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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금술적 위생학(衛生學)
「저항과 위대한 영혼(한얼): 전병훈, 나철, 이기, 서일」
이규성(李圭成, 1952-) in 한국현대철학사론: 세계 상실과 자유의 이념,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12, pp 181-209. (P.975)
「연금술적 위생학(衛生學)」은 전적으로 전병훈(全秉薰, 1857-1927)의 이론을 체계화 시켜보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생학이란 개념이 생소하지만, 사물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을 수련하고 함양한다는 의미한다.
이 글에서 전병훈을 통해, 대종교 사상의 근원적 근거를 천부경에서 찾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의 해설은 다양할 수 있다. 마치 의상(義湘, 625-702)의 「법성계(法性偈법성게」처럼 전승된 천부경이 있다고 하는데, 이 경전이 최치원(崔致遠, 857~?)에 유래한다는 설이 있다. 내용을 최치원보다 더 올라간다면, 그 내용의 정리를 최치원이 한 것처럼 서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동북아의 전승된 선도(仙道)를 고구려 신라 백제라는 삼국시대 이전으로 올라간다면 다른 방식으로 탐구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글이 없는 시대, 이 한계에 부딪히면, 유물 또는 유적과 관련을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52OMG)
천부경(天符經)과 삼일신고(三一神誥)의 철학사적 의의가 있을 것 같다. 전병훈은 서양철학사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해서 읽었고, 더하여, 근세와 계몽기의 도덕론자들, 스피노자, 루소, 칸트 등을 읽었다. 그럼에도 민족의식의 개화기에서 민족과 인민의 관계는 천도교보다 불투명하다. 말하자면, 서양철학에서 인성(nature humaine)에 대한 변화와 창발을 보기보다, 대우주와 소우주의 유비에 치중하면서 민족 또는 국가의 재창립에 관심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상층의 지식인이 나라를 빼앗긴 것에 대한 반성으로 자주와 자립의 토대로서 유구한 역사를 재구성하여 시대에 맞는 공화를 세우고자 한다. 그 공화는 인민의 공화라기보다 상부의 공화이다. 유교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국제사회에 걸맞는 제도를 확립하기 위한 상부사회의 새로운 건설에 관심을 표현한 것이다.
서양의 19세기 말에는 일반적으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사이의 대립이라 한다. 그런데 심층에서는 식민의 문제보다 근원적인 토착민의 삶에 대한 재검토도 있었다. 제국 또는 유일신앙의 강압적 지배에도 불구하고 토지를 기반으로 원주민의 사유는 강압에 예속과는 다른(차이있는) 개별성의 선들이 이어져오고 있었다. 상층으로부터 지배와 명령의 의미의 세계(환경)에 대비되어 심층에서 창발하는 기호의 발현(위상)이 있었다. 게다가 산업 제국주의 내부에서도 플롤레타리아와 부르주아 사이의 대립 또는 모순이 있음에도, 식민지의 부를 이전하는 것으로 은폐할 수 없는 부분들이 드러났다. 식민지 국가들이 자기의 전통이 유럽보다 더 길고 찬란함에도 그들의 지배들 당하는 이유에 대해 식민지 국가들의 지식인보다 인류와 자의식을 탐험하는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어 왔다. 1차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와 소련의 혁명으로 이루어진 레닌의 코민테른의 식민지 민족의 자치에 대한 관점은 동시에 대비시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저항하는 세력으로서 등장하는 대종교는, 자유시장주의 대 사회주의라는 문제의식과는 별개로, 역사적이고 전통적 민족의식을 되찾으려는 노력에 힘쓴 것이다.
