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거대한 수도(首都) 멕시코 시티(Mexico City)
<1> 소깔로(Zocalo) 광장
멕시코시티 소깔로 광장 / 우리 교민들 / 고풍스런 건물들
해발 2.200m의 고원에 있는 수도(首都) 멕시코시티는 인구가 2.300만여 명으로 엄청난 대도시며, 넘쳐나는 자동차와 사람들로 활기차고 혼잡하였다.
스페인 식민시대의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역사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세계에서 러시아의 크렘린 광장 다음으로 크다는 멕시코시티 중심부 소깔로 광장은 아스텍(Aztec) 시대, 호수 가운데에 둘레 10km의 장방형 인공섬을 만들고 난공불락의 아스텍 수도로 건설하였던 테노치티틀란(Tenochititlan)의 중심부였던 곳이다.
테노치티틀란이란 마야어로 ‘선인장의 땅’이란 뜻이라는데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앉아있는 땅에 나라를 세울 것’이라는 부족의 전설에 따라 세워진 도시라고 한다.
현재 멕시코의 휘장(徽章/國章)도 선인장 위에 독수리가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 이후 호수의 물이 마르고, 또 지반도 4~5m 내려앉아 당시의 흔적은 없지만, 소깔로는 당시 대 피라미드와 왕궁이 있던 자리에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이 들어서 있다.
또 멕시코 역사를 그린 수많은 벽화로 유명한 왕궁(Palacio Nacional), 멕시코 혁명 당시, 혁명군에게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하였다는 초호화 마헤스틱 호텔(Hotel Majestic) 등이 에워싸고 있으며 엄청난 유물이 발견된 대신전 터(址)와 그 유물전시관(Templo Mayor & Museo del Templo Mayor)이 바로 옆에 있다.
그 밖에도 17~8세기에 지어진 바로크, 클래식, 세미클래식 건물들이 도심 전체를 메우고 있으며 골목마다 수많은 가게와 노점상들, 가난한 원색 인디오 복장의 사람들로 붐비고 있어 복잡하고 활기가 넘쳐 보인다.
멕시코시티는 워낙 넓어서 구분하기 곤란하지만, 도심을 중심으로 보면 소깔로 중심의 다운타운, 대통령궁과 각종 위락시설이 잘 갖추어진 뽈랑코(Polanco), 차풀떼펙(Chapultepec), 아름다운 앙헬탑으로 유명한 소나로사(Zona Rosa) 지역이 서로 인접해 있다.
멕시코시티는 워낙 많은 관광명소(성당, 박물관, 유적유물 등)가 있어 모두 둘러보기는 어렵고 계획을 잘 세워 관광일정을 짤 필요가 있다.
<2> 시내 관광(City Tour)
미국에서 출발하기 전 인터넷으로 36달러에 예약한 5시간짜리 시티투어는 내가 있는 호텔이 도심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다시 36불을 더 내야 한단다.
울며 겨자 먹기로 결국 72불을 내고 시내 관광을 할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 보면 별 필요도 없는 것을....
작은 시티투어 미니버스에 코스타리카인 중년부부, 나카라과인 가족 3명, 페루인 가족 4명 그리고 나를 포함하여 10명이 탔는데 가이드는 자신을 피카소라 불러 달라는 52세의 유쾌한 멕시코인이었다.
모두 스페인어를 사용하는데 나만 유일하게 영어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가이드는 스페인어와 영어로 동시에 설명을 하느라 고역을 치르는 모양이다.
또 연신 내 이름을 부르는데 발음이 이상하여 내 성당 본명인 ‘아우구스띠노(Augustino)’로 불러 달라고 했더니 다른 이들도 친근감을 느끼는 듯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졌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소깔로 광장의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이다.
<3>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
검은 십자고상(十字苦像) / 으리으리한 성당 내부 1,2
1567년에 짓기 시작하여 1788년에야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는 대성당은 바로크양식, 클래식, 네오클래식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총 망라된 대건축물인데 5개의 본당과 14개의 부속 교회로 이루어진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축물이다.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심혈을 기울였다는 건물로, 우선 그 웅장한 규모에서부터 다양한 조각들로 가득 채워진 외관은 물론 내부의 그림이나 장식들까지 보는 이들이 넋을 빼앗기게 한다.
성당 입구 바닥에는 아스텍 신전(神殿)을 허물고 지었던 흔적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플라스틱을 몇 군데 설치하였는데 당시 신전의 기초 부분은 물론, 당시에 묻힌 해골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성당 내부 한가운데에는 첨탑 꼭대기에서부터 긴 줄을 내려뜨린 황금빛 진자(振子)가 바닥에 닿을 듯 드리워져 있다.
지반 침하와 화산, 지진으로 인한 건물의 기울어지는 정도를 알 수 있도록 진자 끝의 움직임을 기록한 것이 1.500년대부터 기록되어 있었는데 한쪽으로 기울어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이한 현상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곳에는 무수한 예술품 외에도 검은 십자고상(十字苦像)이 모셔져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