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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정성주 - 시놉시스
미니시리즈 ‘변호사’ 기획안.
남 주인공: 김상경
여 조연 : 추상미
<주제>심판처럼 두려운 사랑.
사랑은 심판과도 같다. 모든 것이 다 드러난다. 인간이 애써 걸쳐 입은 옷도 사랑의 엄중함 앞에서는 한낱 무화과 잎사귀로 만든 가리개일 뿐.
<소재>
한 직장 안에서 누가 누구와 사귀냐,누가 누구와 잤냐가 단순한 연애담으로만 그치면 참 다행인데,그것이 정보나 권력의 흐름을 바꾸고 상황 판단에 지장을 주며 나아가 관계자 여러분의 생사여탈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로펌의 여비서와 정직한 중견 변호사,악인으로 변하여 나타난 그녀의 옛남자가 하나의 사건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욕망과 순수의 줄다리기는,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던져지는 하나의 질문이기도 하다. 내가 원하는 게 뭐지? 진정한 사랑이야? 아니면 욕망의 충족이야?
재앙 끝에 모든 것을 잃고 욕망도 무엇도 없이 오직 조심스럽게만 살고 있던 여자가 옛남자의 악행에 고통 당하면서도 사랑의 쓴뿌리를 도려내지 못하다가 결국 폭발,복수심에 불타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또 한 남자에 의해 증오의 소용돌이에서 건져지는 과정에 이런 저런 이유로 얽혀들면서 이 시대의 선남선녀들은 마구 헷갈리기 시작하고, 맘놓고 웃지도 못할 혹은 울지도 못할 일들이 정신없이 터지는 가운데 인간의 실체가 엑스레이 사진처럼 드러난다는...
<무대>
‘법무법인 송현’이라는 일터. 이 시대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이 시대 최고의 부가가치를 지닌 상품 중 하나라는 법률 서비스를 파는 곳이다. 그 어떤 직장보다 돈과 권력의 흐름에 민감하고 욕망은 노골적으로 넘실댄다. 변호사들은 크게는 연봉과 소송 실적,인맥의 범위에서부터 작게는 자동차 배기량,휴가 여행 규모,셔츠 브랜드 등 아주 유치한 것까지 다 경쟁하느라 정신이 없거나 그렇지 않으면 법정의와 현실 사이에서 제법 고뇌가 깊어 전직을 꿈꾸고, 하급 여직원들은 심심찮게 성희롱을 당하면서도 관두지 못하는 채 나으리들과의 연봉 차이와 계급 차이에 한숨을 쉬는 바로 그런 곳.
<등장 인물>
김주희.여.27.
-로펌 여비서. 별명 맹추. 오직 지금 이 순간에 동생과 함께 살 집이 있고 한 달 먹을 양식이 꼬박꼬박 나온다는 사실이 감사하여 늘 다소곳이 웃는 표정.잔머리도 쓰지 않고 주어지는 일은 불평없이 하며 옷도 화장도 다 관심없이 그저 조심조심 살고 있다가 옛 애인과 재회하면서 증오와 분노의 에너지에 잠깬다. 음악대학 중퇴. 5년 전 사고로 부모를 잃고 동생이 불구가 되기 전에는 건강, 명랑, 앙큼한 아가씨였는데 지금은 모든 것이 겁나고 인생이 춥게만 느껴진다. 동생의 수술비를 모으는 일이 가장 큰 과제이다 보니 그저 가끔 짝사랑 들키지 않는 법이나 연구할 뿐이다. 짝사랑 상대는 자신을 취직시켜준 변호사 서정호. 고마운 마음에 충성하다가 좋아졌다. 하지만 부인이 있는 남자라 들키면 큰일난다고 생각해서 마음 속 연모의 정을 오직 충성으로만 표현한다. 부모는 둘 다 의사였고 혜화동에서 아담한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보육원을 후원했는데, 거기 출신 고아인 법대생 윤석기와 사귈 때에도 전혀 반대가 없을 만큼 바르게 살았고, 따뜻했으며 언제나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잠시 머물렀던 온실에 지나지 않는다. 부모의 장례와 사고 수습 다 해주고는 각자 갈 길이 다르다며 떠났던 윤석기가 나타나 고통을 주자 오랫동안 억누르고 있던 미움과 원망이 폭발하는데.