대종교가 전통의식의 지속과 창발로서, 있어왔지만 분발하지 않았던 내면의 힘을 정, 기, 신, 이라는 사변적 요소들로 설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시태의 맥락으로 파악하려는 민족의식의 대두를 공시태의 맥락으로 볼 필요가 있다. 우주와 인간이 아니라 자연에 변화에 대한 인간, 물질적 생산관계(생산양식)의 차원에서 어떤 기호(신호)들이 등장하였기에 민족의 자주와 인민까지는 아니라도 사회 구성원의 공화를 문제거리로 삼았는지를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자기반성의 일환으로 내단술의 위생학적 관심을 넘어서, 사회적 위생학적인 관점이 성립하기 위해서라도 생리학과 의학적 관점들을 앞으로 점더 세밀히 살펴볼 필요도 있으리라. (52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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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자유와 현실 39
1장│표현과 개벽: 최제우, 최시형, 이돈화. 김기전 41
2장│저항과 위대한 영혼(한얼): 전병훈, 나철, 이기, 서일 181
1. 공화(共和)와 겸성(兼聖)의 원리 181-197.
2. 연금술적 위생학(衛生學) 197-209
3. 나철(羅喆)과 이기(李沂)의 벽파(劈破)
4. 민권의 보편적 원리[通義]
5. 성리(性理)와 의지[志氣]
6. 하나의 무[一無]와 위대한 영혼(한얼)
7. 본연의 성(性)과 씨알 인성론
8. 고요한 무와 움직이는 유[靜無動有]
9. 아(我)와 대동(大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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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금술적 위생학(衛生學) 197-209
왕양명(王守仁, 1472년-1528년, 호 양명陽明) 뿐만 아니라 양명학적 전통이 선도의 영향을 받았으을 부인할 수 없는 것처럼, 대종교는 선도의 성명쌍수와 자유의 이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왕양명이나 대종교의 대담한 군사적 실천과 사상마련(事上磨鍊, 실천적 상황 속에서 수련)의 생활 방식은 선도의 자유정신을 실천적 상황에 적용하는 겸성(兼聖)의 원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197)
전병훈의 선도(仙道)의 일반론에 따라 생리 심리적 에너지를 조절하여 우주 생성과 연동(連動)하는 자유를 실현하는 과정을 3단계로 구분한다.
(1) 연정화기(煉精化氣): 생체 에너지를 제련하여 유동적 기운으로 변화시킨다.
(2) 연기화신(煉氣化神, 전병훈은 氣化爲神): 유동적 기운을 자유로운 소통적 기운으로 전화시킨다.
(3) 연신환허(煉神還虛, 전병훈은 신화성진(神化成眞)으로도 표현): 소통적 기운을 무극의 태허에 합치시켜 정신의 자유를 회복한다. (197-198)
인간은 탄생 후 ‘기’의 세 가지 변양태[신, 기, 정, 神氣精]로 구성된다. 전병훈은 「신체의 정, 기, 신을 운용하는 철리(論人身精氣神運用之哲學, 논인신정기신운용지철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198)
“신(神)은 원신(元神)이며, 성(性)의 진수이다. 이것이 천진한 자연스러운 신이다[天眞自然之神, 천진자연지신]. 인간이 태어나 변화하기 시작할 때 하늘이 부여한 생명원리[生理, 생리]가 성(性)이다. .. 신이 정(精)과 기(氣)에 의지하면 살게 되고, 정과 기는 (수명을 좌우하는) 명(命)이 된다. 그러므로 세 가지는 성명의 근저다[性命之根柢, 성명지근저].”
