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다는 건 장단점이 공존하는 특징입니다.
가령, 배움이나 창작에 있어서는 생각이 많은 게 큰 도움이 되죠.
반면, 인간관계 문제에선 생각이 많은 게 매우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어요.
우리는 타인의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의심과 고민, 걱정, 불안 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확장될 수밖에 없거든요.
상황이 부정적일 때,
과잉사고(Overthinking)는 마치 늪처럼,
저 깊은 수렁 끝까지 우리를 삼켜 버리곤 합니다.
이러한 과잉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뇌가 과잉사고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만 하죠.
내가 (X) 네가 (O)
살다 보면 인간관계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투가 평소보다 차갑게 느껴졌다든지,
답장이 미묘하게 늦어진다든지,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어색해졌다든지 말이죠.
문제는 그 다음부터 시작됩니다.
우리 뇌가 머릿속에서 끝없는 회의를 열기 시작하거든요.
내가 뭘 실수했나?
내 말이 기분 나빴나?
혹시 내가 싫어진 건가?
내 어떤 부분이 문제였던 걸까?
이처럼 인간은 관계 속에서 위협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귀인 대상(원인제공자)으로 삼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과잉사고가 폭발적으로 증폭된다는 거예요.
우리 뇌가 "내 문제"라고 인식하는 순간,
자동으로 해결에 대한 책임까지 떠안게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생각의 방향을 조금만 틀어도
우리 뇌가 똑같은 갈등 상황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는 거죠.
어떻게?
귀인 대상을 내가 아니라 너로 변경하는 거예요.
즉, 지금부터 이 갈등 상황을 내 문제가 아니라 너의 문제로 규정하는 것!
예를 들어 봅시다.
아침부터 팀장이 나에게 짜증을 심하게 부린다.
→ 요즘 집안에 우환이 있는가 보다. 멘탈이 많이 안 좋아졌네.
누군가 내 뒷담화를 하고 있는 걸 알게 됐다.
→ 내면이 얼마나 병들어 있으면 저렇게 남 욕을 하고 다닐까?
내가 잘할 땐 가만히 있다가, 조금만 실수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비난한다.
→ 내가 그만큼 위협이 됐나 보구나. 저 사람도 참 큰일이다. 저렇게 감정 콘트롤이 안되서야 원
내 문제로 인식하는 순간 사고는 확장되고,
남 문제로 인식하는 순간 사고는 종결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갈등을 무조건 상대방 탓으로 돌리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내가 실제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돌아볼 필요도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모든 관계 문제를 자기 책임으로 끌어 안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공감 능력이 높고,
눈치가 빠르고,
타인의 감정 변화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ex. HSP)
이 패턴에 쉽게 빠질 수 있어요.
상대의 기분이 조금만 달라져도, 어김없이 자기검열 모드가 실행되는 거죠.
※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모든 일을 자기와 결부시켜 생각하는 습관을 개인화(Personalization)라고 부른다.
이는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지나치게 자신과 연결해서 해석하는 인지적 왜곡 패턴에 해당한다.
즉, 개인화 패턴이 강할수록, 과잉사고 역시 병렬적으로 강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인간관계 때문에 생각이 너무 많아질 때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한번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정말 내가 해결해야 할 내 문제일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우리 뇌는 빠르게 과잉사고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내가 해결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누군가의 냉담함은 그 사람의 피로 때문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무례함은 그 사람의 상처 때문일 수도 있으며,
누군가의 공격성은 그 사람의 과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남의 감정을 굳이 내 책임으로 끌어안지 않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 수록 다른 사람을 미워하거나 상처 받는 일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어릴 때 집 사정이 나빠지며 다양한 험한 상황을 겪어본 게 지금 와서는 고맙게 느꺄지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