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 죈 아줌마가 지쳐가요..
손님들은 초가집 오시면 꼭 이런걸 해보고 싶은가봐요 저는 그런 님들의 마음을 천번만번 이해 하지요
죈 아줌마가 이런 사진들을 올려놓고 그리 꼬셔대니 님들도 얼마나 해보고 싶겠어요?
그런데......블러그를 보시고 상상 하시는것과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걸 오늘은 꼭 이야기해야 될것같아요
초가집에 도착 하시면 장작부터 찾으십니다
"장작 어딨어요? 가마솥에 불때서 밥할려구요 ㅎㅎ"
"밥 해보셨어요?"
"아니요.."(젊은층) "어렸을때 해봤어요" (중년층) "할줄 알아요 다 그렇게 해먹고 살았어요" (중년후반)
"애이그 ..어려우니까 그냥 하지말고 밥솥에다가 해요 불은 내가 때서 고기숯불 만들어서 꺼내 줄께요"(젊은층에게)
"...인터넷에 보니까 남들도 다 하던데...우리 그런거 할려고 왔는데 히잉~!!" (서운해도 밸수없쓔 날 죽일라고그러쟈뉴..)
"(중년층에게) 어렸을때 해봤어도 잊어 먹었을 꺼예요...불때는 방식도 틀리고요..요즘은 옛날에 밥하는식으로
불때서는 추워서 못자요 밥하다가 군불을 땔순없어요 장작으로 밥하믄 타니까요.."
"아~!!장작 때다가 밥이 끓으면 장작을 빼내고 뜸 들여서 밥 푸고나면 장작을
다시 넣을겁니다 걱정 마세요 다 해봤어요 ㅎㅎ"
이쯤되면 나도 그냥 내버려 둡니다 잘 하시겠지....
"그럼 불 다때시고 아궁이 철문 꼭 닫으세요.이? 굴뚝연기 배기통도 잘 닫으시고요 잊어먹으면 밤에 방 다 식어요"
"(중년후반에게) 여기는 강원도 산속이라 밤에는 온도가 급 하강해요 옛날처럼 아궁이 앞에다 밥하는 수준으로
볼~볼 때시면 안되니까 밥먼저 하시고 누룽지 드시고난 다음에 가마솥에 물 많이 붓고 아궁이 깊숙히 장작을
몽땅 넣으세요 여기 장작 가져다 드린것 다요.이?"
"예애..걱정 말아요 불 한두번 때본 사람들 아니예요ㅎㅎ"
그래도 못미더워 다시 제가 가봅니다 한마디로 미칩니다 제가요..
어떤분은 불쏘시개로 불을 붙여서 장작을 올려야 되는데 불쏘시게용 잔나무는 다 태워먹고 (태우기쉬우니까)
장작에다 대고 가스토치로 계속 지져대고 있고
어떤분은 다 타지도 않은 장작을 꺼내서 벌써 고기 구울준비 합니다
그러고는 뭐가 이리 맵냐고 난리지요..(장작 다 타고난 숯으로 해야되는데..)
또다른집은 장작을 너무 많이 넣어서 가마솥밥은 벌써 새까맣게 타고 있는중인데
익지도 않은 밥을 밥냄세 구수하게 난다고 하고 있어요...(그상태에서 밥은 먹는다쳐도 누룽지는 못먹음)
십중팔구 밥 퍼내고나면 누룽지 드신다고 타고있는 가마솥에 물 부을겁니다 그상태로 물 부으면
가마솥 짝~갈라집니다 가마솥 그거 항개값이 십만원 넘습니다 (가마솥값 물릴수 있어요?고약한 민박집이라고 하실걸?)
이것도 해보고싶어 합니다
이것을 할려면 많은 내공이 필요 하지요...
계란에 물양...가지는 언제 넣어야 무르지않게 익히는지..
감자는 크기가 얼만해야 잘 익는지..
