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에 대학원에서
담양에 있는 용욱전문노인요양원을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요한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천주의 성요한 사회복지법인에서
2007년에 개원한 곳입니다.
시설이름이 왜 용욱이냐고 물으신다면,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나온 보험금을
성요한재단에 기부하면서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아들 이름이 용욱이라고 하네요.
여튼, 이런 찡한 사연을 갖고 있는 정원 60명의 요양원입니다.
이 곳의 현황판입니다.
사무실에나 있을 법한 것인데
시설 입구에 걸어 누구라도 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저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직원현황이었는데요.
무려 41명!
요양보호사 24명!
물론 전문요양원이기에 우리보다 많아야겠지요.
우리도 저렇게 직원이 누가 누군지 모르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한 번 만들어보아요~
이것은 사무실 바로 옆에 붙여있는 근무현황표인데요.
우리처럼 A4 한 면에 다 나오게 하여 게시하는 것도 좋지만
전지 크기로 현황판을 만들어서
그날 근무자들의 얼굴과 이름이 나오는 명찰을 꽂아놓는 방법도 좋은 거 같아요!
매월 일정표와 근무표를 함께 게시하는 것도 좋았고요.
우리도 한 번 만들어보아요~
여기는 보호자 쉼터인데요.
멀리서 오는 보호자들을 위해 하룻밤 자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답니다.
사실 방이 좋아서가 아니라
블라인드가 눈에 띄어서 찍어봤는데요.
모든 방마다 커튼 대신 저렇게 로고가 새겨진 블라인드를 걸어놓았더라고요.
시설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가득 느껴지는 블라인드였습니다.
우리도 만들면 따라쟁이 될래나요...
우리도 이거 있나요? 유심히 보진 못했는데요.
이건 스톱바라고 해서 창문이 15cm이상 열어지지 않게 해놓은 장치랍니다.
이 시설이 2007년에 지어져서인지 창문이 유난히 컸는데요.
그래서 치매어르신들이 창문을 통해 자주 탈출을 시도하셨답니다.
아 이곳은 1층으로만 되있어서 창문을 넘으면 다리가 땅에 닿는답니다.ㅋ
공단의 지적도 있었고해서 스톱바를 설치했구요.
그럼에도 저 15cm 사이로 얼굴을 들이미시고 탈출을 시도하시는 통아저씨같은 어르신들이 계신다고 하네요.
역시 치매어르신들은 어딜가나 초인들인가 봅니다...
이 시설에는 계단이 없습니다.
1층으로만 되있어서인데요.
그게 어떻게보면 이 시설의 자랑으로 보였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한 눈에 동선이 확 들어와서 직원들이 힘들게 다닐 필요가 없고,
둘째, 역시 한 눈에 다 들어오니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에서 설치하지 않는 것이 원래 이유였지만요.
사진을 보시면 이 곳이 물리치료실인데요.
사실 물리치료실은 1층 저기 구석에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들이 하면 나도 해야한다는 어르신들의 질투심을 간파한 사무국장님이
물리치료실을 냅다 거실 한 가운데로 옮겨놔버렸답니다.
지나가는 어르신들이 너도나도 하겠다 달려드시겠지요.
그리하여 물리치료사는 쉴 틈이 없다는 슬픈 사연이...
때마침 어르신들의 점심시간이었는데요.
거실이 워낙 넓다보니 이런 식탁이 4개 정도 설치되어
어르신들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십니다.
식탁보다 눈에 띈 건 바로 의자입니다.
쿠션이 제대로 확보된 안전의자지요.
식탁이 높아 휠체어로도 거뜬히 식사가 가능합니다.
우리도 좌식보다는 저렇게 식사를 하시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앞치마가 눈앞에 아른거리네요.ㅋ
어르신들의 방 복도에 켜진 등입니다.
방마다 색깔이 달랐는데요.
야간에 복도에 불을 켜는 대신 저 등을 켜놓는다고 하네요.
색에 예민한 치매어르신들을 위한 배려라고 합니다.
이 시설은 공간도 넓었지만
방 사이사이 붙박이장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린넨실을 따로 두지 않고 어르신들 방 사이에 있어
그 때 그 때 정리가 수월하게 보였습니다.
