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촐한 무대~볼품없다 저예산 티가 여실히 드러난다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밀고나갈 듯한 느낌이 아주 강렬하게 밀려온다
네 명의 남자배우들~ 페르디낭 보솔라 추기경 안토니오 한 명의 여자배우 1인2역 말피와 줄리아 5인6역의 공연이다
세익스피어인가~? 1600년대 배경이라서인가 말투가 근대 서사시를 읊조리 듯 비유와 은유법을 상당히 많이 쓴다 계속 세익스피어가 떠오른다 복수극의 일인자 죤 웹스터작가의 작품이란다
완전 빨려들어가는 대사들 내 것으로 만들고 싶지만 외워서 옮기고 싶은 맘 간절하지만 3초만 지나면 모든게 백지상태~ 아스라히 사라져가는 멋진 대사들~ 비록 머리 속에서 맴맴 맴돌아도 여전히 먹먹함이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상류층 귀족여성의 재혼이 창녀취급을 받던 시절 말피공작의 참사랑이 죽음을 불러일으켰던 시대의 로맨스극이다
쌍둥이 누이를 사랑했던 해서 질투에 눈이 멀어버린 또 해서 미치지않곤 버틸 수 없었던 말피의 동생 페르디낭역 김주완배우~ 홀딱 반해 버렸다 외모는 그닥 훌륭치 않다 허나 연기가 완전 미친 광기 바로 그거였다 발성 대사톤 너무 듣기 좋고 연기를 위해 태어난 배우~ 무대 위에서 살아 숨쉬는 광대~ 인간이기 전에 배우였던 듯 미쳐 날뛰는 살아있는 생명력 바로 그거였다
또 한 남자 미천한 인간이기보단 페르디낭의 충실한 심복의 길을 택했던 하인 보솔라역 백익남배우~ 농익은 연기 여유있는 자태 무대 위에서 잔뼈가 굵었을 것만 같은 무대 거장의 향취가 물씬거린다 대사톤부터 남달랐고 제스추어는 완전 세익스피어 시대였다 선과 악의 두 얼굴 사이에서 춤추는 방황하는 우리의 거울같은 보슬라~ 뚝배기보다 장맛이라 했던가 특유하고 개성강한 독특한 캐릭터의 배우다
시대의 관습에 굴하지않고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는 말피공작 죽어서 죽은 눈흘김으로라도 자신의 사랑을그리워하며 후회없는 삶을 살고간다는 말피공작역 민정희배우~
약간은 어색한 듯 수줍은 듯 시작하여 굉장한 과감성을 뒤로 감춘 채 정열적인 섹스씬 전율이 일고 만감이 교차하는 분노의 오열씬 사랑의 일념에 몸부림치는 죽음씬까지 자연스러운 듯 자연스럽지 않은 듯 오묘한 표정과 말투의 팔색조같은 분위기로 관객들을 화악 사로잡는다 뛰어난 미인도 못생긴 건 절대 아닌 이리보면 별루고 저리보면 상당히 괜찮은 카멜레온같은 말피공작 민정희배우였다
시대에 항거하는 사랑의 자유 사랑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질투와 음모와 복수의 연속 내면의 두 얼굴 선 과 악
정직함은 목숨을 앗아가지만 사악함은 욕망을 채워준다고 했던가~? 미천한 인생이 싫어서 충실한 개가 되어 살았건만 돌아오는건 죽음을 향해가는 음모와 누명뿐
신분이 사람보다 앞섰던 시대 시대를 초월한 사랑도 충직한 개가 되어 인간답게 살아보려했던 욕망도 모두모두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충직한 개는 영원한 개일 뿐이었고 복수는 복수만을 낳을 뿐이었고 시대를 초월한 사랑은 죽음 뿐이었다
배우들의 연기에 완전 몰입 시간가는 줄 몰랐다 연극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걸 자신있게 보여준 연극 말피~였다 너무 좋았다 어색함은 어색한대로 과장됨은 과장된대로 부족함은 부족한대로 넘침은 넘친대로 서로 뒤엉켜 채워주고 나눠주며 조합이 너무나도 뛰어났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