본래부터 부여받은 원신(元神), 원정(元精), 원기(元氣)는 ‘생’과 ‘명’의 원리이다. 인간은 자신의 생명 원리를 이미 구비하고 있다. .. 인성론적 견지에서 생을 비호[衛生(위생)]하는 것이 심리철학의 목적이며, 그것을 사회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정치철학의 과제가 된다. (198-199)
전병훈은 「약물화후도(藥物火候圖)」에서 인간의 인성론적 구조를 선도의 전통적 상징을 사용하여 도식으로 보여준다. 그 도식에 의하면 신(神)은 성(性)이다. 성이 신체 내에서 자리잡고 있는 곳은 심장[心(심)]이다. 심장은 화(火)의 기운이 머무는 곳이다. .. 이에 비해 정(精)을 내포한 기(氣)는 명(命)이다. 이것은 마음이 운용하는 약(藥)이되고, 신장[腎신]에 위치한다. 신장의 기운은 물[水(수)]이다. .. 물은 금(金)인 폐에서 나온 것이다. 그것은 연금술에서 납[鉛(연)]에 해당하며, 진화(眞火)와 연관하여 호랑이[虎(호)]로 상징된다. (199)
전병훈은 플라톤[柏拉圖, 백랍도, Plato(전427-전347)], 아리스토텔레스[亞里士多德, 아리사다덕(前384-前322)], 칸트[康德, 강덕(1724-1804)]를 ‘심력(心力)’을 본체로 하는 정신철학으로 간주한다. 이 관점에서 그는 “중국, 한국, 서양의 철학은 모두 뇌수를 심신(心身)의 작용으로 간주하니 어찌 신성(神聖)의 지견이 아니겠는가[(中韓西哲學, 俱以腦髓爲心神之作用者, 詎非神聖之智見耶, 중한서철학, 구이뇌수위심신지작용자, 거비신성지지견야)]라고 반문한다. (199)
그러나 인간의 생리 심리적 조건은 정(精)과 신(神), 수(水)와 화(火)의 관계적 배열이다. 차가운 기운이 아래에 있고 불의 기운이 위에 있는 조건에서는 권세와 감각적 욕망에 지배되고, 건강한 소통구조를 가진 신체가 되지 못한다. (200)
들이쉰 숨을 배 앞 쪽의 임맥(任脈)을 통해 하전단으로 내려가게 하여 감괘(坎卦)의 가운데 효(爻)로 상징되는 양의 기운인 진화(眞火)를 척추 안 쪽의 독맥(督脈)을 따라 두뇌(頭腦)의 상단전 정상까지 올려보내는 호흡술이 태아의 호흡술인 태식(胎息)이다. (200)
바로 이 건(乾)의 기운이 결과된 약물로서 두뇌로 올라가 순수한 능동적 생기(生氣)이자 소통력을 가진 신기(神氣)가 된다. 이것이 바로 마음에 있는 이(理)이다. 전병훈이 정신철학을 심리학으로 규정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0-201)
이러한 문맥을 전제로 전병훈은 천부경의 중간 부분에 있는 자기수양론을 해석한다. .. 전병훈은 신기(神氣)의 실현인 원환의 환을 장자(莊子)의 환중(環中, 속이 빈 원환, 지도리, [옥고리 가운데])으로 본다. 환중은 인간 본성이자 우주의 생성원리인 신기를 체현함으로써 자연과 원융한 일치의 관계를 성취한 자유의 세계이다. 전병훈은 이 문맥에서 신기를 노자의 창조적 생산의 원천인 현빈의 문[玄牝之門, 현빈지문] 또는 비밀의 관문[玄門,현문]으로 본다. 자기 변형을 통해 도달하는 자유는 현관을 여는 것에서 이루어 진다. (201) [관문[玄門,현문]은 물리학과 생물학이 등장하기 이전에 의미상으로 설명을 위한 개념으로 설정할 수 있다. 따라서 종교성을 띤 유비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 기원전 노자의 시기에 실증적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
임채우가 발견한 선불가진수어록(仙佛家眞修語錄)의 서언(緖言)은 천부경의 생의 기술(技術)을 다음과 같이 압축한다. (201-202)
