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틈새. 쾌청한 주말을 본다는 것은 등산객에게는 정말 즐거운일이다.
사전에 약속된 일정. 고향주변의 산들을 보고, 또 과거사람들의 흔적을 찾고 싶었다. 혹시 세월탓에 그들이 후손에 남겨주었던
삶과 메세지가 사라진것은 아닌지..
아침 6.24분 무궁화로 익산을 향해 출발. 약속된 장소(부송동 KT 전화국)에서 8.40분 버스를 타고 미륵사지 앞에서 하차.
가파른 암릉이 있는 그길..미륵산을 다른 산처럼 느끼게 만드는 그길을 따라 장군봉(제1봉)을 오른다.
산업단지로 파헤쳐지고 있는 100만평 규모의 대지옆, 내가 살던 옛 고향이 있다. 공기부터가 다른것 같다.
장군봉을 지나 우제봉..아불싸 간다는 것이 그만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까지 직진했다. 길을 물어 다시 우제봉으로 컴백.
우제봉 바로 중앙에 나있는 길을 따라..하산... 새로 축조해서 복원한 미륵산성 옆길로 걷는다.
산북도로를 만나고 다시 용화산을 향한 발걸음....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안닿아서 그런지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식생이 빽빽하고 싱그럽다. 더구나 오솔길을 연상시키는 머리를 수북히 덮는 나무사잇길...그리고 도란 도란 대화들...
용화산...산정상에 묘하나 덩그렁...하산 길을 대로처럼 활짝 열려져 있고 ..그 끝에 서동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쉬면서 3시간 정도의 산행이라고나 할까??
마중나온 동화님을 따라 근처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고 내친김에 심곡사를 찾아간다.
고향마을 근처에 이러한 곳이 있었나?? 한적한 계곡 깊숙이 자율커피숖. 분위기가 넘 좋다. 나중에 지인들이 이곳을 방문할 때면 꼭 데불고 와야 되겠다. 자랑하고 담소할 수 있는 좋은 장소를 하나 발견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저녘엔 익산에서 동화님하고 막창에 갈비살로 저녘을 먹었다...맛있다. 중소도시의 생활만족도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왜 사람들은 북적대고 값비싸고 각박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만 살려고 고집하는 것일까??
'12.7.8 (일요일)
아침 8시에 익산을 출발한다. 예전에는 고군산군도의 한섬에 불과했던 신시도. 그 신시도가 새만금 방파제가 생기면서 자연스래
육지의 일부가 되었다.
어떠한 모습일까 기대가 된다. 저녘에 가는 길과 산행코스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덕택에 기분좋게 신시도에 도착했다.
이쪽 저쪽 즐기는 분위기의 산행꾼들.
월영고개로 살짝 올라서서 월영봉을 올라간다. 아! 어떠한 분위기인지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고군산군도의 점점이 뿌려진 섬들을 바라보는 경치. 물론 남해에도 바다를 바라보는 산행이 있지만,,, 이처럼 오밀조밀한 모양으로 섬을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멋있다. 그러한 섬들이 하나로 합체되는 공사가 시작되고 있다. 얼마 안있으면 드라이브로 고군산군도를 일주할 수 있을 것 같다. (개발이고 혜택인가? 아님 훼손인가??)
월영봉을 지나 하산..섬 들판을 가로질러 해변을 지나 대각산을 향한다. 낮으막한 200미터 남짓한 산들. 하지만 강렬한 여름태양에 온통 온몸이 젖는다. 그리고 바위와 바다와 하늘이 조화롭게 이어지고 맞닿는 느낌.
대각산은 오름이 좋다. 꽤 근사한 바위들이 오름을 따라 펼쳐진다. 정상엔 3층규모의 전망대가 있다. 시원한 바람.
내려오고 싶지 않을 정도의 시원한 바람과 전망이 기다리고 있다. 티브이에서 한번 보금 마음에 품었던 선유도도 가까이 보인다.
하산하여 다시 산과 산 사이의 신사이 평지길을 걷는다. 아까 올랐던 월영재까지 약간의 가파름. 어디로 갈까? 왔던 주차장으로 그냥 갈까? 오른쪽 산을 한번 더 타기로 한다. 199봉.
이로서 신시도 전체 산은 거의 다 올라본 것이 된다. 약 3시간 코스.
한편의 "바다를 품은 산"속에서 한바탕 거닐다 온 것 같다. 아름답다. 그리 힘들지 않으면서도 ..
오는길에 입석리 고분군에 들려 역사를 생각해본다.
오늘은 그냥 골짜기에 잠들어 있는 하챦은 역사일지 모르나, 이곳의 과거는 어떠했을까? 혹시 한반도에서 가장 융성했던 부족이
살던 곳은 아니었을까?
2012. 07. 09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