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기도회에 참석하신 여러 성도님들의 가정과, 직장과,
생활의 범사에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님의 극진하신 사랑하심과,
흔들어 넘치도록 채워주시는 성령님이 주시는
신령하신 큰 복이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축원 합니다 아멘.”
“박 집사님, 안녕히 가세요.
성도님은 어디서 사시지요? 이 교회에 처음이시죠?
앞으로 자주 뵙기를 빕니다.
아, 비행장 공사하러 오신 분들이시군요! 감사합니다.
이곳에 계시는 동안 꼭 예배에 같이 오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일날에도 같이 와주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며칠 전에 삼척 공사현장을 거쳐,
정희의 집으로 갔던 진혁이 토요일 저녁 늦게 강릉현장으로 돌아 왔다.
진혁이, 정길을 의식적으로 피해 지연에 대해 물어 볼 수가 없자,
정길은 전화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 놓았다 하다 작심하고,
삼척으로 다이얼을 돌린다.
전화를 걸면서도 예전에 비해 응답이 있으리란 기대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동안 별고 없으시지요? 지연이 누나 소식 아직 없습니까?
소식 오면 꼭 전화 해주세요.
제가 사무실 근무이기에 전화기 앞에서 항상 기다리고 있으니까,
누나소식 아시는 대로 꼭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 삼척에 다녀오셔서도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전화해 본 겁니다, 네 네.”
‘원주 언니 네도 온 적이 없다 하고 왜지?
왜 양 쪽에 다 안 왔다고만 하지?
거짓말들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에 대한 무슨 나쁜 소문이 난 것도 아니고,
그 누나가 집에 못가야 할 이유가 없는데,
한 번 가볼까? 몰래 가볼까?
아, 어디 있는 거야.
누나 다시 만난다면 줄로 꽁꽁 묶어서라도 내 곁에 같이 있게 할 텐데,
아니지,
송탄에 데려다가 엄마에게 맡기면?
엄마는 어쩌실까? 엄마는 내 편이니까 들어 주실 거야.’
헌병대의 고 참 장 일병 병장과 각별히 친하게 지내게 된 동기는
구리와 토끼와 가물치와 관련이 있다하겠다.
돈과 먹 거리가 그들의 관계를 밀접하게 만든 것이다.
장 병장이 고참 이고 잘 생긴데다가 몸매도 근사하며,
성품마저 비교적 사근사근해서 구리와 고물을 판돈을 나눌 때,
그에게 헌병들의 몫을 맡겼었다,
토끼고기를 진흙을 발라 구어서 같이 먹으며,
공사현장의 회식 자리에 초청하고,
그러다 보니 정길과수철, 정래와 장 병장과
한두명의 헌병들이 스스럼없는 친한 관계가 되었다.
“정길아 나 볼 일이 있어 시내 가는데 같이 갈래?
강릉역사와 철로건설 착공식하는 것 잠깐 구경할 수 있을걸,
처음 있는 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모일 거다.”
‘강릉역과 철로 공사를 준공식 한다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였는데 구경하러 가자고?
강릉에 기차가 안 들어 왔었나?
철길이 깔려 있는 것을 시내에 걸어가면서 보았는데?
아, 일정 시대에 공사를 하다가 말았다고?,
그러니 중간이 끊겨 있어서 기차가 안 다녔고?
그래서 강릉에서는 기차를 볼 수가 없었구나.’
“같이 가요.
장 일병 헌병 병장님 말씀 받들어 같이 가겠습니다.
옷 좀 갈아입고 올 테니까, 혼자 가지 말고 같이 가요,
잠깐만 기다려 줘요.”
‘이름이 일병이라.
참! 이름도~ 일등병이라는 소리네. 후후후
졸병 때는 고참 들에게 한동안 놀림깨나 받았겠군, 하하하.’
강릉역사를 비롯해 철로가 끊어진 곳에서부터 연결하는
그 착공식을 하는 광경은 과히 장관이었다.
본래 하얀색을 좋아하는 민족이라서인지 남자들은 거의 흰색의 옷차림 이었고,
여인들의 화사한 울긋불긋 한 색들의 옷차림은 들에 핀 꽃 같아서
(구경 나온남자들 거의가 상투를 튼 촌 노들 이었다)볼 만 했다.
‘정말 사람들이 하얗게 모였네.
아니 입을 옷들이 하얀 옷 밖에 없나 대단해.
거의가 나이 잡수신 어르신들이군!
갓 쓴 사람도 어지간히 많기도 많다.
이 형이 대체 어디 보는 거야?
애인이 한두 명도 아닌 사람이 그저 예쁘다 하는 여자만 보면,
어! 저 여자 정말 영화배우처럼 생겼네.
이 형이 눈은 높아요, 원!
오래도 쳐다보네. 어 어!뭐야
저 여자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마음이 들고,
저 형이 쳐다보는 것이
내 것을 도둑맞는 거 같이 기분 나빠지는 건,
참 별 일이군, 정말 이상한 감정이구나.
다시 봐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여자인데, 예쁜 여자라서?
그런가! 아니야,
그렇다고 지연누나와 닮은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러는 거지?’
“형, 이제 그만가요.
더 이상 볼 것도 없는데, 시내에 가서 영화나 보고, 밥 먹고 들어가자,
아휴,
그 아가씨가 그렇게 눈에 박히면 아예 가서 말 좀 붙여 보던가!”
정길에게 호감이 가는지,
김 과장은 시간이 나는 대로 정길에게 자기의 그 무술을 전수해 주었다.
