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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달러 베이비>미국, 2004년, 드라마,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내가 본 권투 영화중 최고이다. 로키 같이 엉터리 신화와 타협하지 않으면서 진한 감동으로 끝을 맺고 있다. 권투의 잠언으로 불릴 만한 명대사도 나온다. 그것은 아무래도 실제 권투계에 몸을 담았던 소설가가 쓴 원작 소설의 덕인 것 같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인물 그리고 긴장감, 그 안에 지닌 스포츠의 순수성과 의리가 훌륭한 드라마의 얼개를 짰다. 더구나 남자 권투선수가 아닌 여자권투선수를 내세움으로써 단순한 마초이즘으로 귀결되지 않게 하는 장점도 지녔다. 2000년 베테랑 권투 컷맨인 F.X 톨(F.X. Toole)의 단편집 <불타는 로프(Rope Burn)>에 기초하여,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과 감독을 겸했는데, 물론 여자주인공 매기를 맞은 힐러리 스웽크도 근육을 기르고 권투를 직접 배우면서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하며 멋진 연기를 보였다. 아무튼 이 영화는 개봉되기 전부터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늘이자 진면목을 느끼게 했다. 돈 없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권투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주인공 매기의 사연은 절망 그 자체이다. 그래서 권투의 절박함과 폭력이 합리화되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나는 결말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링에서 죽은 김득구와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며 서른이 넘어 권투를 했던 우리나라 여자권투선수가 떠올랐다. 한물 간 늙은 트레이너를 통해 세월의 우울을 읽는 것도 맛일 것이다. 아무튼 파토스가 이렇게 강한 드라마를 헐리우드도 만들어내는구나 싶었다. 비록 권투라는 스포츠를 찬성하지는 않지만, 드라마적인 면에서만이라도 볼만한 영화였다. 줄거리 : {난 내가 유일하게 싸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내가 그를 만났을 땐 그는 이미 이쪽에선 가장 훌륭한 세컨드였다. 그는 60년대부터 트레이닝과 선수 관리를 시작했고 여전히 그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한 때 잘 나가던 권투 트레이너였지만, 소원해진 딸과의 관계 때문에 스스로 세상과의 교감마저 피하는 나이든 트레이너다. 그는 은퇴 복서인 유일한 친구 스크랩(모건 프리먼)과 낡은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재미가 현재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관에 매기(힐러리 스웽크)라는 여자 복서 지망생이 찾아오고, 프랭키는 그녀에게 '31살이 된 여자가 발레리나를 꿈꾸지 않듯 복싱 선수를 꿈꾸어도 안된다'며 냉정하게 그녀를 돌려보낸다. 그러나 권투가 유일한 희망인 매기는 매일 체육관에 나와 홀로 연습을 하고, 결국 그녀의 노력에 두 손든 프랭키는 그녀의 트레이너가 되기로 한다. "항상 자신을 보호하라!"라는 프랭키의 가르침 속에 훈련은 계속되고, 마침내 매기는 승승장구하며 타이틀 매치에 나가기에 이른다. 때로는 상처를, 때로는 격려로 함께한 프랭키와 매기는 어느새 서로에게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의 정을 일깨워주며 아버지와 딸 같은 관계로 발전해 간다. 이제서야 세상을 향해 당당히 맞서기 시작한 그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치명적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프랭키는 전혀 돌아올 기미가 없었다. 그가 메모를 남기지 않았기에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가 당신을 찾으러 떠나길 바랄 뿐이다. 당신에게 한번 더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아마 그의 마음에 아무 것도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작은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장소를 찾았기를 바란다. 삼나무와 참나무로 둘러싸인 곳, 어디에도 없을듯한 그 어딘가에서, 아마도 이건 바램으로 끝나겠지만, 어디든 그는 있을 것이다. 난 당신이 자신의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 지 알았으면 한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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