“인간의 자유(自由)는 무엇보다도 정기를 키우고 신기를 응결시키는[養精凝神.양정응신] 것이다[人之自由 莫如養精凝神而成眞者, 인지자유 막여양정응신이성진자]. 정과 신은 천(天)에 보원한다. 선천의 원정(元精). 원기(元氣), 원신(元神)은 사람의 세 가지 보배이다. 그러므로 도법은 의지[意(의)]로써 정, 기, 신을 현빈(玄牝)의 안에서 운용하여 정을 제련하여 기로 변화시키고, 기를 제련하여 신기로 변화시키며, 신기를 변화시켜 진성을 이루어 천에 합일하는 것이다. ... 대저 단공(丹功)의 영원한 요점은 모두 현빈의 한 통로[玄牝之揆 현빈지규]에 있다. 사람이 현빈(玄牝)에 투명하게 통하여, 양신을 출태하는[陽神出胎, 양신출태]하는 작용을 운용하면서 진아의 진면목[眞我之眞面目, 진아지진면목]을 알 수 있을 것이다.”(202)
....이것이 생명 에너지인 명(命) 그리고 자연과의 일치를 보장하는 정신적인 힘인 성(性)을 결합하는 기술이다. 그 두 요소는 상징적으로 묘사되는데, 고대의 종교적 수행자의 체험을 그러한 유비적 상징으로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겉보기 성질의 유사성에 의거한 유비추리는 비과학적 과잉 해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선도는 신체에 대한 에너지 역학적 해석이라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그것은 연금술적 자기 단련에서 경험되는 우주적 소통성을 유가의 인(仁)과 연결하여, 그것을 사회적으로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소통성은 모든 차별적 경계를 용해시키고, 대동(大同)의 정치적 이상[공익(公益) 홍익(弘益)]을 가능하게 하는 인성론적 원리이다. 전병훈은 대종교 경전 천부경을 이러한 사상을 함축하고 있는 글로 해석했다. 대종교 또한 그것을 인류 구원의 진리이자 폐쇄적 경계를 강화하는 군국주의에 저항하는 실천원리로 발전시켰다. 전병훈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203)
“도와 덕은 천도에 근거한다. 마음 속에 있는 정신(精神)의 심리(心理)가 밖으로 발현하여 일상의 인간에서 실천적으로 행해져 지선(至善)에 이르는 것이 대도이고 바른 덕이다. 그러나 외부에 감응하여 동하는 방식이 천리의 보편성[天理之公, 천리지공]으로 말미암지 않고 인욕의 사사로움[人欲之私,인욕지사]에 관계하게 되면, 공리(功利)의 길로 흘러들어 갈 것이다. 이것은 이른바 하늘의 도와 덕이 아니다.” - 道德 原天也 精神心理之存於中者, 發於外, 踐行之於 踐行之於日用人事以至至善者, 卽大道也, 正德也. 然所以感動之者, 不由天理之公, 而或涉 於人欲之私, 則流入功利之途矣. 非所謂原天之道德也. 도덕원천야 정신심리지존어중자 ... (203)
홍익인간 정신의 심리학적 기초는 하나의 영명[一點靈明, 광명한 투과적 소통 능력]에 있다. 이것이 신기(神氣)로서의 성(性)이자 진정한 주체성이다. (204)
“심리(心理)는 성 안의 근원적 마음의 일점 영명이다. 이것이 일신을 주재하고 만사를 주체적으로 제어해 나가는 것이다. 천부경이 말하는 ‘본래 태양을 밝게 빛난다[本太陽昻明]’는 것 또한 심리학의 개산지조(開山之祖)이며, ‘변화의 능력을 활용하지만 근본은 부동하다[用變不動本]’는 것은 진실로 주체의 요체이다.” - 心理卽性內元神之一點靈明. 主宰一身, 宰制萬事者也. 天符云, 本太陽昻明자 亦爲心理學開山之祖 而用變不動本, 誠爲主要者耳.
