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사모님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몸으로 체험하고 계시죠?
늘 감사드리고 감사드립니다.
다만 건강을 해칠까 걱정인데
평택에서 뵐 때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심심풀이 글 한 편 올립니다.
남친
가수 조영남은 여친이 많기로 유명하다.
헌데 그의 말을 가만히 듣다보면 조영남의 ‘여친론’은 우리의 상식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개그우먼 이경실이나 방송인 최유라를 소개할 때 그렇다.
어느 토크 프로그램이서 조영남은 이경실을 가리키며 ‘내 여자친구’라고 소개하였다.
당시 이경실은 이혼의 아픔을 딛고 막 재혼한 상태여서 이 말을 사람들은 뜨악하였다.
‘저 사람이 무슨 헛소리로 분란을 일으키는가’라는 시선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최유라를 소개할 때도 그랬다.
하지만 조영남의 진의(眞意)는 ‘나와 친한 여자’라는 의미였을 뿐 통상 생각하듯이 ‘사귀는 사람’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둘째 헌이의 성품은 어릴 적 나를 닮았다.
숫기도 없고,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어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 그렇다.
초등 2학년 때 헌이의 짝궁은 원이라는 여자아이였다.
9살짜리 아이인데도 깔끔한 성품에 단아한 태도가 돋보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헌이는 종종 원이 이야기를 했다.
물티슈로 책상을 닦아주었다거나 맛있는 간식을 나눠 먹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헌이 생일에 초대된 원이의 모습은 나와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원이에게는 좋아하는 남아 아이가 있었다.
원이의 남친은 헌이 뿐 아니라 은근히 기대했던 내 마음까지 상심하게 하였다.
죽백초등학교에 전학을 가서는 ‘리’라는 아이에게 마음을 주었다.
하지만 리는 모든 남자아이들의 선망.
헌이는 친구들이 리와 사귀는 동안 부러운 시선으로 멀거니 지켜보기만 했다.
얼마 전 학교 급식실에서 ‘원’이를 만났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된 원이는 몸집은 커졌고 성격도 밝아졌지만 단아한 모습은 여전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서 ‘너 원이 아니니?’라고 묻자 원이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누구세요?’라고 되물었다.
그 사실을 헌이게 말하자 헌이도 학교 올라가는 언덕빼기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마음이 있으면 한 번 말을 걸어보지 그랬어’라고 말하자 ‘어릴 때 일인데요 뭘’라며 심드렁하게 말한다.
그 뒤에도 종종 원이를 급식실에서 만난다.
하지만 원이가 나를 알아보는지, 나를 통해서 진헌이를 기억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남녀공학에 입학한 큰아이 ‘채’는 신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성품이 밝고 서글서글해서 선생님이나 남자아이들과도 허물없이 사귄다.
조영남식으로 말하면 ‘남친’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채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아이들은 우리학교를 졸업하고 비전고로 진학한 ‘준’이와 초등학교 동창생인 ‘규’다.
준이는 같은 반이어서 절친이랄 수 있지만 좋아하는 아이가 따로 있는 듯하고, 규는 다른 학급이어서 평소 얼굴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아내는 자꾸만 ‘규’와 연결시키고 싶어한다.
규의 부모가 중, 고등학교 선생님인데다 비전중학교를 다닐 때 성적이 전교 톱 랭킹을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헌데 얼마 전 내가 준이의 품성에 대하여 칭찬을 하고부터는 태도가 달라졌다.
품성도 좋고 성적도 준수한 준도 은채의 짝으로 부족함이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채의 마음.
아내가 전한 소식에 따르면, 채는 ‘준’에 대해서는 절친으로, ‘규’에 대해서는 마음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채는 밤 10시 심화반 자율학습이 끝난 뒤에도 냉큼 달려 나오지 않는다.
듣기로는 규를 만나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란다.
그저께 아내가 ‘규’ 정도면 사귀어도 좋다고 농담하자 크게 반기는 태도를 보였던 것에서도 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모든 것은 미지수다.
규의 마음도 확실치 않고,
채가 연애를 하기에는 아직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3.4.16)
첫댓글 남친 여친 그 표현속에 일반적인 개념이 꼭 있어야 할까요???
조영남처럼 나랑 친한여자가 여친이듯 말이죠... ^^
음 요녀석들 어떤 연애행보로 이어질지 궁금해집니다. ^^
풋풋한 아이들의 사랑이 느껴져 미소가 띄어집니다~~~ ^^
선생님, 저희집 머슴아들 '후'와 '효'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기억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