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RTS)는 왜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외면 받나?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LTCM)사건이 결정적.
러시아 증시(RTS) 주당순자산가치(PBR) 0.37.
즉, 주가수준은 자산가치의 37% 수준에 불과.
(이길영의 분석코멘트)브릭스(BRICs) 국가로 무한한 자원과 성장 잠재력을 지닌 세계2위 군사대국 러시아가 글로벌 투자시장에서는 철저히 외면 받고 있습니다. 통상 정상적인 주식시장이라면 주당순자산가치(PBR)가 왠만해서는 1을 하회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증시(RTS,Russian Trading System)는 현재 주당순자산가치(PBR)가 0.37을 기록하고 있어 상장주식 전체의 시가총액이 자산가치의 37%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 되어 있습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자본주의 패권국인 미국과 대립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입니다. 돈은 자본주의의 산물이고 자본주의 시스템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정치 및 경제시스템에 대한 불신입니다. 현재 러시아 경제는 ‘마피아 경제’로 표현할 정도로 정치와 경제가 야합한 투명하지 못한 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러시아 정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보는 시각에 대한 불신입니다. 러시아는 아시아 금융위기(IMF,1997) 당시 모라토리움(국가부도)을 선언(1998)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투자손실을 안겼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LTCM,Long-Term Capital Management)사건으로 LTCM은 당시 투자금 1조2500억 달러의 대부분을 잃고 파산하게 됩니다. 당시 LCTM은 자본금은 47억 달러였으나 고객들의 투자금에 더해 막대한 레버리지(은행으로부터 신용차입)를 일으켰습니다. ‘국채는 안전하다’는 믿음과 러시아가 설마 모라토리움(국가부도)를 선언하겠어! 하는 ‘설마’가 사람을 잡고 말았습니다. 러시아는 탈출하는 달러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끝내 모라토리움(국가부도)를 선언하고 맙니다.
이에 레버리지 캐리트레이딩(저금리 지역의 자금을 차입해 고금리 지역에 투자)과 미국 국채와 러시아 국채 간 무위험 차익거래를 했던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LTCM)는 투자금 상환불능에 빠지면서 하루아침에 파산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러시아의 시각은 자본주의 패권국인 미국의 자업자득으로 보고 있으며, 아직도 이 같은 시각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도 3투신(대한,한국,국민) 중심으로 5천억원 이상의 투자손실을 기록하면서 뼈아픈 투자경험을 했습니다.
네 번째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후진형 경제시스템을 갖고 있어 투자상품이 다양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다섯 번째는 주기적인 달러 대비 루블화의 극심한 환율변동 리스크를 들 수 있습니다.
이상의 요인으로 인해 러시아는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고 있는 것입니다.
종합해보면 정치적인 부분은 동서 냉전체제가 사실상 와해된 상태이지만 금융시장의 냉전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산물인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는 허용된 룰 안에서 규제 없이 머니게임이 가능하지만, 사회주의는 허용된 룰은 있지만 언제든지 국가가 나서 룰을 바꾸거나 정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중국, 러시아, 브라질(좌파 노동당)의 금융시장에 투자할 때 자본주의 시장과 구분해야 하는 주요 체크 포인트 입니다. 사회주의는 절대 탐욕적인 무한대의 머니게임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2015.11.8 글. 이길영/전 한국경제TV 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