인간의 우주적 본성에 대한 자각에서 만유와의 본질적 동일성을 실천적 원리로 인식하게 된다. 만유와 인간은 허무로부터 생기는 능동적 창조력의 산물이다. 양자는 본원이 같다. ..“배우는 사람은 상술한 우주와 인간의 본원, 우주가 한 마음이라는 것, 국가의 경계를 파괴ㅐ 제거하여 오대주를 형제로 하는 것을 반드시 먼저 이해한 후에야 인간사를 실천적으로 다 극복해갈 수 있을 것이다[學人必先明乎上述天人之源 宇宙一心 破除國界, 而兄弟五洲, 然後克盡踐形於人事, 학인필선명호상술천인지원 우주일심 파제국계, 이형제오주, 연후극진천형어인사]”
대종교의 경전인 천부경은 중국의 주역처럼 예부터 전해진 것이지만 저자와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그 경전은 선도(仙道)의 세계관을 암호 같은 언어로 81자에 압축한 것이다. 전병훈의 해설은 천부경이 단군의 철학이며, 정신, 심리, 도덕, 정치의 원리를 통일적으로 담고 있는 철학서임을 보여준다.(205)
이시영(李始榮, 1868-1953, 성재(省齋)에 의하면“세상을 보전하며 백성들에게 교훈이되는 진종대도(眞倧大道, 즉 대종교를 뜻함)와 교화의 진수라 할 국선(國仙), 조의선인(皂衣先人), 화랑풍월주(花郞風月主) 등은 세상에 둘도 없는 독특한 역사인 것이다. (205-206)
신채호(申采浩, 1880-1936)의 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에 의하면 단군 이래 제천의식을 거행하는 장소인 수두[蘇塗(소도)]에 참여하는 국선(國仙)이라고 하는 선비 조직을 고구려에서는 선배, 조의선인(皂衣先人, 검은 띠를 두른 仙人)이라 불렀다. 신라에서는 선인(仙人)을 랑(郞)이나 도령으로 칭했는데 화랑은 화장을 한 젊은 도령을 의미했다. (206)
선배와 화랑은 고대 한국 특유의 종교문화에 바탕하여 하느님의 창조물인 자연 속에서 심신을 수련하고 공동체의 공익(公益)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청년 전사조직이었다. 이 조직은 고대 그리스나인동의 경우처럼 고대국가의 수호자 계급이며, 단군 종교와 학술 및 체육과 예술도 연마했던 것으로 보인다. (206)
전병훈의 해설은 대종교의 철학이 안으로는 위생학적이고 연금술적인 자기수련을 통해 우주적 연대성과 자유를 얻고, 밖으로는 그 소통적 자유를 정치적 실천원리로 삼는 겸성(兼聖)의 철학을 암시한다. (206)
그는 단군철학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아 지극한 신[至神(지신)]의 겸성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지난 4252년 10월 3일(대종교 개천절) 신인이 태백산 단목 아래로 내려왔다. 나라 사람들이 그를 추대하여 군주로 삼았으니, 민족의 기초를 열었다[民主開基,민주개기]. 이 분이 단군이다. 즉 동한의 창립의 군주이자 스승이시다. 그의 장생과 지극한 덕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신(神)의 교화와 겸성(兼聖)이 유구하여 끝이 없는 것은 중국 황제(黃帝)의 겸성의 역사와 동일하며, 천부경(天符經)의 글은 낙서[河圖洛書(하도낙서)에 부합하고, 노자의 신체를 변화시키는방법(身易之法, 신역지법: 내단술)과 함께 간략할수록 더욱 정밀하여, 인간이 소우주[小天地]라는 이치를 분명하게 밝혔다. 아울러 감[坎, 물에 해당하는 精氣(정기), 혹은 命(명)]과 리[(離(리), 불에 해당하는 神氣(신기)와 性(성)]를 운용하여 선을이루고 성을 증득[成仙證聖, 성선증성]하며, 경세하여 사물을 관리해나가는[經世宰物,경세재물] 최상의 가르침이 거의 다 포함되어 있다. (207)
겸성의 원리는 “천도에 따라서 인사를 밝히고, 수신하여 세상을 구제하고서 우주적 변화와 육성에 동참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因天道以明人事 修身濟世, 而參贊化育爲至, 인천도이명인사 수신제세, 이참찬화육위지]” 그러나 중국도 마찬가지이지만, 19세기말 이후의 민주나 공화 개념은 원래의 한자의 의미(書經(서경))에서 민주는 민의 주인, 공화는 왕족의 공화)로도 해석할 수 있는 의미의 혼란을 벗어날 수 없었다. ... 성리학적 교양을 가진 전병훈의 언어에서도 민주를 민이 주인이라는 평등주의로 해석하고 있지만, 전체적 문맥에서는 의미 혼란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7-208)
그러나 그[전병훈]는 루소(盧梭 로사, Rousseau,1712-1778)의 원리와, 개체의 이기심을 보편적 이성의 원리로 삼는 스피노자(斯宾诺莎, 사빈낙사 Spinoza,1632-1677)의 민주 공화 정신, 칸트(康德, 강덕, Kant, 1724-1804)의 자율성을 옹호한다. 스피노자에 의하면, ... 개체는 자기를 보존하는 활력인 코나투스(conatus)라는 자연의 생기(生氣)를 응축하고 있으며, 개체의 본질인 활력[권능, potentia]은 자연의 힘의 일부이다. 개체는 우주[자연]와의 연속적 관계를 맺고 있다. 자연이외에 완전성을 가진 것은 없으므로 개체는 그 자체로 완전하다. 그는 개체의 생태적 가치를 존중하는 견지에서 개체에게 이로운 것을 이성적 도의심의 기초로 보았다. (208) [저자는 전병훈의 스피노자에 대한 해석을 저자의 것으로 바꾸어 놓은 것 같다. 전병훈의 견해는 아래를 보자.]