서정호.남.35.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 느닷없이 며칠간 잠적하는가 하면 잠이 덜 깬 얼굴로 회의에 나타나 엉뚱한 소리를 하고, 검사 시절의 말투와 습관으로 의뢰인을 당황하게 하는 등 보스와 동료들에게는 골칫덩어리인데, 거기에는 남모르는 이유가 있다. 검사 시절 거액의 비자금 사건을 캐다가 짤렸고, 그 사건을 계속 틀어쥐고서 혼자 은밀히 자료 파일을 보강 중이다보니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진 듯 할 수 밖에. 사실상 로펌 업계에 대해 떫은 것도 많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기억해야 하는 많은 일들을 주희에게 의존한다. 심지어 아내의 생일까지 주희가 챙겨줘야 안다. 주희는 아내의 부탁으로 채용했다. 있는 듯 없는 듯 미약하던 그녀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끼지만, 도덕적 채무감 때문에 중증의 신경쇠약 아내와 헤어지지 못한다. 주희의 옛 애인 윤석기가 미국 로펌의 파견 변호사로 날아와 비자금 관련 파일 공개를 요구하자 완강히 거부하며 극단적으로 대립한다. 게다가 석기가 주희를 혼란과 고통에 빠뜨리는 것을 보면서 꼭지가 도는데...
윤석기.남.29.
‘나는 내가 용서한다’. 서정호의 대척점. 주희를 배신한 후 뻔뻔하고 야비하게 변해가는 자신을 매순간 스스로 용서해주면서 U턴 지점이 안 보이는 악의 행로를 가는 중이다. 잘못 들어선 것을 알지만 돌이킬 수 없다. 악행에 중독이 된 것 같고 거기서 벗어나면 끝장일 것 같다. 주희와 사귀며 사법 시험에 합격 했을 때만 해도 따뜻하고 여유있는 인생을 설계하며 감사에 넘쳤으나 주희 부모의 교통사고 수습 과정에서 모종의 음험한 제안을 받고 거절하지 못한 것이 그를 사악한 길로 이끌었다. 미국 맨하탄의 대형 로펌에서 한국인 고객(주로 거액의 도피자금을 보유한)을 관리하던 중에 비자금 사건 관련자의 한국 내 소송 업무로 귀국, 같은 공간 안에서 주희와 정면으로 부딪친다. 뜨겁고도 싱그러웠던 주희와의 사랑이 되살아나지만 이미 가는 길이 다르므로 더 냉혹하게 대하고 심지어 이용한다. 서정호에 대한 감정은 복잡하다. 주희와 헤어지지 않고 한국에서 법조인이 되었다면 꼭 저런 모습일 것 같다. 그 생각을 하면 슬퍼져서 더욱 악에 탐닉한다. ‘독사에게서 독을 빼면 이미 독사가 아니잖아?’주희의 친구이며 비서인 양하영을 함부로 대할 때 묘하게 편안하다. U턴 대신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양하영.여.27.
비서. 자타가 공인하는 관능의 여왕. 근사한 체격과 훤한 인물의 소유자. 변호사들의 연봉에 비해 너무나 적은 자신의 월급이 늘 한심하다. 보스의 성희롱도 지겹다. 그 모든 비루함을 일거에 평정하기 위해 젊은 남자 변호사들을 노린다. 올인이다. 성공하면 게임 끝이고, 가진 게 없으니 겁날 것도 없잖아?... 하지만 이미 공고한 계급 차이 신분 차이 앞에서 번번이 김이 샌다. 그러던 중 윤석기에게 반한다. 그가 친구 주희를 버린 것, 돈많은 약혼녀가 있다는 것, 정말 나쁜 놈이라는 것을 알고서도 내심 점점 매력을 느끼는 것. 짐승같은 그가 사랑에 빠진다면 그건 진짜 사랑일테고 그 상대가 나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석기를 돕기도 했다가 느닷없이 방해도 하고, 석기 보란 듯이 다른 남자와 놀아나기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이 군다. 위태로운 애증의 파도타기. 석기의 자살에 난생 처음 깊은 충격을 받고서야 비로소 소박한 행복,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데.
