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대상제문(딸이 아버지
대상제일에 지은 제문. 경주 남산 풍천 任氏가 초계 정씨댁으로 출가함)
유세차 정유삼월 임인삭 초육일
졍미는 우리부주 대상지일이라
젼일셕 병오에 불초여식 초계정실은
건구비박 지젼하와 재배통곡우 영상지하왈
오호 애재며 오호 통재라
금셕은 하셕인고 월색은 희미하고
야색은 고요한데 경경한 촛불하에
고통하신 우리부주 병세졈졈 위중하야
자여가 모여들어 좌우에 둘너안자
시탕시병하든 저녁이요 내일은 하일인고
부상 불근날에 홀연간 운무 자욱하고
백일이 무강하니 가련하다 우리부주
금세상을 영별하고 엄엄작고 하시든 그날이라
무산일이 그리밧바 인간만사 바리시고
다시오기 이져신고 행여도라 오실는가
시시틈틈 기다려도 소식이 돈졀하와
엄엄 인간에 세월이 밧기오고
쳐쳐한 무듬풀이 두번지고 다시나되
젹젹성음이 영렬하고 위형이 젹젹하니
아모리 헤아리도 이제는 영결이라
어는쳔지 어느시졀 다시한번 성안할고
오호애재 비재로다. 우리부주 젼생사를
시시틈틈 생각하니 부모젼에 효양하고
시대고비 봉졔사에 졍셩잇기 제사하고
고육지친 동기간에 훈기질창 화목하고
자하창수 종족간에 돈목자애 특별하고
가길지친 연아간에 연아지의 유달하고
금신지졍 부부간에 부부유별 분별잇고
금낭지기 붕우간에 붕우유신 신이잇고
문호치자 오난변객 변백잇기 대졉하고
노복등 갓튼것도 션심으로 사랑하니
일평생에 착한일흠 일군에 가둑하다
남도듯고 칭찬커든 부모형제 자여야
오작듯기 조어할가
금상쳠화로 조부님 수연잔치 배셜할제
동셔남북 첨변하야 구럼갓치 모와잇고
일가친젹 제제모와 히락지셩 낭자하고
산수화쵸 조헌병풍 수연셕에 둘너치고
능나주의 조헌이복 쌩쌩으로 졍셩이요
미쥬가호 조헌음식 각각으로 호셩이라
당상조부님 모시다가 수연셕에 단좌하니
워간박대 장한거동 노퇴한 재상인닷
션풍도골 조헌풍도 쳔상에 선간인닷
실하에 자여자부 차리차리 헌수하고
일배주 가득부어 말연주도 드리보고
철수차 x거잡고 채색츔도 추어보고
현수일장 지어내여 현수가도 불너보고
노래하며 춤을추니 일장풍유 조현잔치
춘풍화기 가득하다.
세상만사 경사중에 이런경사 또이실가
우리조부 복이만타 자우변객 경하함에
젹션지가에 필유여경 옛말을 미듯더니
우리친가 비교하면 헛말삼이 분명하다
원수로다 원수로다 을미연이 원수로다
우리 조부님 수연후 일연만에
우리부주 우연이 병이나셔
병침셕에 신음하야 조불여셕 하실젹에
실하에 자여는 미기한 고로
당상백발 조부님이 온갓이원 쳥해와셔
지맥하며 문병하고 온갓약을 구해온들
천령수명 것절인가
백약이 무효하야 평소에 효양하시든
조부님과 사랑하시는 슬하우리 육남매
미기함을 두고 정길갓치 별시하니
한심할사 우리부주 젼진사가 미진하오
도라오소 도라오소 지발덕분 도라오소
당상에 조부조모님 한심낙담 하시오며
외로우신 우리어마 검은머리 히날이고
장탄이 막심하며
미기한 우리 육남매 둘너안자
호쳔망극 서리운니 산쳔초목 실펴한듯
인비목셕 안이어든 참아보지 못하도다
젹덕한 우리집에 이런흉사 왼일고
실푸다 부주행차 잠시 졍지하오
이럿타시 서러운들 가는행차 졍지할가
아주영별 가는길에 강수쳥쳥 푸러거든
자여원함 졍을 생각하오.