전병훈은 이러한 자연주의적 도덕을 민주 대동의 원리로 본다. “스피노자의, 이른바 우리는 자기에게 이로운 것[利己者, 이기자]으로 타인을 이롭게[利人]해야 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바꾸어 그것을 추구하면, 무릇 사회에 유익함을 물려주는 공덕(公德)을 실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 한 사람의 안녕[一己之安寧, 일기지안녕]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것을 위배하는 사람은 자기 한 사람의 장애[一己之障碍, 일기지장애]가 되기에 알맞을 것이다.” (208)
대종교의 ‘性通功完(성통공완)’의 정신은 전병훈이 강조한 겸성(兼聖)의 원리와 사실상 동일하다. [그러나] 식민사관과 근대주의에 매몰된 관점은 선학서(仙學書)와 단군 관계서를 위서로 단정하여 연구를 회피하게 했다. 위서 논쟁에 시달린 책들 중에 하나인 桓檀古記(환단고기)의 「太白逸史(태백일사)」에 있는 「蘇塗經本訓(소도경본훈)」은 전병훈 사상의 기초이자 대종교 경전인 천부경(天符經)과 삼일신고(三一神誥)의 사상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신을 이해했을 때, 대종교인들의 민족적 자주성과 세계동포주의 이상을 향한 대담한 실천, 그리고 이를 통해 자유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한 철혈주의(鐵血主義)적 노력을 이해하게 된다. (209)
그러면 대종교 대종사(大宗師)인 홍암(弘巖) 나철(羅喆, 1863-1916)과 그와 함께 행동했던 해학(海鶴) 이기(李沂, 1848-1909)의 사상에 접근해보자. (209)
(8:02, 52OMI)
인명록*********
1848 이기(李沂, 1848-1909) 조선 말의 실학 사상가, 계몽운동가. 전북 김제 출생. 본관은 고성, 자는 백증(伯曾), 호는 해학(海鶴)·질재(質齋)·재곡(梓谷)이다. 1906년 대한자강회, 자신회를 조직하였고, 1909년에는 나철, 정훈모, 오기호 등과 함께 서울에서 단군교(檀君敎)를 세워 대종교의 기초가 되었다.
1857 전병훈(全秉薰, 1857-1927) 구한말의 사상가. 호는 성암(成庵), 본관은 정선. 평안남도 출생했다. 조선 철종 9년(1857)에 태어나, 고종 29년(1892)에 의금부 도사, 대한제국 광무 3년(1899)에 중추원 의관을 지냈으며, 순종이 즉위하던 해(1907)에 관직을 버리고 중국 광동으로 건너가 정신연구에 몰두하였다. 자는 서우(曙宇), 호는 성암(成菴)외에도 취당(醉堂)이 있으며 도호는 현빈도인(玄牝道人)이다. 정신철학통편(精神哲學通編 1920)(북경 간행)
1863 홍암(弘巖) 나철(羅喆, 1863-1916) 조선 말기의 문신, 대종교의 창시자. 대한제국의 독립운동가로, 본명은 나두영(羅斗永), 개명은 나인영(羅寅永)이며 아호는 홍암(弘巖)이다. 본관은 나주(羅州)이다. 1909년 1월 15일 한성부에서 대종교를 창시했다. 오기호(吳基鎬)등 동지 10명과 함께 서울 재동(齋洞)에 <단군대황조신위>(檀君大皇祖神位)를 모셔 놓고 <단군교 포명서>(檀君敎佈明書)를 공포한 것이 단군교, 즉 대종교의 시작이다.