이재서.남.29.
워너비 보보스족. 장안의 멋쟁이들과 교류하며 쿨한 연애를 하고 와인 파티를 즐긴다. 정의감이나 공익이념 등의 강박을 거부하고 오직 유능한 프로페셔널을 지향. 결혼은 천천히 할 생각인데 동료 오유리가 자꾸 신호를 보내 귀찮다. 잠깐 노는 데에는 양하영 정도가 알맞다고 생각하고 쉽게 대한다. 그러던 중 파티 중에 모 유력인사의 딸이 약물 과용으로 안전사고를 내는 통에 망신과 고초를 겪은 후 하영에게서 뜻밖의 위로를 받자 여성관이 바뀐다.
오유리.여.27.
미국 변호사. 중3 때 미국 가서 예일대 로스쿨 마친 후 맨하탄 로펌에서 잠시 일하다가 귀국. 부모가 다 교수이고 할아버지는 전직 외교관. 미모의 수재에 빠지는 게 없는데 남자랑 잘 안 된다. 배경과 두뇌 말고 오로지 관능으로 남자를 사로잡을 수만 있다면... 동료인 이재서를 좋아하는데 관능미가 없다는 말에 충격을 받은 탓이다. 비서인 양하영이 이재서를 건드릴까봐 늘 전전긍긍.
송이령.여.35.
변호사. 실리와 이데아의 조화를 목표로 늘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려 애쓴다. 사시 수석합격, 연수원 수석 졸업 등의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으나 검사 시절 자신의 판단착오로 누군가를 불행에 빠뜨린 큰 실수가 있었다. 그를 계기로 검사직을 접고 변호사가 되었다. 음주가무에 능하고 사안에 대한 장악력과 국면 돌파력이 뛰어난 힘의 여인. 변호사 역대 전적 20전 20승. 적대적 인수합병에서부터 연예인 명예 훼손,간통사건 등 다양하다. 구성원 모두의 신상문제 카운슬러. 간결하고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서정호가 이혼 당한 후, 당연히 그의 재혼 상대는 자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판이었다...깨끗이 마음을 접고 김주희와 서정호의 결합을 위해 애써준다.
장기순.남.33.
한의사로 일하던 중에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사법 시험에 도전, 단방에 붙은 인물. 자질구레한 자격증이 열개도 넘고 기 철학, 손금, 사주, 명리학 및 관상에 능하다. 물론 가끔 틀리기도 한다. 특히 자신의 여자 문제에 대해서는 늘 혼미해서 이 여자 저 여자 걸쳐보며 실속 없는 나날을 보내던 중, 명예훼손에 의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의 의뢰인인 영화배우 신지나의 유혹에 넘어간다. 그녀에게 이용당하는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한 채 결혼 발표까지 하게 되는데.
차혜수.여.32.
서정호의 아내. 불임증에 조울증 떼쟁이. 송이령의 여동생과 친구 사이여서 서로 집에 오가다가 정호를 알게 되었다. 무덤덤한 정호를 일방적으로 좋아해 떼쓰듯 결혼했으나 자기 쪽에서 먼저 더 많이 좋아했다는 것 때문에 늘 손해 보는 느낌으로 산다. 신혼 초부터 일에 파묻혀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정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별짓을 다하다가 알콜릭에 빠졌을 때, 정신과 의사이던 주희 아버지에게 상담을 받았다. 자기를 만나러 오다가 사고를 당해 죽은 주희 부모 때문에 가책이 깊다. 그런 우울한 나날 중에 생각지도 않던 록 가수의 구애를 받자 주저없이 받아들이고 정호와 이혼. 여자는 사랑하기보다 받는 데에 더 적합한 동물이라면서.
고영중.남.51.