이별이야 이별이야 우리부주 이별이야
한양낙일 수운가는 소통국의 모자이별
졍객간산 녹의중에 오히월여 형제이별
셔출양관 무고인은 위셩에 붕우이별
그른이별 안해여도 만나볼 때가잇고
소식듯는 날이 잇지마는
황쳔길은 무션길노 한변가면 긋치인고
무졍할사 기신이요 영악할사 염왕이라
갱희춘을 기약할가 오호애재 비재로다.
한달가고 두달가니 세월이 약이되여
대범 하신 우리어마 장내경사 생각하야
불초한 이여식두고 택셔하신 우리어마
이곳져곳 다바리고 초계졍씨 졍혼하야
조헌날을 기리바다 육예갓차 결혼할제
남도보기 사랑커든 하물며 부주님
생존하면 오작이나 사랑하리
불초 이여식이 존문에 출가함은
우리부주님의 은덕이라 부주은덕 이렬손가
셩현도 한변죽음 불민이온데 하물며
초로 인생이야 장생불사 바래리요
우리 부주님은 기우연수 사순여철
당상 조부조모님 기시오며
실하자녀 미기한데 무선일이 만아셔
황쳔길을 가신잇가
인간 만사을 흘흘이 이져시니
졀졀이 원통하고 구비구비 맺친한이
오나가나 눈물이요 자나깨나 한숨이라
더구나 남의집 친졍부모 히히낙낙
왕내 하것마는 무졍하다 우리부주
일거소식 돈졀하고 거름애두 볼수업고
몽중에도 안이오네
고향 명월에 모습은 눈에삼삼
유형무형 간곳업고 금중 유수에
음셩은 귀에쟁쟁 유셩무셩 헌젹업내
아모리 보러한들 유명이 달나시니
볼수도 가망업고 아모리 잇자한들
초목상심 한이되여 이절수도 가망업다
우리부주 대상이나 당해오면 여식의
심중쇠회와 부주의 쳔만억울한 사졍을
영상하에 주달할가 굴지기일 바랫드니
세월이 얼는하여 대상이 내일이라
만사에 무심하야 통곡차로 내올젹에
눈압헤 보닌것시 모도다 비히로다
산은옛보든 산이로데 산은쳡쳡 젹막하고
물도옛보든 물이로데 물은잔잔 처량하여
이내수심 도아내고 이내간장 울거낸다
무지막지 가마귀도 공님 져문날에
반포셩에 울이날졔 하물며 인생이야
부모생각 오작할가
실푼마음 가득한중 현풍업에 하차하야
친가문젼 당도하니
동기친젹 연아젹당 제제 모와난데
부주님은 어데가고 딸왓난줄 모러난고
팔황이 밋졀인고 부주소식 돈졀하고
구쳔이 밋말인고 부주행차 젹막하다
몽중에나 비올난가 깨달이면 허사되고
거럼애나 비올난가 도라셔면 흔젹업네
오호애재 비재로다 쳔지순한 이치로셔
어지밤에 지는달은 오늘밤에 다시떠네
바래오니 우리부주 달을보고 도라보소
거연춘에 지는꽃은 금연봄에 다시피녜
바래오니 우리부주 봄을당해 도라오소
가신날은 잇건만은 오실길은 현젹업녜
오호애재 부주님아 엇지하야 된단말가
생불여사 조부님이 주야장탄 하신말삼
수로하면 욕이만타 의젹으로 아자드니
내몸에 당할줄은 맥연부지 몰라도다
죽기로 생각하니 인명이 재천하고
살기로 생각하니 남붓거러 어이할고
이럿타시 자탄하니 부주님갓튼 효셩으로
엇지 도라가고 도라올줄 모러잇가
부주갓튼 웅변으로 셔낭셔관이 될듯하니
옥황젼에 올나가셔 원통한일 비러보며
염황전에 드려가셔 원통한일 주달하고
환생하여 도라오소
가련하다 인생이여 한번가면 것뿐이라
아무리 히아리도 인지는 영결이라
지졍이면 무문이나 글안이면
심중가득한 졍희을 기록하기 젼히업녜
금야부주 영상하에 두어줄글노 대강일너
고달하오니 부주의 영혼이 게시거든
두로아럼이 기시온지
옛적에는 나를보고 사랑트니
오난 내올제는 내왓난쥴 모러신가
아모리 보러한들 한번이나 보이오며
아모리 불러본들 한번이나 대답할가
술은부어 잔에차고 눈물뿌려 옷젹신다
야월은 명랑하고 초불은 경경한데
불매하신 혼영이라 오호애재 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