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길을 헤맸다고 하였던 어떤 선생님은 이번에는 다 와놓고는 3층에서 그만 길을 잃었다는 '허당'스러운 이야기를 전해드리며^^(게다가 두 분이 함께!)
이번 모임에서는 세 편의 비평글, 두 편의 논문, 한 편의 교실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박강 님의 "<기억전달자>(로이스 로리)- 통합적 자아, 공동저자 되기'" 입니다.
리쾨르의 서사적 자아 개념을 통해 작품을 읽고 책읽기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통합적 자아, 공동저자가 되어 이야기 공동체의 실현 가능성을 모색하는 글쓰기였다고 봅니다. 주제의 뱡향성에 대해 공감합니다. 다만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독자의 위치가 공동저자인가, 새로운 저자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텍스트로 삼은 작품이 글의 의도에 맞는 작품인가에 대해서는 글쓴이의 의도를 충분히 되살리기에는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booklike 님의 <'신고'와 '어퍼컷'의 차이- 신고해도 되나요?/이정아)와 <위니 더 푸우-카니발 세계로의 초대>입니다.
<신고>는 한 작품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중에서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합니다. 우리 동화작품이 소재는 새롭지만 내용까지 새로운가에 대해서 글쓴이는 우려스럽다고 합니다. 공감합니다. 상투적인것 만큼 도덕적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는 것도 걱정스럽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한 작품이 아니라 폭넓은 작품을 대상으로 확장하여 문제제기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를 제대로 소화한 뒤에 나올 수 있는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버하지 않고, 명쾌하고, 날카롭다는 것은 좋은 글의 미덕이라고 봅니다. 다만 더 날카로워지되, 비평글도 문학이기에 문장은 좀 더 깊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위니 더 푸우-카니발 세계로의 초대>는 학술 연구 논문이지만 대중적인 글쓰기의 가능성도 충분하였다고 봅니다. 우리동화가 점점 잃어가고 있는 아동문학의 본질인 카니발적 기능을 회복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위니 더 푸우>를 당장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 글을 읽다가 인터넷 서점에 들러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곧 주문버튼을 누룰 생각입니다.
수수꽃다리 님의 <분단상황에 대한 문학적 대응-탈북을 다룬 동화를 중심으로>입니다.
시의성과 문제의식은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장은 거칠고 단어 선택도 정교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 또한 사유의 깊이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다루고자 하는 주제를 깊이 있게 사유하지 못할 때 말은 추상적이 되고 표현은 성글어진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빨간 나무 님의 <동명왕편 어린이책에서의 전승양상> 입니다.
논문의 초고에 해당됩니다.
의도적으로 왜곡된 우리 신화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글쓴이의 열정이 감동입니다.
신화 해석에 대해 연구자가 새로운 감각과 인식, 자기만의 독특하고 새로운 언어로 접근할 수 있다면 빨간나무의 열정이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문학의 본질은 상상력을 동원해 경계를 해체하는 것'이라는 말은 신화 해석에도 유용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글이 기대됩니다.
옛집 님의 <뚱띵이와 헤어지기>입니다.
아,얼마만에 만나보는 옛집 님의 글인가요?!^^ 옛집 님이 만난 아이들은 또 얼마만이구요^^
"반가웠어,뚱띵아!"(설마, 인권, 뭐 이런 생각으로 오해하실 분들은 없으시겠지요?!)
글쓴이도, 글쓴이가 만난 아이들도 여전했지만, 다만 '글'이 예전의 생기와 발랄, 호흡을 되찾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아, 글쓰기는 잠시도 쉬어서는 안 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옛집 님은 여전히 옛집 님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김치찌개 집 '남풍'에 갔습니다. 젊은 사장님은 여전히 무표정입니다. 음악 소리를 줄여달라고 했더니, 높일 수는 있어도 줄일 수는 없다고 딱 자릅니다. 그래도 밥을 덜어 놨다고 밥 값은 쪼끔 깎아 주었습니다.^^
이제 공부하느라, 글쓰느라 내놓았던 책들을 정리해야할 시간입니다. 다른 책들이 또 채우겠지요.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습니다.
모두 힘을 다시 충전하시고,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첫댓글 ^^힘을 충전하고
다음달에 뵐게요
수수꽃다리님의 글에는 뭔가가 있지요
모임 후기에도 그것이 있어요
우왕
ㅎㅎ. 옛집 힘내요.
우왕!
옛집 님 글을 못 읽으면 우리는 기운이 빠진답니다, 진짜루!! 새학년 새 아이들, 저는 마구 기대가 됩니다!
공부 정리 재미있네요. 감사!
학교가 어떻든, 누가 뭐라든 저는 학교가 좋은 학생이었어요, 선생님!
썩 좋은 학생은 아니고 지금도 못된 구석이 있는 학생이지만, 좀 더 지나면 괜찮아지려니...교실이 있고, 친구가 있고, 거기 선생님이 계시고^^
단숨에 읽게되는 후기네요.~ 그때의 열기도 느껴지고 수수꽃다리님의 열정도 느껴져요.
저는 '분단상황에 대한 문학적 대응-탈북을 다룬 동화를 중심으로'를 보면서 제 문제의식이 한정되어 있고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제의식은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도요. 후기도, 글도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3.08 10:35
왜 갈 때마다 길을 헤매는지 모르겠어요.^^;; 워낙 길치인 것도 있지만요. 다음 달에는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갈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