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에 의한 질병에 대해 아는 사람은 카드뮴 중독이라고 하면 ‘이따이이따이병’을 쉽게 연상하게 된다. ‘이따이이따이병’은 1950년대 말 일본에서 발생한 카드뮴 오염에 의한 중독성 질환으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고 해 ‘아프다’는 일본어인 ‘이따이’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당시 폐광에서 폐기된 카드뮴 전지에서 배출된 카드뮴이 토양에 흘러들어 농작물에 오염이 됐고 이 농작물을 먹은 주민들에게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병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질병이 발생한 주민들은 신장의 손상은 물론 뼈에 골다공증이 생겨 쉽게 병리적 자연골절이 일어나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됐다.
이 질병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다. 농작물의 카드뮴 함량이 높고 신장의 손상을 초래했으며, 카드뮴 중독으로 추정됐으나 당시의 열악한 영양상태가 겹쳐져서 발생한 것이 아닌가 추정도 하고 있다. 영양실조로 골다공증이 오고 여기에 카드뮴에 의한 신장손상이 생겨 체내의 칼슘이 빠져나가 병적 골절이 심하게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무튼 이를 계기로 일반인들에게는 카드뮴 중독은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사업장에서 카드뮴 과다 노출에 의해 발생한 카드뮴 중독은 주로 신장이 손상됐고 병리적 자연골절 현상은 보기 어려운 것 같다.
신장조직 손상 계속되면 신부전 초래
카드뮴은 금속과 화합물의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금속카드뮴은 낮은 융점과 강한 내식성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카드뮴의 어떤 화합물은 훌륭한 색소를 만들기도 한다. 카드뮴은 제련, 전기도금, 건전지 제조 및 재생, 합금, 페인트 제조공정에서 사용한다. 건전지에 사용되는 카드뮴은 이제는 대부분 알칼리건전지로 바뀌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카드뮴은 ‘은땜’이라는 은과 카드뮴 합금 용접봉을 이용한 저온 용접에서 사용한다. 과거에 냉장고의 냉매 파이프와 컴프레서를 연결하는 부위를 용접하는데 사용했으나 이제는 비카드뮴 제품으로 대치되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카드뮴 중독에 의해서는 주로 신장 조직이 손상된다. 카드뮴이 신장에 침착하면서 신장조직을 파괴해 신장의 여과기능을 손상시킨다. 신장에서 걸러져야 할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초기에는 저분자 단백질이 나오다가 손상이 계속되면 단백뇨가 나타난다. 신장 손상이 계속되면 신부전이 초래될 수 있다. 혈액이나 소변 중의 카드뮴 농도를 측정해 카드뮴이 체내에 흡수된 양을 측정할 수 있는데 혈중 카드뮴은 주로 최근 폭로를 많이 반영하고 소변 중 카드뮴은 과거 폭로력을 반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카드뮴 중독에 대한 논란은 1988년에 발생한 카드뮴 용융도금공의 사망사건을 들 수 있다. 이 근로자는 아연용융도금업체에 1984년에 입사해 4년을 근무했는데 3년간은 작업장 밖에서 잡부로 근무했고 증상 발생 10개월 전부터는 아연용융도금 작업장내 산처리조에서 일했다. 1988년 3월부터 전신 피로와 빈뇨가 오고 전신무력증이 와서 응급실을 찾았는데 고혈압이 나타났고 의식을 잃으면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사후에 카드뮴 중독에 의한 사망이라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대립됐다.
카드뮴 취급 사업장 환경관리 철저해야
카드뮴 중독의 유해성과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PVC안정제 제조사업장, 용접작업장 및 용해합금 작업장의 근로자들이 카드뮴 중독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카드뮴 중독 여부를 판단하는데 혈액 중 또는 소변 중 카드뮴 농도를 참고 수단으로 활용했는데 당시에는 이러한 미량 원소의 분석기술이 미흡해 조사하는 기관간의 차이가 심했다. 이들 대부분의 산재요양 신청은 불승인됐고 일부 근로자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결국 업무상질병으로 인정 받았다.
이로 인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1992년과 1993년에 카드뮴 취급 사업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역학조사 결과 카드뮴의 유해성이 알려진 후 장기 근속한 근로자들은 이직해 신규 근로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들에게서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폐배터리 재생업이나 카드뮴 1차 제련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카드뮴 노출 수준이 높아 근로자들이 장기적으로 근무하면 카드뮴 중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작업환경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권고했다.
1999년에 카드뮴 취급사업장에 대해 다시 역학조사를 하게 되었는데 앞에서 지적한 폐배터리 재생업과 카드뮴 제련업에서 5명의 카드뮴 중독 유소견자가 발견되어 정밀진단을 실시한 결과 3명에게서 신장조직의 손상이 있는 카드뮴 중독으로 확정됐다. 폐배터리 재생업은 이후 사업장을 폐쇄했다. 기타 다른 업종의 사업장에서는 카드뮴 노출 수준이 높지 않았다.
