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이승훈 선생님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떻게 근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을까
그때의 참혹한 어두움을 다 이길 만큼 밝은 빛 같은 삶을 사셨구나 느꼈습니다.
젊은 시절 민중과 하늘을 깊이 체험하신 안창호 선생님과 그 자리에 함께하신 이승훈 선생님, 두 분이 지으신 밝음이 밝음을 낳고, 그 씨앗이 10년 후 생명이 되고 이 땅의 희망의 열매(세워진 3000여개의 학교들과 60여만의 학생들, 31운동, 씨알사상, 얼과 정신)가 되었던 역사를 보았습니다.
이분들의 삶과 영향, 이런 중요한 요인에 대해, 수많은 국사시간, 도덕시간에 마땅히 강조되고 들었어야 할텐데 주목되지 못한 것이,이 땅 후손으로서 이상하고 안타깝게 느꼈습니다.
수업 내내 이분들의 철학과 삶을 들으며, 어떻게 이분들은 세상이 도저히 어둡게 할 수 없는 이런 밝은 마음을 가지셨을까 하는 질문을 탄식하듯 던졌습니다.
당대 제국주의와 힘의 논리로 세상에 힘이 약한 민족들이 무너져가는 걸 지켜보며 모두가 우승열패, 사회진화론, 약육강식을 당연한 상식과 가치로 생각하던 때, 민중이 하늘이고, 민이 사랑으로 서로 단합하고 협력해야 한다. 약육강식과 제국주의를 거부하는 상생과 협동의 원리를 외치는 그 밝음이, 너무나도 슬프고 아팠던 이 땅에서 지어진 밝음이구나 고마웠습니다.
남을 섬기는 정신이 자립정신과 결합되어 있다는 말씀,
일본 공산당의 협력을 받아 민족 독립운동을 하라는 권고를 거절하며 답하신 ‘우리가 할 일은. 민족의 역량을 기르는 일이요, 남의 힘을 불러오는 일이 아니다. 씨앗이 대지를 들치고 올라올 때 자기 힘으로 들치는 것이다.’는 말씀을 보고 곰곰히 생각해보며, 생명에 대한 깊은 이해구나 공감했습니다.
모든 생명은 곁생명의 도움으로 살고 있지만, 생의 과정은 오롯이 자기 생명력으로 움직입니다.
도움과 살림은, 그 생명이 자기 생명력으로 살 수 있게 할 뿐입니다.
이승훈 선생님이 어릴적 다른 사람의 심부름 꾼이었지만, “일을 시킬 수 없는 아이”로 이미 스스로 섬기는 자유인으로서 일했던 경험으로 이런 자립정신을 깨달으신 것이구나 떠올려보며 더욱 그 깨달음의 깊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두 선생님이 일제의 식민통치 아래 독립 투쟁과 민족운동을 하면서 절대정직을 지키신 것을 보며, 이분들은 단순히 독립이 목적이 아니라 훨씬 길고, 오래된 인류 정신에 대한 치유가 목적이신가, 민족을 깊이 사랑하시다가 얼마나 근본적인 문제를 만나게 되셨던 걸까,
그 정직함이 가장 민중을 위한 길이라는 깨달음으로 걸으신거구나 보았습니다.
거짓은 정신을 바로 서지 못하게 하고, 거짓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깨달음.
그 밝은 깨달음과 그 깨달음 대로 사신 삶이 마음에 깊이 울렸습니다.
두 선생님의 철학과 삶, 그리고 그 두 가지가 모두 서로 철저히 일관된 것을 보며, 밝은 얼은 이렇게 세워지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어둡고 어려운 시절, 쉬운 길로 가지 않고, 근본을 지키셨던 삶을 들으며,
마주한 삶을 어떤 핑계도 없이 정직하게, 진리로 살고 싶다 마음에 새기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