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2011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발전과 연대를 위한 부산국제심포지움
재외동포 청년세대들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11월 19일엔 부산민주공원 소극장에서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발전과 연대를 위한 국제심포지움”이 열렸다. 이 행사는 올해로 5번째 열리는 행사로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와 해외동포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약 동포넷)가 주최한 행사이다.
오전 1부에서는 공주대 한민족문화교육원 윤경주 교수의 “재외동포 청년세대의 디아스포라” 주제발표에 이어 재일동포 유성도(재일코리안청년연합 기타오사카 위원장), 재중동포 예동근(부경대 교수), 재러동포 고가이밀라(볼고그라드, 한양대 유학중) 등 동아시아지역 청년세대 동포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오후 2부에는 KYC 김동열 대표로부터 대구KYC와 일본 오사카 KEY 두 단체가 펼쳐온 교류활동의 사례를 들어보고, 부산대 해외봉사단 박상준 단장으로부터는 부산대학교해외봉사단이 2007년부터 실시해온 연변 조선족소학교와 조선문독서사 지원활동 사항을, 그리고 동북아평화연대와 지구촌동포연대의 재러동포와의 교류활동 사례발표가 있었다.
특별히 3부 시간에는 국내 청년들과 동포청년들과의 이야기 한마당이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정리해 보았다.[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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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9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린 부산국제심포지움 3부 행사, 한국인 청년들과 재외동포 청년들이 나와 이야기한마당을 펼쳤다. 사회자 노호성씨의 진행으로 한국인 이재원(26), 김기진(부경대 재학생), 김지수(경남정보대 재학생), 재중동포 최해용(영산대 재학생), 재러동포 고가이밀라(한양대 재학생), 재일동포 리정애(서울체류기 저자) 6명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재중동포 유학생 최해용 씨
“부모님이 한국에 나가 돈 버는 것
이젠 부러워 하지 않는다”
이야기 한마당에 참가한 20대 청년 중국동포 최해용씨(영산대 재학생)는, 한국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국인 친구들은 스타벅스 같은 곳에서 만나기를 즐겨하는데 그런 장소가 낯설고 또 서로 마음을 잘 열지 않아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위에 조선족친구들이 많이 있는 것도 한국인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들었고 “한국인 친구가 조금 친해지니까 아르바이트해 월급을 타는 날이면 쉽게 돈을 빌려달라고 해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부모님이 한국에 와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최해룡씨는 “예전에는 (부모님이) 한국 나가서 돈 번다고 하면 부러워했지만 지금은 한국 나가서 돈 버는 것을 부러워 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는 “2008년 한국에 유학 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돈을 벌어보니, 부무님들이 한국에 와서 얼마나 힘들게 일하며 돈을 버는지 알게 되면서 생각도 달라졌다”고 답변을 주었다.
조선적 재일동포 리정해 씨
“저는 조국 통일을 보는 그날까지
조선적으로 살겁니다”
조선적 재일동포 리정해씨는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 체류하며 최근 <서울체류기> 만화책을 내 관심을 모았다. 리정해씨는 한국인과 결혼을 했지만 한국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조선적 신분으로 계속 남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 이유는 한국국적도 북한국적도 아닌 ‘조선적’ 신분으로 조국의 남북통일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조선적’은 ‘일본에 거주하면서 대한민국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적을 갖지 않고, 일본에 귀화하지도 않은 이들이 갖는 행정상의 적’이다. 여권이 없는 ‘조선적’자들은 일본출국 시 매번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발행하는 ‘재입국허가서’를 가지고 여행을 떠난다
리정해씨는 일본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일본학교를 다니다가 2005년 8.15민족축전행사 참가 계기로 한국에 와서 “조선말(한국어)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있는) 조선대학교로 편입해 다녔다”고 소개했다.
조선적이기 때문에 리정해씨는 한국인과 결혼을 하여 한국 입국을 하려다가 세 번씩이라 거부를 당했다. 조선적은 북한 국적자라는 인식이 한국정부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정해씨가 언론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힘으로 인해 한국에 입국할 수 있었다.
재일조선적인 리정해씨는 일본사회에 한류문화와 K-pop(한국팝송)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재일조선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차별이 많다고 말한다.
리정해씨는 서울 광장시장에서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상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려인 재러동포 고가이밀러 씨
“한국말을 처음 듣게 되었을 때 느꼈던 느낌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
고려인 4세 고가이밀라씨(볼고그라드 한양대 유학 중)는 한국말을 듣고 이해하는데 능숙하지 못했다. 이만큼 고려인 동포 청년들은 우리말(한국어)을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준다. 고가이밀라씨는 2008년 한국 한양대학교에 유학을 와서 현재는 졸업을 한 상태이다.
고가이밀라씨는 오전에서 열린 주제발표에서 러시아동포의 생각을 전달해주었다. 그녀는 대학3학년때 한국문화센터에서 “한국말을 처음 듣게 되었을 때 느꼈던 느낌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그때부터 러시아에 대해서 인식도 바꾸게 되었고 … 조금씩 고려사람의 역사, 문화를 의식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가이밀라씨는 러시아동포가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할줄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한국말의 회복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동포세계 제8호(2011년 11월 25일 발행 통번258호) 2011.11.29 인터넷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