본래 성품이 깐깐한 성격이라 조금만 틀려도
다시 자세와 타격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시범을 반복하여 보여주며 교정하여 주니,
날로 실력이 일취 월장하여,
제법 무예가의 틀이 잡혀가서 스승 노릇하는 김 과장의 마음이 흡족하다.
운동을 좋아하는 정길이 꿈속에서 조차 따라하며 욕심내던 무예라,
열심히 배우는 그의 열정 때문에 얻은 결실이라 할 수 있겠다.
정길이 저 무술은 내 것이다 하고 너무 탐이나서
내 것과 같이 느껴지는 마음으로 배운바, 바로 그런 것으로 인해서 말이다.
“자아! 그러니까 계속 강조하는 것 이지만,
급한 마음은 눈을 흐리게 하여,
싸우는데 사심이 생기게 하기 때문에 평정심이 깨진다.
따라서 항시 평정심과 호흡을 잃지 않고, 맞는 것을 두려워 말고,
맞을 때는 비껴 맞으며, 상대의 공격 자세를 파악하는 법을 익히면,
상대의 허점이 눈에 띠게 되고, 작은 힘으로 얼마든지,
상대방이 비록 강하더라도 그의 힘을 누를 수 있다는 거다.
어때 좀 이해가 되냐?”
‘하여간 마음은 편안하게, 몇 명일지라도 겁내지 말고 허점을 찾아라,
뭐 그런 얘기지.
급소를 때릴 때, 한 명일 때는 한 번에 그치지 말고 세 번,
세 번에 안 되면 그냥 확 튀어라.
여러 명일 때는 강하게 한방씩으로 그칠 것이고,
그 때는 정당방위가 인정 되니까,
겁내지 않고 쳐도 생각같이 집중 된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위험하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한 명일 때야 힘 조절이 가능 하니까 그렇겠구나!
그러니까 여러 명하고 싸울 때보다 한 명을 상대할 때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거네?’
“자! 한 번 복습하고 끝내자,
재빨리 돌고 무릎을 굽히고 가격하고 물러서고,
호흡 조절하고 다시 처음부터, 급할 때 뒹굴어서라도 피하는 것 잊지 말고,
주저앉으면서 거기서 한 바퀴 옆으로 구르고 다시 옆으로 구른다, 좋아.”
‘이러다 옷이 남아나는 것이 없겠다,
이거 이렇게 구르다가 상대방의 발에 옆구리를
걷어차이면 잘못 되는 거 아냐?’
자신의 직장인 창고에서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지연을 잊기 위해서라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또 김 과장도 요즘은 시간을 정해 하루도 빼지 않고 찾아와 가르치니
그 성취 속도가 날로 더한다.
정길이 배우는 중에 미흡한 부분을 자신이 연구하고 보완 해서
완성도를 높이니, 기초의 형을 배우고, 타격점을 배우는 과정과, 피하고 또 맞는
요령을 배우고, 혼자 하는 숙달 과정의 석 달이 지나자
김 과장이 자신의 실력을 다해 정길과 대련해도 당하지 못한다.
김 과장이 혀를 내두른다.
자신도 이 무술에 빠져 빨리 익혔다고 생각 했는데,
자신이 이 년에 걸쳐서 배우고 익힌 것을 이 녀석은 타고난 모양인지,
불과 다섯 달도 지나지 않아서 자신보다 더 완전하게 익힌 것이다.
“더 이상 가르쳐 줄 것이 없다. 하하하
밑천이 다 털렸다, 내가 가르친 것보다
네가 더 잘하니 내가 너에게 배워야 할 거 같다,
나중에 중국 선원을 언제고 다시 만나게 된다면
더 좋은 고급기술을 배워 와서 가르쳐 줄게.
너 참! 오늘 저녁에 교회 간다며?
수철이가 데리러 오라고 하더라.”
“김 과장님 진짜 고마워요. 이제 자신 있습니다,
누구라도, 어디에서 붙더라도 때리면 때렸지,
얻어맞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내가 배운 무술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이 녀석 무술을 공짜로 배웠다고 남용하지 말고, 아무에게나 함부로 가르치지 마라.
너도 알다시피 위험한 무술이니까.”
공사현장의 일도,
무술도, 교회에 가서 평안을 얻는 것도, 지연을 잊는 것에 일조를 했다.
특히 삼척에서는 제대로 하다가 강릉에서는 건성으로 하던 강의록을,
일병이 개인교습을 해준 덕에 그간 중학과정을 패스하고,
고등학교 졸업 자격 검정고시를 준비해 왔고 얼마 전에 시험을 보았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하다 보니
그것도 잠시 동안은 힘들어 하다가,
이제는 과히 어렵지 않은지 잘 적응해가는 정길이가 장 일병은 무척 대견해 보인다.
제자를 키우는 선생들의 노고와 성취를 일병은 동시에 느끼며
만족해한다.
자신이 그간 철저히 시험 준비를 시켰으니 이번 검정고시에서 틀림없이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으리라 믿으며 묻는다.
“정길아 그저께 검정고시 본 것 결과 어떻게 됐지?
임 마, 내가 물어보지 않아도
네가 먼저 알아서 선생님께 보고를 해야 되잖아.”
“헤헤헤 장 병장님이 엉터리 선생님이라,
영어하고 수학은 아슬아슬하게 떨어져서
내년 봄에 다시 봐야 된다는 데요.”
첫댓글 즐독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