서 '그건 어린아이에게 칼을 쥐어주는 격인데 너라면 그렇게 하겠느냐!' 하시며 나무라셨답니다.
인도의 유명한 명상 스승인 오쇼 라즈니쉬도 그의 책을 통해서 수행을 잘못하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스승의 도움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연정수련법이 잘못되었다거나 비판하려고 이글을 쓴게 아닙니다.
단지 후학들의 잘못된 해석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세계사에서 출간된 '민족비전 정신수련법(봉우 권태훈 옹 감수/정재승
편저)에 '원상법' 편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물물자께 어느 청년이 찾아와 공부에 대해 묻는 내용입니다.
'먼저 선생님의 가르치심을 받고 고요한 방에 홀로 거하며 <계사전>을 숙독한지 한 달 만에 무심중 '역易은 생각함도 없고 하는 것도 없이 고요히 움직이지 않다가 감동해서 드디어 천하의 연고를 다 알아낸다.'는 구절을 깨달았습니다.
더욱 불굴의 정신으로 힘써 다른 생각은 모두 없애고 이 주문에만 마음을 기울이니, 호흡이 있는 듯 없는 듯 면면히 끊어지지 않고 되기를 약 한 달 만에
심파가 점점 고르고 숨이 길어지더니 우연히 미미한 형광이 앞으로 이끌려
오는데, 마치 어두운 세계의 한 줄기 광선 같았습니다......'
이렇게 청년이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자 물물자께서는 '그대의 성력이 과연
출중하구나! 반 년간의 경로가 거의 보통 사람이 수년간 공부한 경지에 이르렀으니 이와 같이 쉬지 않고 공부하면 백척간두에 이르러 다시 일보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제어하는 것은 마치 수레를 모는 것과 같아서 수레를
모는 법이 모름지기 앞서간 수레의 자국을 따라가면 수레를 뒤엎는 후회는
절대 없을 것이다......'
이 구절을 보면 마음을 제어하고 다잡는 것이 공부의 근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계사전의 한 구절에 정신을 집중하였다는 것은 화두선과 다를게 뭐가 있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앉았더니 호흡이 골라지고 심파가 안정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 글을 쓰는 저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도 아니고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이나
다를바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의 얘기가 자칫 장님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설명하는 격이 될까봐
이글을 쓸까말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의도는 여러분의 공부를 망치자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는 분이 없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였고 그렇게 인위적인
수련법이 자칫 공부를 망칠 수가 있다는 뜻에서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게
된겁니다.
부디 욕심내지 마시고 조바심 같지 마시고 수년내에 뜻을 이룬다 생각지 마시고 몇생에 걸쳐서라도 꼭 이루겠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모두 성불(成佛)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호흡을 잘 못하면 몸을 망칩니다.
저도 상기도 경험하였고,하기도 경험하였지만,코를 통하여 들어온 기가
상기되는 것은 기가 목구멍으로 내려가지못하여 머리로 올라가기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고,가슴이나 명치부분이 체한듯 아픈것도 기가내려가지 못하여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기는 인위적으로 무리하게 기를 하단전밑으로까지밀었기때문이라생각합니다.의식을 하단전에두고 호흡해도 기가 하단전까지내려간다고 볼수는 없읍니다.혹은 내려간다고 착각할수있읍니다.
본인이 확실이 느낄수있을때까지 하단전까지 기의통로를 열어야합니다.
막혀있거나 조금내려가는 상태에서 호흡은 시간낭비입니다.
기가 내려가면 자연히 축기가되고 현빈일규가되고,좌협이 열립니다.
그러면.몸도 건강해지고,정신도 맑아집니다.
망상이나,착각은 공부을 방해합니다.
저의 생각입니다. 조식호흡도 중요하고,호흡을 길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의 통로를 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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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열정만큼 고생도 많으셨군요. 참스승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 축복인지 새삼 느껴집니다. 수행중 제일은 역시 태을주 주문수행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