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연약한 지반 위의 방폐장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
최근에 공개된 경주 방폐장 부지에 대한 지질조사 결과와 방폐장 공사지연에 관한 조사를 통하여 현재 건설 중인 방폐장이 연약한 지반 위에 있음이 명백히 밝혀졌다.
방폐장의 지반이 연약하다는 사실은 이번 조사로 처음 드러난 것이 아니다. 1차 부지조사 때부터 4차 조사까지 모든 지질조사에서 같은 결과가 나타났고, 실제로 공사하는 동안에도 이것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폐장 부지선정위원회’는 이 사실을 은폐했을 뿐 아니라, 마치 단단한 지반 위에 건설하는 것처럼 경주시민을 호도하였고, 경주시민들은 방폐장의 안전성을 철석같이 믿고 찬반투표에 참여했던 것이다. 주민투표 이전에 실시했던 1차 지질조사에서 이미 연약한 지반이 확인되었다는 사실에 우리 경주시민은 분노한다. 또한 우리는 백상승 경주시장이 투표 이전에 연약한 지반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감춰왔던 것 아니냐 하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경주시의회는 방폐장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조사단 구성을 뒤로 한 채 또다시 눈앞의 과실 따기에 급급하여 지식경제부와 ‘협의체 구성’이라는 어정쩡한 합의를 하는 등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공사지연 조사보고서에는 건설 지연의 이유로 연약한 지반 뿐 아니라 예상보다 많은 단열대의 존재와 하루에 천 톤 이상의 지하수 유입을 지적하고 있고, 백상승 경주시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월성원전ㆍ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 조차도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을 보면 방폐장 부지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위험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 방폐장의 건설을 결단코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연약한 지반 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방폐장 건설을 지금 당장 중단하라.
2. 방폐장 부지의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방사성 폐기물’ 반입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3. 지경부는 지질조사 결과를 4년간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와, 부지선정위원회가 연약한 지반을 견고한 지반인 것처럼 경주시민에게 호도한 경위를 명백히 밝혀라.
4. 방폐장 유치를 신청한 백상승 경주시장은 주민투표 이전에 연약한 지반에 대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라. 그리고 만약 알고 있었다면 경주시민께 사죄함을 물론이고 책임을 지고 경주시장 직에서 물러나라.
5. 경주시장과 시의회, 그리고 지경부는 문제의 핵심을 회피하고 책임을 감추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협의체 구성 합의를 당장 철회하라. 또한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폐장 부지 공동조사위원회’를 만들고 민간과 정부가 각각 동수로 추천하는 전문가들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하라.
6. 최근 코펙에서 실시한 ‘사일로 상세 부지조사’ 내용을 당장 공개하라.
만약 우리들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모든 단체와 연대하여 경주시민과 함께 ‘방폐장 건설 반대’ 및 ‘방폐장 부지 선정 원천 무효’를 위한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임을 천명한다.
2009. 8. 18.
경주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경주지부. 참교육학부모회경주지부.
경주여성노동자회. 전교조경주초․중등지회. 한국청년센터 경북지부.
민주당 경주지역위원회. 민주노동당 경주시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