1868 이시영(李始榮, 1868-1953) 성재(省齋)조선, 대한제국의 관료, 독립운동가, 교육자, 정치인이다. 본관은 경주로, 자(字)는 성흡(城翕), 성옹(聖翁)[1], 호는 성재(省齋)·시림산인(始林山人), 본명은 성흡(聖翕)이다. 총리대신을 지낸 김홍집의 사위이다. 유교(성리학) → 대종교 → 개신교(감리교)
1880 신채호(申采浩, 1880-1936) 단재(丹齋), 한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 사학자이다. 본관은 고령, 호는 단재(丹齋)·일편단생(一片丹生)·단생(丹生)이다
1949 김낙필(金洛必, 1949) 원광대 학부, 서울대박사, 원광대학 명예교수. 한국도가철학 「권극중의 내단사상(1990, 이남영)」
1955 최민자(崔珉子, 1955-) 부산대 학사, 영국 유학 석박사, 성신여대 교수. 정치학 학위논문(The Economic Basis of the Theory of the State in the Mature Hegel, 1983 Prof. David McLellan, Univ. of Kent at Canterbury 박사) / 1990년대 이후 한국사와 동학에 관심. 「동학과 현대과학의 생명사상」과 한국사로 전향한 듯하다.
1961 임채우(林采佑, 1961-) 도교 도가철학 “왕필 易 철학 연구 -以簡御繁 사상을 중심으로-(1996, 연세대, 이강수) 「전병훈의 미공개 자료 연구」, 동서철학 연구39호, 2006)
1962 민영현(閔泳炫 1962-) 부산대 강사. 학위논문(한국 선사상의 존재양상과 그 전개에 관한 연구, 1993, 부산대, 김승동)
1971 김형석(金炯錫, 1971-) 성균관대 출신, 경상대 교수 南宋 林希逸의 新儒學的 老莊解釋에 關한 硏究(성대, 이기동, 2006)
* 중국
노자(老子, 기원전 604년, 추정)는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로 전해지고 있다.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시호는 담(聃)이다. [624-548 탈레스(Thalès, Θαλῆς ὁ Μιλήσιος/Thalễs ho Milếsios 기원전 640-548)(fr.Wiki vers-625-vers-547 )): 원질(arche)을 물(l'eau). 7현인.]
장자(莊子, 전369?-전286) 중국 전국 시대 송(宋)나라 몽(蒙; 현재의 안휘성 몽성 또는 하남성 상구 추정) 출신의 저명한 중국 철학자로 제자백가 중 도가(道家)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노자(老子) 사상을 계승, 발전시켰다. 본명은 주(周)이다. [그리스 회의학파의 퓌론(Pyrrhon, Πύρρων 기원전 365-275) (90살)과 비슷한 시기이다.].
왕수인(王守仁, 성화(成化) 8년(1472년) ~ 가정 7년(1528년) 호(號) 양명(陽明) 중국 명나라의 정치인·교육자·사상가이다. 양명학의 창시자, 심학(心學)의 대성자로 꼽힌다. 자(字)는 백안(伯安)이다.
** 서양
플라톤(柏拉圖, 복랍도. Bó lā tú. Plato 전427-전347), Greek philosopher柏()립圖(백도), Platon)
아리스토텔레스(亞里士多德, 아리사다덕, Αριστοτέλης,前384年-前322年) 古希腊哲学家(고희석철학가)
스피노자(斯宾诺莎, 사빈낙사 Baruch de Spinoza,1632-1677), 西方近代哲学史重要的理性主义者,与笛卡尔和莱布尼茨齐名。斯宾诺莎的祖先是居住在西班牙的斯雷翁省埃斯宾诺莎(Espinoza)
루소(盧梭 로사, 讓-雅克·盧梭, Jean-Jacques Rousseau,1712-1778)是啟蒙時代的法國與日內瓦哲学家、政治理論家和作曲家,出身于当时还是独立国家的日内瓦。)
칸트(康德, 강덕, I. Kant, 1724年-1804年) 18世紀德國哲學家, 독일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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