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에서 마릴린 몬로, 그리고 사무엘 잭슨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
11월 13일(금) 10:30 AA170 ~ 12월 3일(금) 18:15 UA891
미국 서부와 동부, 카나다와 하와이.
22일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여행 코스>
인천-로스앤젤레스(1)-라플린(1)-바스토우/프레즈노(1)-그랜드캐년/라스베가스(1)-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1)
-뉴욕(1)-워싱턴(1)
-나이아가라(1)-토론토/오타와(1)-몬트리올/트와리비에(1)-
보스턴(1)-뉴욕(2)-로스엔젤레스/
호놀룰루(3+4)-기내(1)-나리타-인천.
여행 떠나기 한 달여 전,
한국체육대 헬스장에서 왼쪽 다리를 다쳐 목발 짚고 물리치료를 받으며 과연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하와이에서는 오른쪽 다리까지 다쳐 퉁퉁 부어오른 다리를 주므르며 계속했던 이번 여행은 “고난의 연속”,
그래서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을 “흥미진진한 역사”로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3년전 이미 다녀왔던 미국 서부와 하와이.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고 하는데, 아내는 그랜드캐년과 요세미티국립공원, 헐리우드의 ‘스타의거리’와 ,
라스베가스의 베네치아호텔의 감동적인 풍경을 다시 보고 싶다고 해서 먼저 미국의 서부로 향했습니다.



* 엑스트라처럼 서 있는아내와, 쏟아지는 물 세례 속에 문이 열린 채 부서진 자동차와 , 그리고 소방차의 불빛은 실제상황 !
로스엔젤로스에 도착, 코리아타운이 있는 위슬리 웨스턴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가이드 없이 지하철을 타고 환승까지 하면서 '겁이 없는' 우리 부부는 헐리우드 하이랜드역(驛)으로 진출했습니다. ^^^
역 앞은 저 유명한 "스타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
약 5km에 이르는 거리 양쪽에, 영화배우, TV 탤런트, 뮤지션 등 약 2,000 여명의 전설적인 스타들의 이름이 별 모양의
브론즈로 쭉 깔려 있고, 차이나극장 앞에서 유명한 스타들의 손도장, 발도장을 이름과 하나하나 대조하며 찾아보다가,
마릴린몬로와,
<네고시에이터>의 주연배우 사무엘잭슨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함께 찍는 행운도 만들었습니다. ^^^
슈퍼맨, 배트맨 차림의 대역(代役)들과 섞여 이곳저곳 기웃거리는데,
길 모퉁이에서 가로등과 충돌한 차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소화전과 부딪쳤는지 물줄기가 하늘로 솟구치고, 쏟아지는 물 속에서 차 문은 열린 채 운전자는 사라졌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거리에는 호기심 가득한 사람들이 빙 둘러싸니,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드라마가 실제로 내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사이렌 소리 요란하게 소방차 두 대가 달려오고,
사람들은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모두 카메라 들고 후레쉬를 터뜨리는데,
나도 질세라 각도를 바꿔가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몇 커트 찍은 후,
소방차 앞에서 증인처럼 기념사진까지 잘 찍는 행운을 맛 보았습니다. ^^^



캘리포니아 모하비사막에 있는 서부 개척 당시의 마을 모습을 보여주는 캘리코 은광촌.
밤이면 노예처럼 은을 캐다 죽은 쿠리(중국인 노동자)의 흐느낌이 들린다는 유령의 마을, 고스트 타운(Ghost Town).
서부로 몰려왔던 개척자들의 피눈물나는 역사를 증언하고 있는 은광촌에 들어서자,
인디안추장이 상점 앞에 서 있다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우리집 안방에는 3년전 여기서 산 '향기나는 돌"이 지금도 향을 피우고 있어, 은광촌은 우리 부부의 추억의 장소입니다.