각 장에는 수납한 물건이름들을 정리해두었구요.
공간활용 두번째,
어르신들 방 사이에 있는 붙박이장 겸 소파입니다.
하루종일 배회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중간에 앉아 좀 쉬시라는 배려이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습니다.
무슨 날짜를 저렇게 크게 써놨을까 했는데
퍼뜩 생각이 났습니다.
매일같이 오늘 며칠이냐 물어보시는 남순어르신 등등...
시간에 대한 지남력이 현저하게 떨어져있는 치매어르신들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우리도 이런 게시판을 만든다면,
음력날짜까지 적어놓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 밑에
손 있는 날, 손 없는 날도 붙여주는 센스^^
이 곳 직원들은 아침회의때마다 모여
이 사명문을 읽고 일정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또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이것을 먼저 외우라고 한다네요.
약간 천주교 스멜이 나는 사명문이지만
좋은 글귀여서 찍어왔습니다.
우리도 하나 만들까요?ㅋ
한 때 강대민과장님의 마음을 심란하게 했던 녹색사업단의 결과물입니다.
왜 심란하게 했냐고요?
잔디 몇평 심어놔도 몇천만원 지원해주던 사업이었거든요.
이 시설도 남아도는게 텃밭이고 뒷뜰이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사업을 지원했는데
무려 8천만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배아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런 공원하나 지어놓고 8천만원이라니...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잔디 심어놓고 정자 지어놓고
길에다 황토발라주고
과실수 몇 개 심고 끝났습니다.
잔디하면 또 우리 원장님이시고
편백하면 우리 강과장님이시니
우리도 한 번 도전해보십시다. 까짓거~
다른 시설을 견학할 기회가 드물기에
선생님들도 한 번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올려놓아봅니다.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배려가 곳곳에 묻어나는 멋진 곳이었거든요.
물론 우리도 잘 하고 있지만요.^^
모두들 평가받느라 애쓰셨고요,
저는 말아먹어버렸습니다. 하하.
2009년 평가 때 원장님의 명언이 생각납니다.
우리 원과 평가는 인연이 아니라던 그 말씀...
저와 평가도 인연이 아닌가봅니다. 하하.
그럼 이만 새댁은 물러갑니다.
첫댓글 고맙게 잘봤어요. 거기도 좋군요. 그래서 많이 보아야 한다니까요. 조금 부럽네요. 한곳에서 계속 어르신들을 돌봐드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시집 잘 온 줄로 생각했는데 담양으로 갈 것인데 잘 못했나봐 ㅋㅋㅋㅋㅋ
진짜 좋긴합니다. 천주교쪽은 우리 민간인들과는 견줄 수 없도록 인적, 물적자원이 많답니다.
브라인드커텐도 로고와 심볼마크까지 생각은 해 봤는데 넘 시설냄새가 나는것 같아서 그만 접었지롱?
사람이 얼굴 다르듯이 다 다르니까 우선 만족하고 삽시다. 좋은 것은 도입하고요.
우리도 내년쯤이면 할 수 없이 직원 수가 많아질겁니다. 재원이 문제인데 어떻게 되겠지요.
수납공간이용은 징헤게 생각 많이 했드구만요. 우리도 생각해보자구요. 물건 찾다가 시간 버리지말고 한 곳에 두기로...
사진 고맙구요. 수고했소.
1004운동에 참여해주신 장숙희 권사님을 뵈러 저도 두번 방문했었습니다.넓고 공기도 좋고 단층이라 참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과 글 고마워요.
내일부터 당장 건물을 단층으로 개조하기위해 전기톱으로 한층 한층씩 짤라가기 시작할겁니다. 강과장과 광은이가 또 바빠지겠어요.
ㅋㅋㅋㅋ그리되면 원장님이 아끼시는 잔디밭이 금새 없어지겠는데요~
날짜게시판 참 멋지네요. 치매 어르신들을 위해 원에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곳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가지가 깊은 배려로 만들어졌다는걸사진을보고 보고 느끼네요 어르신들 오래사시면 더좋은거 많이나오니까 오래오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