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인 삼은 나의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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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을 나온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 최남단 지역인
가데스 바네아에서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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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땅을 40일간 정탐한
정탐꾼들의 절망적인 보고를 듣고는 통곡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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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도 않고
거기서 그렇게 우는 까닭은
앞의 두 장에서 이미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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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정탐꾼 가운데 한 명인 갈렙이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해 가나안을 점령할 것을 권면했지만,
이스라엘은 그의 권면을 단호히 거절한 채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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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시며
그분을 나타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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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광과 애굽과 광야에서 행한 내 이적을 보고서도
이같이 열 번이나 나를 시험하고
내 목소리를 청종하지 아니한 그 사람들은
내가 그들의 조상들에게 맹세한 땅을
결단코 보지 못할 것이요
또 나를 멸시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그것을 보지 못하리라
그러나 내 종 갈렙은 그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따랐은즉 그가 갔던 땅으로
내가 그를 인도하여 들이리니
그의 자손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
민 14: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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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진노하시며, 애굽에서 나온
20세 이상 된 자들은 광야 40년 동안
모두 광야에서 죽을 것이라 하시고,
그들에게 이제 길을 돌이켜
광야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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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렉인과 가나안인이 골짜기에 거주하나니
너희는 내일 돌이켜 홍해 길을 따라
광야로 들어갈지니라
민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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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말씀이 너무도 충격적이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이런 기막힌 하나님의 선고를 들은
이스라엘의 대책 없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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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도
그들은 하나님 말씀과 함께하지 않는
‘이가봇 상태’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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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적인 모습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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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그들은 감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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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이 말로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알리매
백성이 크게 슬퍼하여
민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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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이상 된 자들은 모두 광야 40년 동안
소멸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선고를 듣고
슬퍼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반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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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의 슬픔에 담긴
영적 허약함을 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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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슬픔은 전날에 보였던 곡하는 모습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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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탐꾼들의 보고가 있던 날 밤,
그들의 반응이 어떠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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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회중이 소리를 높여 부르짖으며
백성이 밤새도록 통곡하였더라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온 회중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민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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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그들의 소리를 다 들으셨다.
따라서 20세 이상 된 자들이 모두
광야 40년 동안 소멸하리라는 하나님의 선포는,
어떻게 보면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말한
그들의 소원을 허락하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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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교회 안에서도 종종 “죽겠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짚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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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무 많은 사람이 습관처럼
“하나님, 나 죽겠습니다”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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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위기 앞에서 “하나님, 살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힘을 주세요”라고 기도하기보다는
‘죽음’이라는 도피처를 향해 달리며 “죽겠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영적 허약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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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결코
이렇게 생각 없이 지껄이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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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순간에도 말씀에 따라 말하고 움직이는 사람이어야지,
자신의 감정 상태를 따라 밤새도록 울고 원망하고 곡하는
사람들이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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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을 위해
울고 있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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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되고 불쌍한 이들을 위해 우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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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처지를 염려해 자기연민에 빠져서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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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모습이야말로
껍데기를 붙잡고 사는 ‘이가봇’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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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궤가 전쟁터에 없으면 두려워 울고,
법궤가 전쟁터에 있으면 환호하는 이가봇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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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말씀을 신뢰함으로
그 말씀의 능력으로 사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상황만을 신뢰하며
상황을 따라 울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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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삶을 움직이는 기준은 말씀인가,
아니면 당신의 감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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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영광을 입은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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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감정의 노예가 되어
감정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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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본문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슬픔은
거짓된 슬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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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애통해하는 게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자기연민으로 절망하고 있었다.
이 역시 하나님 앞에 너무나 악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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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서 만나는 하나님, 이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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