제가 옆에서 있어야 합니다
그리 못합니다 한두집도 아니고 민박집 하는죄로 오시는 손님들마다 어떻게 다 설명하고 이해 시켜야하는지요..
자..여기 잘하시는 분들 계십니다.
왼쪽분은 태어나서 한번도 아궁이랑 놀아보신적없고 가운데분은 어렸을때 해보셨답니다
"초가집은 군불 언제때요?"
"요즘은 겨울이라 좀 일찍때고 많이 때요 5시 전후로요..그때 장작 다 타고나면 숯 꺼내서 고기 구워 드세요"
"아 그럼 톱하고 낫좀 주세요 초가집 주변에가서 잔가지 주워다가 밥하고 내일은 호박죽 쑤어 먹게요"
아예 작는 수레도 준비해 오셨더군요
"우리 이런것 할려고 왔어요 불은 하루종일 때고 놀아도 되지요?"
"아유~그럼요오~이주변 산에꺼 다~갓다 때세요 나도 불 신경 안쓰고 얼마나 좋아요 ㅎㅎ
굴뚝이랑 철문이랑 잘 살펴봐요.이? 술 드시고 잊어먹으면 안돼요?"
"걱정 말아요 우리 잘 합니다 ㅎㅎ"
초가집 주변에 저런 마른 가지들 얼마든지 있습니다
저런 잔솔가지로 밥을 하고 또 아궁이 앞에서 불때가며 불장난 놀이 하는 방법을 잘 아시는 팀입니다
가을 사진인데요..초가집 바로앞에 밭주변 개울주변 산비탈 길옆 등등
굳이 낫 ,톱 이런것 필요없이 한움큼만 줒어와도 아가들하고 불장난 실컷 하지요.
리어카에 실어진 나무는 참나무입니다 불쏘시게용 나무도 보이시죠?
이것은 군불을 때고 다 타고나면 숯이 되지요 참나무숯이 바로 이거예요
저정도 양이면 다음날 오후 5시까지 따뜻해요 밤에는 찜질방 수준이고요
그런데 저 참나무장작으로 밥을 하시겠다 덤비시면 위에글에서 말씀 드렸듯이 실패에 연속이 돼고 말지요
손님들이 오셔서 아궁이와 한판 노시겠다 하셨으면 이렇게 나무도 주워다가 해보세요 우리가 잔나무도 드려 봤는데
산더미처럼 드린다해도 다 때고야 말더군요 재밌으니까 ..집 불납니다 (그래서 잔가지드리는건 포기)
고생이라 여기신다면 그냥 편히 계세요 우리가 불은 다 때드리니까요(밥 하신다고 제발 하지마세요)
굴뚝에 강제배기 환풍구열고 .(강원도바람 횡풍바람.강제배기 아니고는 연기를 감당할길없음)
굴뚝중간에 열기나가는것 막는 양철뽑고 (굴뚝중간에 열기손실 방지용으로 양철을 끼워넣었음)
가마솥에 쌀씻어넣고 아궁이 앞쪽에(밥할때는 아궁이 앞쪽) 잔솔가지를 먼저 넣어서 불쏘시게 하고
토치로 불을 지펴서 불때기 시작 합니다 막걸리는 두짝이나 사오셨더군요 ㅎㅎ남자분 2명 뇨자분 2명 2박 입니다 ㅎ
처남과 매형 사이신데 한분은 모자이크 처리 하라고 하셨는데 그냥 올렸네요 죄송 ㅎㅎ
(귓속말로 거기 작은엄니 집에서는 이거 못보실꺼예요 ^^)
위에 사진은 플래시가 터진것이고 이건 그냥 찍은 사진이네요
밥 하고나면 저 잔가지를 아궁이 깊숙히 밀어넣은 다음에 우리가 드린 참나무 장작을 깊이 많이 넣을겁니다
그래야 밤에 춥지않게 정말 따뜻하게 잘수 있으니까요
마른 잔솔가지를 때고 있는 지금의 모습보세요 화력이 정말 쌔지요?
