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과 연과 과보는 상호의존적이다
인과 연, 과보는 그것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관계가 끊어지면 사라진다. 따라서 인은 연이나 과보와 무괸하게 독립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연도 그러하고 과보도 그러하다.
비유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씨앗은 인이고, 나무는 과보이며, 땅과 물, 불, 바람 등의 조건들은 연이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비유는 씨앗이 나무가 되는 일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다른 일에서는 씨앗도 연이 되고 과보가 되고, 나무도 인이 되고 과보가 되며, 땅과 물, 불, 바람 등의 조건들도 인이 되고 과보가 된다. 그리고 그것들은 순서가 없고, 씨앗과 땅과 물, 불, 바람 등의 조건들과 나무는 서로서로 의존하는 것이라서 그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나머지 것들도 없다.
따라서 어떤 일이든지 간에 그러한 관계들 속에서 인이기도 하고 연이기도 하며, 또 과보이기도 하다.
인의 종류를 말하거나 연의 종류를 말하거나 과보의 종류를 말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인의 종류는 연이나 과보와 함께 말할 수 있고, 연의 종류도 인이나 과보와 함께 말할 수 있고, 과보의 종류도 인이나 연과 함께 말할 수 있다.
2. 인과 연과 과보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이 세상에는 아주 많은 여러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동시에 일어나며, 또 그러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이런 복잡한 일들이 관계에서 어턴 일들이 어떤 다른 일들에 대하여 어띤 인이 되고 어떤 연이 되며, 어떤 과보가 되는지 알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일이 또다른 어떤 인이 되는 경우에도 그 일은 여러가지 다른 일들의 인이 된다. 곧 하나의 일에서 여러가지 다른 과보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또 그 과보가 다시 인이 되어, 또다시 다른 여러가지 과보가 나오게 된다. 만일 여기서 인이 되는 일이 두 개 이상인 경우도 생각해야 하고, 또 두 가지 이상의 일이 하나의 과보와 연괸되는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들을 함께 생각한다면, 인과 과보의 관계가 매우 복잡할 것이다.
인과 연, 그리고 과보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 그것을 알 수 없다는 말도 아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들이 어떻게 드러나는를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의 일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인과 연, 그리고 과보를 경험적으로 알 수 있는 것같기도 하다. 예컨대 술을 많이 마시고 나면 그 일이 인이 되어 다음 날 숙취라는 과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술을 마신 장소가 있고, 함께 마신 사람들도 있고, 다른 손님들도 있으며, 귀가할 때 만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와 술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서로 인도 되고 연도 되어 내가 미처 알지 못한 갖가지 과보들이 생겨났을 수 있다.
또 옷깃을 스치는 것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사소한 일 하나 때문에 어떤 과보들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일을 둘러싼 여러 일들이 인도 되고 연도 되고 과보도 되고 하는 과정들 거쳐서 결국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겠지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는지는 알기 어렵다. 나비 효과와 같다.
3. 지금 나의 행이 중요하다
그러나 부처님은 모든 인과 연, 그 과보에 대하여 낱낱이 다 아신다고 한다.
또 부처님은 인도 무상하고 연도 무상하다고 하신다.
그렇지만 우리 같은 어리석은 중생으로서는 인과 연, 과보에 관한 법은 참으로 알기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우리가 인과 연을 알 수 없는 어떤 일을 경험할 때, 히늘의 뜻미라 하기도 하고, 우연이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연을 믿는 사람은 그것은 인연이라고 하면서 그냥 받아들이기도 한다.
인과 연, 그리고 과보의 모습이 이러한데,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뜻한 바 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과연 기대할 수 있겠는가?
사실 우리는 인과 연, 과보에 대하여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인이 있고 연이 있으며 그 과보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어떤 일이 다른 일과 안나서 어떤 인인이 되고 어떤 연이 되며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어떤 과보가 생기는지를 대강 알고 있다. 그리고 더 나은 과보를 얻기 의해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행동이 좋은 과보를 쌓는 인과 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연에 관한 경들]
https://cafe.daum.net/sutta-nipata/RQWt/8
[업과 과보에 관한 경들]
https://cafe.daum.net/sutta-nipata/RQWt/10
2024.10.03, 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