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秋日 서정일기 / 李順姬
(2015. 10. 23 설악산 오색- 대청봉의 가을)
오색에서 안개비 맞으며, 어둑 새벽 6시에 랜턴빛에 의지하며 산행시작,
한 치 앞도 안보이는
급경사의 돌길을 한 발 한 발
안간힘으로 4시간을 올라 영하온도의 대청봉에 섰다.
대청봉에서 하산 중에 안개도 걷히자
설악산의 가을이
붉은 치맛자락을 너푼히 펴 보이고 있었다.
우리가 설레며 나눈 사랑만큼이나
붉게 타는 설악의 가슴은 뜨거웠다.
눈 닿는 곳마다
고즈넉한 언덕에는 옛이야기 처럼 낙엽이 수북히 쌓여가고......
겨울을 견디려고 옷을 벗으며 떨어지는 낙엽의 춤사위는
가벼움을 위해,
최후의 그림을 그리는 설악의 가슴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만큼 고왔다.
유난히 많은 돌 길 위에 뒹구는 낙엽을 밟으며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를......"
저절로 입가에 흘러나오는 가을노래
붉게 타는 것이 단풍만이 아니었다.
가슴에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더 사랑하며 살고 싶은......
설악의 가슴에 젖어서
주홍과 초록과 빨강이 어우러지는 투명한 수채화을 보라!
누구의 붓이 이처럼 고운 수채화를 그릴 수 있을까
그 분을 숨결을 느끼며
가을이 불탄다는 것이 이런 빛일까?
붉으족족 데워져 가슴 속까지 뜨거워진다.
안개비 내리던 대청봉에서 영하의 추위에 떨어,
보온옷을 껴입듯
하얗게 언 바위와 아픈 등걸의 자작나무 나목도
1700m고지의 온도를 수용하고 서있었다.
꽁꽁 얼어붙은 얼굴에도 대청봉 1708 m란 이름표가
자꾸만 환희로 다가온 것은
급경사의 돌밭 길을 한 발 한 발 내딛고 올라온 그 안간힘 때문이리라.
바위의 위용!
내일은 더 얼굴을 퍼 올리며 고개를 내밀겠지......
눈빛에, 가슴에, 옷깃에 담아온
설악의 가을은
자꾸만, 자꾸만 깊어가고 있었다.
산은 늘 그리움을 부른다.
설악이 거기에 있는 한
우리들은 또 대청봉을 꿈꿀 것이다.
그래서 가슴에 담아온 설악의 이야기는
저 다리처럼
우리의 추억으로 살아서 한없이 이어지리.
( 사진 : 풍경님, Kama님, )
첫댓글 설악산은 왜 안개처럼 늘 그리움으로 피어오르는지......
알았다.
그 바위의 위용, 나무의 자태, 바람, 아기다람쥐, 돌뿌리 하나까지,
설악이 거기에 존재하는 한 우리들의 꿈은 계속되리라.
짙은 안개와 미세 먼지는 설악을 온통 잿빛으로 덮혀씌워 놓아,.
그래도 가을비가 내리지 않은 게 다행으로 위안을 삼으며 설악의 신비에 빠지는
산행이었지요. 자연의 경이로움에 놀라움과 감탄은 오래도록 기억되는 산행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붉게 치장하는 설악의 가을처럼 '운영'님의 가슴은 더 뜨거운 불꽃으로
승화되고 있는 듯 합니다.
@풍경(風景) '설악산 秋日 서정일기' 형식의 글을 쓰게 해주신
샷터를 누루시는 멋진 솜씨
풍경님, Kama님,
고맙습니다.
이른 새벽 짙은 어둠 속을 헤집고
대청봉 등정을 무사히 마치신 모든 분께 경이를 표합니다
오색 등반 대원들은 다 타버린
잿더미 속에서 잔불만 본듯 합니다
한컷 한컷 석류알 보다 더 진한
단풍을 감상케 주셔 감사 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예. 대청봉에서 오색으로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기는 하였으나
새벽에 안개로 안보이던 단풍이
얼굴을 내밀고 불타고 있었습니다.
가을 설악은 한 편의 명화로 우리 가슴에 아직 불타고 있습니다.
작은거인님.
그날의 환희와 함께 힘겨움까지 되살아나네요.
함께 조마조마하며 돌길을 따라 하산하면서도, 눈앞에 펼쳐지는 곱고곱던 가을색에 얼마나 탄성을 자아냈던지~
가을동화의 소녀처럼 좋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아스라한 내리막 길에서도
한 컷 핱 컷 찍어주신 그 마음이
설악의 단풍잎에 더 고운 색으로 묻어났습니다.
함께 동행한 그 길던 내리막 길도
벌써 이쁜 추억이네요. Kama님.
詩처럼 사노라면 詩人이 된다데요. 잠시나마 가을 향기에 젖어 詩人이 돼보았던 행복한 시간들을 다시 만나게해준 운영님께 감사드립니다.
세밀한 산행의 안내를 해주시어
대청봉에서 오색으로 내려오는 길에 이쁜 단풍들의 환호를 맛보았습니다.
산처럼 더 너른 가슴으로, 더 긍정의 언어로
우리 참존 산행의 길잡이로.....걸어가시기를
같은길을 갓는데도 전 저런 멋진 풍경은 못본듯 하네유..ㅎㅎ
사진과 글 음악이 한줄 안감길수 없게 합니다
과찬이십니다.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앞장 서시는 모습이
샤르망이란 느낌과 어울립니다.
어떤 상황에든
긍정으로 보면 더 예쁘게 스치게 되어요.
전율이 느껴지는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 시간~~~잘 읽고 보고 갑니다. 감사해요.
가을의 노래를 들의니 가을이 그립네요!!
아직 봄도 안왔지만~입춘이 지났으니 울창한 여름을거쳐 결실의 계절이 오면
오~메 단풍들었네 그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