요때에 손님 어머님 께서는 방안에서 호박 긁고 계십니다
내일 호박죽 끓이신데요 아침부터 또 잔솔가지 줏으러 가실건가봐요
어떤분은 쌀도 반포씩 가지고 오셔서 저렇게 잔솔가지 줏어다가 불놀이 하면서 누룽지 만들어 가시고요
또다른분은 매주콩도 삶아서 빻가 가십니다 초가집에 소쿠리나 함지박 그런것은 다 있잖아요
제일 맨~위에 사진은 아궁이 안에서 고기굽는 사진 이예요
초가집에 쇠꼬챙이가 있는데 그 꼬챙이 용도는 고구마가 익었나 ..옥수수 찔러넣어서 굽거나 하는 용도로 사놓은 것인데
그것을 고기굽는 용도로도 사용 하시드라고요 글쎄..ㅎ저도 한수 배웠지요
아궁이 불때면서 환풍기를 돌리는데 그렇게 하면 아궁이 연기가 역류를 해서 불도 안타고 연기만 무쟈게 나와요
생각을 해보세요..아궁이 불은 구들장 고래로 들어가고 싶은데 환풍기는
밖에서 그 불을 잡아 당기니 장작이 타지를 못하고 연기만 날수밖에요..(환풍기는 고기 구워드실때 사용)
저도 손님들 숯불 꺼내 드리는 것 까지 한집에 오고가고 최소 8번을 발품 팔아요 집집마다 멀찍이 떨어져 있어서
오가는것도 힘들고요 손님들끼리 잼나게 노시라고 자꾸 안가고 싶어요..(때론 눈치도보임)
불 다아~때고 굴뚝막고 양철막고 철문닫고 숯불 꺼내 드리고 맛있게 드시라고 하고선 안집으로 올라 왔는데
굴뚝에 연기가 조금씩 나와서 또 가보면 장작 두어개 넣고는 연기만 엄청 나오게 해놓고는 (굴뚝 열지않았음)
맵다고 콜록거리고 그러시면
제가 또 굴뚝 열어야되고..그 장작 다 탈때까지 왔다갔다를 수없이 해야 되잖아요
그러다보면 제가 딱 죽고 싶읍니다 대놓고 화낼수는 없는 노릇이라 속으로 골병 들어요
제발 초가집 오시거들랑 저하고 합의를 보신다음에
밥을 하시든 소를 잡으시든 맷돼지를 삶으시든 우리 그렇게좀 살아봐요 (고집피우지 말어요 ㅠㅠ)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따뜻한 봄되면 댕겨갈게요
이예~~꼬옥~댕겨 가셔유
(겨울에 와도 누가 안잡아 가는디...ㅎ)
ㅋ 눈에 선하네요...
언제가 꼭 가야 하는데... 아들이 고3 고2라...ㅠㅠ (예약 했다가 취소 했어요)
잘 지내시고 담에 꼭...
아들들이 그학년이믄 취소 아니라 전쟁이 쳐들어온다해도 가만 있써야대유 (나도 해봤씀 ㅋ)
잘 있쓸꺼고요 초가집도 깍~붙들고 있쓸꺼닌껜 담에 맘 푹~놓고 오셔유 ㅎㅎ
(우리가 먼 죄여,,,나쁜 아덜넘덜 ㅎ)
시어머님 모시고 올 봄에 갈 예정입니다...^^ 어머님이 많이 좋아하시겠어요.,..^^ 저흰 꼭 합의보고 말도 잘 듣겠습니다.^^
ㅎㅎㅎㅎ 봄에는 우리도 손님들 불때는것 별로 간섭 안해요
겨울에는 잘못때면 춥게 주무실까봐 잔소리를 하는거고요 맘데로 때면서 노세요 소를삶든 돼지를 삶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