로펌의 대표 변호사. 검사 시절에는 강직하고 냉철하며 깊은 인간미마저 갖춘 훌륭한 선배였는데 지금은 아니다. 정치권력에 관심이 많아져서 차기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 윤석기가 들고 온 비자금 사건을 지분 참여 방식으로 수임하여 사활을 걸고 있다. 양하영의 표현에 의하면 성 기능과 함께 양심의 기능도 퇴화된 듯 하다나 어쩧다나.
세희.여.23.
주희의 동생. 부모를 죽게 한 5년 전의 사고로 자신도 하반신 불구가 되었다. 자신이 운전하던 중에 벌어진 일이어서 맘놓고 슬퍼하지도 못하고 모든 짐을 떠맡은 언니 주희에게 늘 미안해하면서 죄인처럼 살지만 사고 이전, 어리광쟁이의 맹랑하던 면이 가끔 나온다.
타미.남.25.
윤석기의 심부름꾼. 온라인 해킹, 도청, 미행 등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한다. 미국서 태어난 교포 2세로 맨하탄 뒷골목에서 마약장수들과 어울리며 쓰레기처럼 살다가 죽을 뻔 했던 순간에 석기가 구해준 때문이다. 주희 동생 세희에게 반해 석기를 배신하지만 그 손아귀를 벗어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불구인 세희와 결혼한다.
홍인기.남.53.
과거 모 권력자의 은닉 자금 관리자. 국내 거주. 정우석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자금 중 상당 부분을 해외로 빼돌린 후, 자신의 운전기사가 내막을 눈치채자 하수인을 시켜 트럭으로 치어 죽이는 데 성공했으나, 뜻하지 않게 그 과정에서 주희 부모의 차가 뛰어 들어 트럭과 충돌,현장에서 즉사하고 세희는 불구가 되었다. 당시 주희와 세희의 대리인이던 윤석기가 재조사를 요구하자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엄청난 조건을 제시하며 회유, 미국으로 보낸 바 있다.
권혁중.남.39.
홍인기의 하수인.
호식.남.35.
현직 검사. 서정호 및 송이령의 친구.
신지나.여.26.
갓 데뷔한 스무살 즈음부터 이미 거물의 애첩이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여배우. 그 소문은 사실이다. 1년에 몇 달은 거물과 함께 이름난 해외휴양지를 돌며 밀회를 하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배우로 산다. 거물의 숨겨진 여인으로 살아야하는 갈증을 가끔씩 농도 짙은 에로 영화에 출연하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달랜다. 비자금 사건의 윤곽이 점점 드러나면서 거물과의 관계 또한 밝혀지려는 순간에 의도적으로 애꿎은 변호사 장기순과 스캔들을 터뜨려 그 모든 것을 은폐하려 든다.
데보라 홍.여.23.
미국 거주. 윤석기의 약혼녀이며 홍인기의 질녀. 바이얼린 전공의 천진난만한 아가씨. 한국에 독주회를 하러 온 김에 결혼식도 치르려 했으나 양하영으로부터 윤석기가 주희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듣고는 울며불며 파혼을 선언, 혼자 미국으로 가버린다.
은애.여.24.
로펌 직원.
민지.여.24.
로펌 직원.
박실장.남.40대.
로펌 비서실장.
<전체 줄거리>
주희는 늘 다소곳한, 보기에 따라서는 맹해 보이는 웃음으로 일관한다. 동료인 양하영은 대한민국의 상위 1%인 젊은 변호사들의 인생을 부러워하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하찮은 일과 박봉에 늘 불평하며 어떡하면 저들의 언저리에나마 다가가보나 머리를 쓰지만 주희는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할 때면 웃기는 비디오 테잎 빌려서 동생 세희와 함께 보며 맘껏 웃고, 적은 월급 아껴서 두어 달에 한번쯤 세희에게 바깥나들이 시켜주고, 동생의 수술비를 위해 적금 붓고... 그런 생활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부모를 앗아가고 동생을 불구로 만들었으며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게 한 5년 전의 참사를 생각하면 무얼 바란다는 게 두려운 것이다. 그 사고로 포기해야만 했던 바이얼린이 가끔 그립고, 하영이 정호에 대한 감정을 탐색하며 이리저리 쑤석일 때면 얼핏 쓸쓸하기는 하다. 부인이 있는 남자를 짝사랑 한다는 게 가당치 않다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자신을 취직시켜준 은인이 아닌가. 그러나 자신의 형편에는 그런 짝사랑이 딱 맞는 것 같다. 들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욕심 내지 않을테니 이렇게 조용히만 살게 해주세요’그런 마음.