【사례1】 카드뮴 배터리 재생업체에서 발생한 카드뮴 중독
41세의 황씨는 1990년부터 니켈카드뮴 건전지를 재생하는 2차 제련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1997년 상반기 건강진단에서 단백뇨와 혈뇨가 있어 신장질환 유소견자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종합건강진단을 받았고 신장질환이 의심된다고 신장조직검사를 권유받았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하지 않았다.
1998년부터는 계속 단백뇨와 혈뇨가 나타나서 신장질환 유소견자로 판정받았다. 1999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카드뮴 역학조사에서 별다른 증상은 없었으나 요중 단백뇨와 혈뇨가 있음이 확인됐다. 혈액 중 카드뮴과 소변 중 카드뮴의 농도도 직업병 예방을 위해 제시된 생물학적 노출기준을 초과하고 있었다.
황씨에 대해 신장 기능에 대한 정밀검사와 조직검사를 실시했다. 조직검사에서 카드뮴 중독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고 신장기능의 저하 소견을 보였다. 황씨의 신장질환은 카드뮴에 의한 업무상질병으로 인정되어 요양을 받고 있다.
이 사업장의 작업형태는 외부에서 폐배터리가 들어오면 이를 용해해 카드뮴을 추출하는 것으로 폐배터리 반입량에 따라 카드뮴의 노출 정도의 차이가 크게 났다. 작업환경측정에서 노출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노출기준의 10분의 1인 경우도 있었다. 사업장에서는 조사 당시 1년간은 작업물량이 많지 않았다고 했는데 혈액 및 소변 검사에 의한 카드뮴 체내 축적량은 5명의 근로자에서 3명이 생물학적 노출기준을 초과하고 있었다.
【사례2】 용접 근로자의 카드뮴 중독 의심
근로자 이씨(37세)는 1989년부터 1990년까지 약 1년 6개월간 기계공구제조업체에서 산소용접작업을 하다가 두통, 관절통, 전신 근육통, 가슴 답답함, 이가 시리고 아픈 증상을 느껴 1991년 병원을 찾았는데 카드뮴 중독의심으로 진단받았다.
그러나 요양신청을 해 5개월 후에 다른 병원에서 재 실시한 검사에서는 혈중 납 농도가 증가했고 카드뮴 중독에서 나타나는 단백뇨의 소견은 없었다. 혈액과 소변중의 카드뮴에 대한 결과도 없었다. 흉부엑스선 소견 사진도 정상이었다. 카드뮴중독을 확인하기 위해 치과, 정형외과에 의뢰했으나 이상소견은 없었다.
이씨는 지속적으로 가슴이 쑤시고, 목 뒤로 뻐근하고 다리에 통증이 있고 팔다리가 아린다고 했다. 2년 전부터 양측 다리에 통증이 있고, 3년 전부터 가슴이 답답했으며, 1년 전부터는 이빨이 시리다고 했다. 이씨는 수차례 건강 검진을 받았으나 진찰이나 임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은 없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이씨를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 의뢰해 정밀 진단한 결과 B형 간염과 경증의 말초신경염이 발견됐다. 그러나 단백뇨는 발견되지 않았고 혈액과 소변의 카드뮴 농도도 정상이었다.
작업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는 옥외 작업장이었고 기중 카드뮴 농도는 매우 낮았고 기중 납농도는 옥내에서 하는 경우 노출기준을 초과해 나타난 적이 있었다.
카드뮴은 체내에서 배설되는 반감기가 20년 이상이 되므로 일단 고노출되어 체내에 축적되면 노출을 중단해도 혈액이나 소변 중 카드뮴 농도가 높게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씨의 혈액과 소변 중의 카드뮴 농도는 정상이었고 카드뮴 중독의 주요한 소견인 단백뇨 소견도 나타나지 않아 카드뮴 중독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말초신경염은 카드뮴 중독과는 무관한 질병이며 이씨가 호소하는 통증도 신장과 뼈에 이상 소견이 없는 것으로 보아 카드뮴 중독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기가 어려웠다.
이씨 이외에도 용접 근로자가 카드뮴 중독으로 요양 신청한 사례가 있었고 이들의 산재 신청을 불승인됐으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업무상질병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따이이따이병’은 1950년대 말 일본에서 발생한 카드뮴 오염에 의한 중독성 질환으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고 해 ‘아프다’는 일본어인 ‘이따이’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카드뮴 중독에 의해서는 주로 신장 조직이 손상된다. 카드뮴이 신장에 침착하면서 신장조직을 파괴해 신장의 여과기능을 손상시킨다. 신장에서 걸러져야 할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초기에는 저분자 단백질이 나오다가 손상이 계속되면 단백뇨가 나타난다. 신장 손상이 계속되면 신부전이 초래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