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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1574호 (12/2/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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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타 도요 할머니'
혹시 이 할머니가 누구인지 아시겠습니까? 99세 때 시집을 펴낸 일본의 '시바타 도요' 할머니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환갑만 지났어도 늙은 노인으로 생각했었고 70세가 넘은 노인은 아주 희귀한 상노인 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주변에 80세가 지난 노인들이 많아졌고 90세가 지났는데도 꼿꼿하고 깨끗하게 늙어가는 노인분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생활 수준과 의료 기술이 크게 향상되었고 주거환경과 영양, 취미, 여가, 운동 등의 개선이 이루어져 사람의 수명이 획기적으로 연장되고 있는 듯합니다.
일본의 동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군마현, 우쓰노미야 시에 살고 있는 시바타 도요(柴田トヨ) 할머니는 1911년생이니 올해 102세입니다.
시바다 할머니는 원래 '도치기'시에서 쌀집을 하던 유복한 가정의 외동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었답니다.
이후 전통 여관과 식당 등에서 허드렛 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 고생 중에 20대에 결혼과 이혼의 아픔을 겪었고 33세 때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고 합니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정직하게 살아왔고 1992년, 재혼한 남편과도 사별한 후, 할머니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시바다 할머니는 99세 때인 2010년,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저축해 놓았던 돈 100만엔을 들여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판했답니다.
99세의 할머니가 시집을 펴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고 감동적인데 판매부수도 100만부를 돌파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집은 일본 뿐만아니라 이웃나라인 우리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습니다.
혹시 '이 나이에 내가 그런 걸 할 수 있을까' 하고 나이를 내세워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주저했거나 망서렸던 적이 있었던 회원님께서는
100세 시인, 시바타 할머니를 머리에 떠올린다면 금방 많은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시바타 할머니의 취미는 젊었을 때는 독서, 영화, 음악 감상, 중년에는 무용, 현재는 글쓰기였으며 시는 92세 때부터 시인인 아들의 권유로 틈틈이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바타 할머니의 꿈은 '자신의 책이 번역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시바타 할머니는 자신의 꾸준한 노력으로 그 꿈을 실현했습니다.
우리도 시바타 할머니처럼 꾸준히 노력하여 꿈을 이루었으면 합니다.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배운 것도 없이 늘 가난했던 일생. 결혼에 한 번, 실패했고, 두 번째 남편과도 사별한 후, 20년 가까이 혼자 살면서 너무 힘들어 죽으려고 한 적도 있었다는 시바타 할머니,
하지만 그 인생의 험한 바다를 헤치고 100년을 살아온 그 할머니가 잔잔하게 들려주는 얘기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았고 삶을 추스리는 힘을 얻었을 것입니다.
시바다 할머니는 2011년 9월, 100세를 기념하여 또 다시 제 2시집 '百歲'를 출판하여 세상을 또 한번 놀라게 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할머니입니다.
바람과 햇살과 나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 했네.
시바타 도요 할머니의 詩
말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아침은 올 거야
혼자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그리고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난 불행해.......” 한숨을 쉬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틀림없이 아침 해가 비출 거야
저금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하늘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나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비밀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살아갈 힘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화장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나에게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여러 가지 것들을 잊어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사람 이름 여러 단어 수많은 추억 그걸 외롭다고 여기지 않게 된 건 왜일까
매미 소리가 들려오네
너에게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부모님께 효도하기 아이들 교육 수많은 배움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일어나서 뭔가를 붙잡는 거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참고>
나에게 시바타 도요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러 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 100세 > 시바타 도요의 두 번째 시집 시바타 도요 지음 /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저자(시바타 도요)는 시작법(時作法)에 대해 이렇게 전한다고 합니다. '저는 시를 쓸 때 항상 마지막에 전체를 다듬는 작업을 합니다. 어려운 말을 일절 쓰지 않고 쉬운 말로 쓰고 있습니다. 필요 없는 문구는 전부 생략하고 필요한 말, '내용을 담는 말'만 갖고 만들어 갑니다.'
하루를 행복하게 산다는 것
시바타 할머니는 아흔두 살 때 처음 시를 썼고,
출처:http://blog.iseverance.com/sev/archive/201111#entry_5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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