그런데 주희 앞에 자신을 버린 남자, 윤석기가 나타난다. 뻔뻔하고 냉혹한 악인이 되어서. 석기는 과거의 개인사가 드러나는 것은 서로 불편하니까 주희에게 다른 직장을 주선해주겠다 하고, 주희는 단호히 거부한다. 석기가 업무를 마치고 다시 미국에 돌아갈 때까지 참고 다닐 생각이다. 사랑도 배신도 다 과거지사이며 윤석기는 이미 자신의 마음 속에서 죽은 사람이니까...하영에게조차 석기와의 과거사를 말하지 않고 오직 석기가 다시 돌아갈 때까지 아무 일 없기만을 바라는 주희.
그러나 그건 주희의 생각일 뿐이다. 지난 날의 풋풋하고 열정적인 윤석기는 주희를 버리던 순간에 죽었을지 모르나 맨하탄 정글의 하이에나로 조련된 윤석기는 엄연히 현재에 살아있어서, 이 직장에 큰 파문을 일으킨다. 윤석기가 들고 온 것은‘예금보험공사 대 정우석 사건’. 과거 어느 재벌기업이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이 불법이었으며 당시 현지법인 대표로 되어있던 정우석이 그 과정에서 막대한 비자금을 밀반출했다는 예보측의 주장에 의한 소송으로, 윤석기가 소속되어 있는 맨하탄의 ‘로니 앤 데니슨’이라는 로펌에서 피고 정우석의 변론을 맡은 껀이다.
그런데 정우석이라는 인물은 서정호가 검사 시절에 그 배후를 캐다가 권고사직으로 손을 떼게 한 존재다. 서정호는 사직 후 지금의 이 로펌,‘송현’의 변호사로 일하면서도 당시의 수사파일을 틈틈이 보완하며 언젠가는 내막을 백일 하에 드러내겠다는 결심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석기와 정호는 당장 대립한다. 윤석기가 속해있는 로니 앤 데니슨에서는 서정호가 갖고 있는 정보를 역이용하면 소송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송현’과 지분 계약을 맺고 윤석기를 파견한 것인데, 서정호는 ‘송현’의 대표 변호사 중 하나이며 오랜 선배인 고영중에게 이 시건을 맡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정호와 절친한 현직 검사 몇과 의기투합하여 언젠가는 정우석의 실체를 폭로할 참인데 ‘송현’이 정우석의 변론을 맡다니. 그러나 고영중은 수임액이 엄청난 이 사건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서정호와 송이령의 간곡한 충언에도 불구하고 고영중은 비서인 양하영을 석기에게 상납까지 해가며 석기의 환심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석기는 하영을 통해 정호가 주희를 이곳에 취직시켰다는 것을 알자 묘한 기분이지만 감정 따위 접기로 하고, 서정호의 자료를 빼내기 위해 홍인기의 도움을 청한다. 타미를 시켜 정호를 미행하는 한편 서정호 아내 혜수의 발작적인 의부증을 부추겨 정호가 주희를 시켜 녹취록을 정리하고 있는 호텔방에 가게 하는 것이다. 석기의 전화를 받은 혜수가 들이닥쳐 주희를 욕하며 때리고 난동을 피우는 틈에 타미는 정호의 파일을 빼돌린다.
정호는 파일 도난 사건을 해결 하기에 앞서 주희가 아내 혜수로부터 봉변 당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주희를 위로 하려 하지만 주희는 ‘괜찮아요, 사모님은 아프신 분이니까’로 일관한다. 그런 주희의 태도를 답답해 하다가 정호는 결국 화를 내며 자기도 모르게 주희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고 만다. 주희는 당황한다. 정호의 감정이 연민 이상이라는 것을 기뻐할 겨를도 없이,파일을 빼낸 타미가 석기의 하수인이라는 것을 알고 경악한다. 이미 지나간 사랑이지만 그 사랑이 거짓이 아니었다면 내게 이럴 수 있나,아니 사랑을 아는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나...주희는 슬피 울며 석기에게 제발 그렇게 살지 말라 애원하고 그 모습을 정호가 본다.
