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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발원을
북돋아 주신 관정 큰스님
대련 일화(대전 관음사 주지)
“중국에서 극락에 다녀오신 관정 큰스님이 오셨는데 한 번 모시고 법회를 해보시죠!”
1997년 9월 초 나와 같은 수산 스님 법제자인 경주 미타사 법장 스님과 대구 미타선원 보국 스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러나 그 때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관정 스님을 모시지 못했다가 3년 뒤인 2000년 10월 관정 스님을 우리 절에 모시게 되었다. 알고 보니 우리 절 신도 가운데 신심이 아주 깊은 상락선 보살이 관정 스님이 한국에 오실 때마다 큰 도움을 주고 있었고, 그 보살의 조카사위인 강윤철 거사가 통역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연이 되었다.
나는 1967년 30을 바라보는 나이에 출가하여 여느 스님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선방을 돌아다니며 화두선을 10년 가까이 하였다. 1976년,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최정산 아래 있는 남지장사를 갔을 때 법회에 참석하여 염불을 했다. 그런데 내 염불 소리를 들은 수산 스님(그 절의 주지)이 나를 보고 참선 그만 두고 염불을 하자고 했다. 나는 펄쩍 뛰었다. 당시 한국 불교계의 풍조는 오로지 화두선 만이 수승한 수행법이고 염불은 가장 낮은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렇게 거절하고 다시 선방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수산 스님은 그 뒤로도 포기하시지 않고 선방으로 세 번이나 찾아오셨다.
“정토법을 익혀야 한다. 선을 해가지고 깨달은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느냐? 네가 지금 10년 화두 들고도 아직 깨닫지 못했는데 언제까지 그렇게 헤매고 다닐 것인가? 정토란 능력만큼 염불하면 부처님 영접을 받아 극락에 가서 불퇴전을 얻어 끝내는 성도하니 안심법문이다.”
중국 촉한의 임금 유비가 제갈량의 초옥을 세 번 찾아가 간청하여 드디어 제갈량을 군사로 모셨다는 이야기는 읽었지만 큰스님이 마음에 드는 제자를 삼기 위해 세 번이나 선방을 찾아다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그 정성에 감동하여 드디어 화두선을 접고 정토문으로 들어섰다. 그 뒤 20년이 넘게 오로지 염불을 한 나에게 극락을 다녀오신 스님을 모신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0월 초순 어느 날 군위 압곡사에 계신 관정 큰스님을 대전 관음암으로 초청하여 법회를 하게 되었다. 법회가 있는 당일 신도들을 비롯하여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을 모셔 극락 다녀온 이야기를 듣도록 주선하였다. 관정 큰스님 법문에서 극락에 다녀온 이야기와 극락에서 관세음보살로부터 배워 온 염불법을 들려 주셨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마정수기를 해 주셨다.
그러나 새로운 염불법이 바로 와 닿지 않았다. 말씀대로 두 번 염불하고, 두 번 염불하는 것을 듣고, 다시 두 번 염불하고는 쉽지만 지금까지 20년간 해 온 염불법을 버리고 새로운 염불법을 선택할 만큼 큰 울림은 없었던 것이다. 솔직히 당시 큰스님이 법문하시는 것을 통역을 통해서 들을 때 통역의 심한 함경도 사투리와 뜻이 명확하지 않은 통역 때문에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관정 큰스님은 중국 남쪽의 복건성 사투리를 쓰기 때문에 다른 지방 사람들은 알아듣기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다가 통역한 강윤철 거사는 불교를 공부하거나 수행한 적이 없어 제대로 된 통역을 요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무리였던 것이다.
중국에서 도인이 왔다고 하여 한 번 법거량을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찾아온 사람들에게는 더욱 참담한 일이다. 스스로 도인이라고 자처한 청소 스님이 관정 스님과 대화를 해보고 나서 말했다.
“선에서는 별로 깊이가 없다. 묻는 말에 대답을 못하고, 염불만 하지 도인이라고 할 수 없다.”
사실 법거량이란 것이 선사의 불립문자의 경지를 몇 마디로 표현해야 하는데 전혀 선을 해보지 않고 사투리도 잘 통하지 않는 중국 동포 통역이 무슨 수로 통역을 제대로 하겠는가? 법거량이란 촌철살인 한 마디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서로 말이 통해도 어려운 것인데 하물며 통하지 않는 말로 무슨 법거량을 한단 말인가. 더구나 우리처럼 염불하는 정토수행자들이나 신도들에게 중요한 것은 극락을 다녀오신 큰스님의 생생한 증언이었다.
“극락은 있다.”
“극락은 이렇게 생겼다.”
확언이, 믿음이 가장 큰 메아리로 다가왔고, 바로 그런 스님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합장하고 예를 올려 믿음과 발원을 다지는 계기로 삼았던 것이다.
이 법회에서 염불행자들이 가져야 할 밑천인 믿음 발원 염불수행 가운데 처음 두 가지에 대해서는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마지막 정토선 염불 수행은 실제로 해 보니 잘 되지 않았다. 우리는 전통적인 한국 염불법을 열심히 하고 있다. 수산 스님이 말씀하신 ‘하루 만 번’을 강조하면서 북을 울리며 ‘나무아미타불’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게 해서 극락세계 가면 아마 관정 스님을 만나게 되겠지요.
나모아미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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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무량공덕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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