대협곡 !!!
그랜드 캐년 Grand Canyon ) 앞에 서면 사람들은 입을 다뭅니다.
신 앞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만드신 땅,
4억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콜로라도 강의 급류가 만들어 낸 대협곡, 길이 449.6km, 해발고도 2,133m, 13지질층으로 형성.
가보고 싶은 곳 세계 1위, 한 해 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
아내도 나도, 찬 공기 속에 나란히 선 채 그저 말없이 눈 앞에 펼쳐진 대자연을 오래오래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네바다주 동남부 모하비사막 속에 자리잡은 라스베가스로 향합니다.
사막, 하면 모래언덕을 연상하지만,
이곳 모하비사막은 해발 1,000m 에서 2,000m에 이르는 고지대, 강수량은 연간 250mm 이하.
겨울철 영하 18°C, 한낮기온은 32°C , 여름에는 50°C까지 오른다는 극심한 일교차를 보이는 곳.
돌산과 조수아나무와 당나무풀과 관목이 뒤덮인 황량한 들판의 연속입니다.
다섯 시간 가깝게 한없이 이어지는 들판에는 집도 없고 사람들도 없고 단조롭고 지루한 풍경이 되풀이 되지만,
잠에 빠진 다른 사람과는 달리,
뚜렷한 이유도 없으면서 나는 이 황량한 사막을 한국에서도 가끔가끔 떠올리며 그리워 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베니스의 산 마르코(Venice San Marco)의 아름다운 건물들을 카피한 낭만적인 베네치아(Venetian)호텔입니다.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는 인공 하늘 아래, 궁전 같은 건물의 테라스에서 오페라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노천 카페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촛불 아래 연인들처럼 소곤소곤 정담을 나누고,
하얀 모자, 하얀 옷을 입은 남자가 조각상처럼 서 있다가 슬쩍 몸을 움직여 '살아 있는 사람' 임을 증명하고,
베니스처럼 운하를 만들어 곤돌라의 노를 저으며 뱃노래 바르카를 부르며 낭만을 연출하는 뱃사공 곤돌리에르.
물론 사방으로 뚫린 통로에는 명품상점들(Grand Canal Shoppes)이 즐비하여 ,
아내가 좋아하는 쇼핑 천국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



라스베가스의 명물 '쥬블리쇼'도 큰 돈 내고 보았지만 ^^^, 예전에 본 탓인지 감흥이 조금 덜했습니다.
미라지호텔의 볼케이노 화산쇼, 벨라지오호텔의 분수쇼는 여전히 구경꾼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었고,
다운타운 지역의 환상적인 전자쇼는 우리나라 LG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곳,
목 아픈 줄 모르고 천정의 불빛잔치를 보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의 명성을 지켜주려고 아내는 카지노에서 새벽 3시가 넘도록 슬롯머신 앞에 붙어 있었습니다.^^^
레버를 잡아당기고, Spin 버턴을 누르며 잭팟을 터뜨리는 연구를 거듭하던 아내는 3시간 30분만에 두 손 들고 항복을 선언,
'3만원의 거액'을 날린^^^ 아내의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보면서,
'아내의 저녁잠'을 빼앗아 간 도박의 위대한 힘을 정말 실감했습니다. ^^^


TV의 여행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아내는 요세미티국립공원의 장엄한 자연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해 왔습니다.
요세미티는 입구에서부터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산과 바위, 기암절벽들이 연출하는 퍼레이드가 장관입니다.
1000m 높이로 솟아 오른 거대한 화강암들, 900m 깊이로 파인 깊고 깊은 계곡들.
산을 뚫어 만든 터널을 지나 먼저 면사포폭포를 찾았습니다.
바람이 불 때 퍼지는 모습이 신부의 면사포 같다고 하여 이런 아름다운 이름이 붙은 190미터의 면사포 폭포(Bridal veil Fall).
그리고 총높이 739미터, 3단으로 이루어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요세미티 폭포,
겨울이라 수량은 적었지만 우리 부부는 감탄을 거듭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천 년 이천 년 묵은 세쿼이아(Giant Sequoia) 나무의 군락,
높이 120m 밑동지름 8m가 넘는 수천 년 된 거목들이 하늘로 쭉쭉 뻗어 올라,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군락의 사잇길을 걸으면서,
우리 부부는 위대한 자연의 품 안에 안긴 행복을 만끽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