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진 스포츠 칼럼]
No need for speed
앨버트 불라(Albert Boula)는 화이자(pfizer)의 긴급 국제회의 외에 외부 활동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주로 외부와 차단된 집무실에서 칩거 중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전자국제현황판을 바라보다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2021년 3분기 매출 241억 달러……순이익 77억 달러, 그렇다면 134% 매출이 늘고 수익이 133%가 된 것인가.”
그의 수석비서관 폴 역시 모니터를 통해 만면에 미소를 건넨다.
“해피 썰(Sir)! 현재 코미르나티 매출은 열 배까지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기초 전망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더나는 어떻게 됐는가?”
“예, 모더나는 이제 겨우 3분기 매출 49억 달러 정도……참, 이번엔 회장님께서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폴! 자네는 나를 농락하는가. 내가 어떻게 자네들이 만든 백신을 맞겠다고 생각하는가. 더구나 내가 제일 싫어하는 바이온텍 그 자들과는 사실 마주하고 싶지도 않다네. 그들은 늘 우리 식탁에 숟가락 한 개 얹어두기 바쁘지. 이번 기회에 아예 정리해두고 싶다네.”
“회장님 CNBC로부터 인터뷰 신청이 왔습니다.”
“지금 바쁘다고 그러게. 아, 아니 잠깐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전하게. 단, 인터뷰 채널은 CCTV 모니터를 통해 하자고 그러세.”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CNBC 볼레르 기자입니다. 요즘 백신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장님께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누구보다도 본인 자신이 솔선수범해야 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요.”
“이 애송이 기자 양반,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전달해주게. 내가 자네에게 충고 하는데 나의 사랑스럽고 고마운 백신 코미르나티를 맞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누구보다도 우리 회사의 백신을 잘 아는 능력자 마이클 이던 때문이라네.
‘지금 당장 죽고 싶지 않으면 백신을 접종하지 마시오.’
오, 그렇다네. 나는 늘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59세의 아주 건강한 중년이고, 풋내기같은 의료진과 같이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도 아니네. 그러니 내가 왜 백신 접종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면……누가 맞으란 뜻이지요?”
“개돼지같으니라고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가. 한 바이알이라도 가난하고 성실한 민중들에게 맞혀주게나. 그들이야말로 전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고맙고 성실한 인간들이지. 사실 코로나19는 신이 내려준 고귀한 선물이지. 이토록 크나큰 신의 은총을 받을 줄이야 생각이나 했겠나.”
그의 책상에는 지구본 대신 왕관형 다이아몬드들이 박힌 국제 코로나(CORONA) 모형본이 놓여있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찬찬히 그리고 유심히 모형본을 돌린다.
그리고 부드럽고 환한 표정을 지으며 볼레르 기자에게 말한다.
“기자 양반, 나는 우리의 재정적 성과가 매우 자랑스럽다네. 이것은 우리가 인류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을 상징하지. 인간 사회의 구조는 둘로 나뉜다네. 하나는 지배하는 자와 다른 하나는 지배를 당하는 자. 이것은 인류 역사 이래 만고 불변의 법칙이지. 신께서 정말 공평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야, 신은 늘 강한 자의 편이야. 천국도 지금 경제가 어렵다네. 가난하지만 성실한 영혼들을 먹여 살려야 할 게 아닌가.”
쉿! 사실 미스터 불라(A. Boula)는 이미 한국에 와 있다. 최신예 전용 투명 비행물체를 타고 온 것이다. 제발 이 사실은 나와 이 칼럼을 읽는 독자만이 알고 있어야 한다. 그가 백신을 맞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힘은 나와 함께 제프 갤러웨이의 한강마라톤 교실 문하생으로서 지속 가능한 달리기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와 함께 나는 크로스 트레이닝(Cross Training) 즉 달리기를 제외한 다른 운동을 할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예를 들면 자전거타기, 수영, 웨이트트레이닝 등이 있는데 주로 근육 발달을 위해 훈련한다. 스승 제프에 따르면 이 훈련은 스피드나 완주하는 데 그다지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나 크로스 트레이닝은 심리적인 엔돌핀을 증가시키고 근육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지방질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밤 나는 불라와 함께 한강변을 달리러 갔다. 그리고 그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앨버트 불라! 요즘 젊은이들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변형바이러스 오미크론쯤이야 견딜 수 있겠지만 당신네 백신은 두 번 다시 맞지 않겠다고. 당신부터 맞는 것을 보고 싶다는 거요.”
“지니(Jin), 나도 이번 귀국해서는 깊이 생각해보겠소. 내가 맞아야 될지 맞지 말아야 될지. 한강이 참 아름답구려……”
그 역시 심란한 표정이었다.
Slow & Steady
느린 마라톤맨 김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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