정호는 석기에 대해 분노하며 주희를 지키려 하지만, 석기는 이미 그 모든 것 다 아랑곳없이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정호와 주희가 보는 앞에서 자료 유출의 누명을 주희에게 덮어 씌운다. 주희가 돈을 받고 파일을 상대측에 넘겼다는 것이다. 석기는 주희의 누추한 생활과 그 짝사랑 상대인 서정호와의 모호한 관계를 야유하며 더욱 야비함을 드러낸다.
송이령은 장기순과 한팀이 되어 맡은 여배우 신지나 명예 훼손 사건을 통해 신지나가 아빠라고 부르는 남자의 존재에 의혹을 갖는다.
영중은 석기의 주장에 의혹을 느끼면서도 그의 강권을 거부하지 못하고 강권으로 주희를 고발한다. 주희는 연행된다. 정호는 결국 석기에게 타협안을 제시한다. 석기가 타미를 시켜 자료를 빼돌린 사실을 불문에 부칠테니 주희에게 씌운 누명을 벗기고 풀려나게 해달라는 것. 석기는 비웃으며 거부한다.
정호는 아내 혜수를 설득한다. 석기의 음성을 알고 있으니 이 모든 것이 석기의 계략이었다는 점이 밝혀지도록 증언을 해달라고...주희 부모가 자신을 만나러 오는 길에 죽었다는 것 때문에 주희에 대해 가책과 연민을 느끼면서도 정호와 가까이 지내는 것이 싫기만 한 혜수는 그러나 결국 석기에게 주희를 풀어주지 않으면 석기가 자신을 부추긴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다.
하영은 하영대로 석기에 대한 감정이 복잡해진다. 주희와 과거 연인 사이였다는 것이 놀랍고, 옛연인을 그토록 파렴치하게 대하는 것은 더욱 끔찍하다. 세희에게 반해 석기 몰래 찾아온 타미를 대동하고 석기를 만나는 하영. 석기 앞에서, 타미, 세희, 하영은 주희를 풀어달라 간곡히 부탁한다.
석기는 국면의 전환을 꾀하기 위해 주희의 알리바이를 만들어주고 풀려나게 해준다. 궁지에 몰린 듯하면서도 여전히 주도권을 잡고 있는 석기...관계자 모두가 석기의 뻔뻔함에 치를 떨면서도 주희의 안전을 위해 아무 말도 못하는데. (6부까지의 내용. 대본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으나 추후 대본 수정과정에서 조율할 예정)
석기의 약혼녀가 귀국하여 독주회를 열고 정우석 사건의 재판이 시작된다.정호는 전략적으로 석기와 한팀이 되어 정우석을 변호하는데, 주희는 석기가 5년전 자신의 부모와 세희가 사고를 당했을 때 자신의 대리인 역할을 하면서 모종의 은밀한 협상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석기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그 협상이란 5년 전의 교통 사고의 수습 과정에서 오간 것-주희의 부모 및 행인 1명(홍인기의 운전기사)이 현장에서 죽고 동생 세희가 하반신 불구가 된 참사는 실은 홍인기가 자신의 운전기사를 죽이기 위해 치밀하게 도모한 살인극이었다. 그 과정에서 주희네 차가 사고를 당한 것은 우연이었지만 그로 인해 주희는 사랑하는 남자 윤석기까지 잃었다. 홍인기는 행인이 주희 부모의 차에 치인 것으로 위장하려다가 당시 의식 불명의 세희와 부모를 잃은 충격으로 정신이 없던 주희를 대신하여 사후 수습을 하던 석기가 사고 경위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자 윤석기에게 미국 로스쿨 유학 및 돈과 권력이 보장된 미래를 제시했고, 석기는 주희를 버리기로 결심, 미국행 비행기를 탔던 것이다.
