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두산! 힘의 원천은?
두산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두산은 지난주 현대-한화로 이어지는 5게
임을 모조리 쓸어담아, 기아 삼성의 양강체제 선두다툼에 가시권으로 진
입했다. 두산이 최근 20경기 중 4점 이상을 허용한 경기는 5월 25일 기
아전이 유일하다. 이 기간동안 팀은 16승 4패. 최근 10경기를 들여다보
면 9승 1패에 3실점 이상 경기가 없다. ‘곰의 힘’을 분석한다.
스타시스템 마운드
올시즌 두산을 주목할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미러클’ 한 야구가 필
요없는 마운드의 정상화에 있다. 최근 몇 시즌동안 그들의 ‘숙원’ 이
었던 선발진이 마침내 날개를 다는데 성공했고, 선발-중간-마무리 요원
모두가 각종 순위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이 올라있다.
10일 현재, 두산의 팀방어율은 1위 (3.25). 레스-박명환-콜-구자운-이
상훈(이재영)의 선발진은 팀이 기록한 30승중 24승을 선발승으로 장식,
8개구단 최다 선발승을 일궈냈다. 이들중 가장 많은 점수를 내준 박명환
의 방어율은 3.21, 이는 리그내에서 11번째 성적이다. 단기전의 핵심요
체가 되는 팀의 원투펀치인 레스-박명환은 최근 10경기에서 각각 9,7번
의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동급 최강임을 자부한다.
차명주-이재영-이혜천의 미들라인은 두산 마운드의 전통적인 키워드. 올
시즌 역시 '명불허전' 이다. 팀의 자랑인 막강 허리들은 리그 최다인 18
홀드를 기록하며, 종반이후 승부처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
다. 최강 클로저 진필중은 올해도 진필중이었다. 그의 18 Save Point
는 비교대상이 없다.
잠에서 깬 방망이
두산의 생산력이 리그를 압도하지는 못한다. 팀타율 2위를 기록하고 있
지만, 득점은 고작 5위에 불과하고, 장타력은 8개구단 평균값 보다 15포
인트 낮다. 개인기도 별 볼일없다. 타격 10걸에 든 선수는 김동주가 유
일하며, 최다안타 순위에는(상위10걸) 두산선수가 없다. 하지만 리그
1,2,3위가 모두 두산인 타격기록이 있다. 바로 희생플라이다. 10일 현
재 두산이 기록한 희비는 20개. 심재학이 5개로 선두, 안경현과 우즈가
4개로 전체 2위에 올라있다.
사실 희생플라이의 득점가치는 의심스럽다. 타자들이 우연히 희생플라이
를 치는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지는 논란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롱플
라이볼이 많은 팀의 타격은 그라운드 볼이 많은 팀보다 타격 성적이 부
침이 적을 확률이 높다. 두산타자들이 희생타를 잘 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감독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팀 배팅을 구실로 땅볼을 굴리는 것조
차 이팀에선 용납이 안된다. 두산 타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스윙
을 하는 게 몸에 배있다.
희생타만으로 두산의 선전을 설명하기는 다소 우악스럽다. 다음은 두산
의 월별 타격지수다. (4-5-6월순)
타율 : 256-270-285, 출루율 : 355-406-511, 장타율 : 321-340-350.
9개의 숫자 모두가 오름차순으로 정열되고 있다. 시즌 초반 잠에서 덜
깬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갈수록 방망이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에 투수에게 가장 큰 고비이자 경기흐름을 바꿀수 있는 승부처인
1,4,7회의 득점이 (279점) 8개구단 최고를 찍어내고 있는 것도 두산의
힘을 대변한다.
upgrade! 디펜딩 챔피언
전문가들은 두산의 강점을 주전 대부분이 야구를 알고 하고, 야구에 재
미를 느낄 나이가 됐다는 것을 꼽는다. 98년부터 4시즌 연속 가을 잔치
에 초대된 이팀이 지난 2시즌 동안 가을에 보여준 야구는 가히 ‘기적’
이었다. 10승 투수없이 역대 최저 승률로 챔피언 반지를 훔치면서(?),
실제 능력에 비해 과한 성취로 어느정도 과대포장 된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다승왕-홀드왕-구원왕 3명을 모두 보유하고 있
는 마운드는 두산을 슈퍼팀으로 만들 여지가 충분하고, 지난 몇시즌 동
안의 검증을 끝낸 방망이는 8개구단중 가장 최적화 되어있다.
삼성과 기아의 턱밑까지 쫓아온 두산의 파죽지세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선두다툼으로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모든 기록은 10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