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여자고등학교 김지수
설레는 마음을 갖고 이태석 기념 청소년 아카데미가 열리는 부산은행 연수원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다들 처음 보는 사이라 버스 안은 적막감이 흐르고 조용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장에 도착한 뒤, 저희는 각자의 이름이 적힌 이름표와 단체 티셔츠를 입고 곧바로 ‘울지마,톤즈’를 시청하였습니다.
사실 이 캠프를 신청하기 전부터 이태석 신부님께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가 8살 때부터 간직해오던 꿈이 있는데 아프리카 오지나 난민촌에서 내전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실천하기란 어렵겠지만 저는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분이 계신다는 소식을 들어 깜짝 놀라 “친구가 되어주실래요?”라는 책도 읽어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신부님이 수단이라는 나라에서 저희나이와 비슷한 아이들의 꿈을 격려해주시고, 자신의 몸이 아픈 것보다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크나큰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회식이 끝난 뒤 서로 어색한 사이를 풀기위해 마련된 ‘who are you’라는 프로그램을 체험했는데 보통 자기소개와 달리 3가지의 키워드를 찾아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분 동안 서로에게 다가가 3개의 키워드와 자신을 서로 소개했습니다. 저는 19명의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들의 모습을 아직 기억할 만큼 자기소개방법이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했는데 제가 캠프를 갔던 곳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이어진 프로그램은 한국전기연구원이신 도칠훈 박사님께서 특별강연을 해주셨습니다.
이태석 신부님과는 창원의 후원회 김순덕님의 소개를 받아 2006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제에서 만나셨고, 이태석 신부님이 수단에 의약품 저온보관을 위한 냉장고의 필요성을 알고 이를 위해 태양전지를 교류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결국 가까운 독일의 냉장고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이태석 신부님이 살아계실 때 남기신 마지막 말이 “Everything is good"이였는데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들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진 프로그램은 손바닥 필름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는데, 주제는 이태석 신부님이 우리에게 남긴 것 이였습니다.
저희 조원들의 생각인 꿈,봉사,재능기부,사랑,배려하는마음,희생 등 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저희는 희생과 사랑으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서로 만난 지 별로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영상을 빨리 제작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서로서로 힘을 모아 주제에 맞게 영상을 제작 한 것이었습니다.
저녁식사 뒤, 저희는 "세상에 남기는 말 U&I"를 체험했습니다. 내가 만약 죽는다고 생각하고 유서를 쓰는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막상 죽는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나고 어쩔 줄 몰랐지만 제가 이때까지 살면서 느꼈던 일들과 그 일을 겪으면서 느꼈던 감정들,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써내려갔습니다.
먼저 조원들과 멘토선생님과 함께 서로의 유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저는 친구들에게 정말 제 유서에 대해 말하고 싶어 무대 위에 올라앉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릴 때 힘든 일이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부끄럽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친구들에게 격려의 말을 하고나니 가슴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지면서 다시 한번 제가 살아왔던 17년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숙소로 돌아와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 해가 힘차게 떠오를 때 저희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오전 프로그램인 “O.S.T(open space technology)"에서 우리 삶의 황금비율, 봉사와 리더십이라는 대 주제를 바탕으로 리더가 극복해야할 자세에 대해서 3번에 걸쳐 서로 각각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딱딱한 토론형식이 아닌 자유롭게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할 수 있어 의견이 많이 나올 수 있었고, 다른 주제에 대한 토론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오후 프로그램인 ‘Social innovation challenge(사회혁신프로젝트)’에서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에 대해서 개선점과 해결방안에 대해서 토의를 해보았고, 저희 10조는 의견이 다 나온 뒤에 손바닥 필름제 장기자랑을 준비하기 위해 조원들 모두가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귀찮아하고 달갑지 않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친해져 어느새 누가 그랬냐는 듯이 서로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캠프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과 멘토선생님들이 저희 무대를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손바닥 필름제가 열리고 저희무대가 모두 끝난 뒤에 어제 캠프에 참가한 모두가 열심히 제작한 영상을 보면서 서로 즐겁게 웃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짧았던 1박 2일이 끝난 뒤 저희는 벌써 헤어져야했습니다. 이틀이었지만 친해질 대로 친해져 버려서 아쉽기도 했고 섭섭하기도 했지만 서로가 있어야 할 그 위치에서 열심히 노력하자는 염원을 담고 서로가 가야할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마음에 담고 버스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