석기에 관한 숨겨진 사실들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주희는 점점 위험에 빠지고, 정호는 주희를 보호하는 한편 석기를 이용해 정우석 비자금 사건의 내막을 완벽하게 캐야 한다는 부담으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데 혜수는 이전보다 더 바쁘고 무심해진 정호의 빈자리를 이제는 외간 남자와의 연애로 채우려 든다.
하영은 짐승같은 석기에게 자신도 알 수 없는 애정을 느끼고,영중은 하영을 통해 석기의 심중을 알아내려 애쓰는가 하면, 로펌의 남녀들이 석기로 인해 야기된 혼란 속에 애정, 혹은 이해 관계에 따라 정신없이 이합집산하는 가운데, 정우석 사건의 결정적 단서는 엉뚱한 데서 드러난다. 여배우 신지나가 제기한 명예훼손 사건이 진행되면서 송이령이 신지나의 아빠,즉 정부가 정우석이라는 사실을 눈치채는 것이다. 정호는 즉시 신지나의 계좌를 은밀히 추적한다. 석기는 당장 영중을 통해 정호의 행보를 차단한다. 자신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타미에게 세희와의 교제를 허락하는 조건으로 두 자매를 교묘히 곤경에 빠뜨리는 한편, 정호 아내 혜수의 연애 행각을 빌미로 혜수를 협박, 주희와 정호를 괴롭히는 것이다. 정호는 다시 한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주희는 자신의 복수심이 석기를 더욱 악하게 만들고 그것이 정호를 더 힘들게 한다는 것이 괴롭다. 그런 참담한 상황 속에 둘 사이의 애정은 더욱 깊어지고 석기는 주희와 정호 사이를 집요하게 이간한다.
결국 이 모든 문제는 정호와 주희가 현재의 사랑을 인생의 우선 순위에 놓음으로써 풀리기 시작하는데...
정우석은 신지나의 정부이고 정우석의 배후에는 더 큰 거물의 비자금을 지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으며, 석기는 한낱 그들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들이 정호에 의해 밝혀지자 영중은 선수를 친다. 양심선언으로 위장된 내용의 기자회견을 통해 석기에게 모든 혐의를 뒤집어 씌운다.사실은 그것조차 거물과의 협상 결과이다. 석기는 로니 앤 대니슨에 구조요청을 하지만...
이제 주희와 정호에게는 석기가 자멸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정호는 오랜 번민 끝에 아내 혜수와 협의 이혼 절차를 마치고 애인과 함께 떠나는 모습을 지켜 본 후 주희를 만나,‘네 마음 속에서 윤석기에 대한 미움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맘껏 정호를 사랑하고 싶은 주희는, 그러나 선뜻 받아 들일 수가 없다. 주희는 마지막이라 생각하면서 석기에게 간곡히 부탁한다.‘내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어. 널 용서해야만 내가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며 살 수 있으니까’그러나 석기는 웃으며 건물 옥상에서 몸을 날린다. 주희는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석기를 더욱 용서할 수 없게 된다.
하영은 석기의 자살에 충격을 받아 사표를 내고 파란만장했던 여비서 생활을 청산한다. 이재서 역시 멋쟁이 보보스족 흉내로 점철된 청춘을 접기로 결심, 사표를 낸다.
이령은 ‘송현’을 나와 합동 법률 사무소를 차리고 재서와 기순, 유리가 차례로 찾아오는데 정호만 없다. 석기를 죽게까지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회한 끝에 잠적해버린 정호.
장기순은 여배우 신지나에게 속아 결혼까지 할 뻔 했던 추억담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며, 여전히 이재서를 잊지 못하는 오유리에게 작업을 걸다가 뺨을 맞는 등 안풀리는 여자문제로 어수선해 하고, 송이령은 주희에게 지난 일을 다 잊고 정호에게 안정을 되찾아줄 것을 권한다. 주희는 석기의 죽음 이후,정호에 대한 사랑을 포기했었는데...
밑바닥 인생 타미와 불구의 세희가 애틋하고 아름다운 결혼식을 치를 때 정호가 나타나고 하영이 세희로부터 받은 꽃다발을 다시 주희에게 던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