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입자의 말 바꾸기(?) 퍼레이드
1. 입찰 전 현장조사
나 : 계속 사실 건가요?
세입자 : 네. 계속 살 거예요.
2. 낙찰받은 날, 세입자를 만나서...
나 : 계속 사실 거죠?
세입자 : 네. 한 5년 정도 살 거예요.
나 : 1000만원에 35만원으로 살고 계신 데, 1400만원에 31만원으로 계약하시죠?
세입자 : 그러죠.
나 : 잔금 납부하고 연락드릴게요.
(구두계약 완료. 룰루랄라~)
3. 배수관 수리 일정을 알려드리려고 전화통화...
나 : 배수관 수리 일정은요...
세입자 : 잠시만요. 남편이랑 얘기를 좀 해 봤는데요.
남편이 주차하기도 힘들고, 이것저것 불편하다고 해서 이사 가려구요.
또 우리 집 앞에 다른 건물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어서 냄새도 심하구요.
나 : 네? 나중에 방문 드릴 테니 다시 얘기하시죠.
4. 대출 자서하러 간 김에 방문해서...
나 : 이사 가신다구요?
세입자 : 아니. 이사가려면 또 이것저것 알아봐야 하고...
나 : 그럼 계속 사실 건가요? 음식물 쓰레기통 문제는 제가 해결해드릴게요.
세입자 : 전 집주인은 수도세, 유선방송, 청소비를 모두 부담했었는데,
집주인이 바뀌면 부담이 너무 커요.
전주에서는 세입자가 수도세를 내는 경우가 없거든요.
나 : 네. 저도 들었어요. 한 4만원 정도 추가로 부담하셔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음... 그래도 제가 4만원 모두를 부담할 수는 없고, 2만원만 부담할게요.
월세를 29만원으로 하시죠?
세입자 : (싱크대를 보여주며) 싱크대가 또 어쩌구저쩌구.
싱크대와 찬장을 교체해주면 29만원으로 계약할게요.
나 : 생각해보고, 연락드릴게요.
5. 문자 대화
세입자 : 싱크대와 찬장을 교체해주면 29만원, 교체해주지 않으면 27만원으로 계약할게요.
나 : 싱크대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29만원에는 힘들고, 30만원이면 교체해드릴게요.
세입자 : 그렇게 하세요.
6. 잔금납부하고 재계약하러 방문한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세입자 : 아직 음식물 쓰레기통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고, 싱크대 업체에서 연락도 오지 않았는데,
무슨 계약이에요?
나 : 전 계약서 쓰러 가서 주민센터에 음식물 쓰레기통 문제를 알아보려고 했구요.
재계약하면 싱크대를 교체하려고 했는데요. 그럼 먼저 해결해드릴게요.
(잠시 뒤)
주민센터에 전화해서 음식물 쓰레기통 치우라고 요청했구요. 싱크대도 주문했어요.
세입자 : 네. 알겠어요.
7. 집에 오는 길, 문자 대화.
세입자 : 싱크대를 교체하려면 집안 살림 다 정리해야 하는데 귀찮으니까
싱크대는 교체하지 않고, 28만원으로 해요.
나 : (급하게 싱크대 주문한 것을 취소했죠. 우쒸~ 순간 바보가 된 느낌.
그래도 재계약이 우선인지라) 네. 28만원으로 해요.
세입자의 말 바꾸기 퍼레이드를 정리하면.
- 5년 동안 사신단다.
- 이사 가신단다.
- 싱크대를 교체해주면, 계속 사시겠단다. (나 : 네. 싱크대 교체해드릴게요~)
- 싱크대는 교체하지 않겠단다. 왜? 귀찮으니까. (나 : 우쒸. 아니 앗싸~)
# 전주가 나에게 미소를 보낸다.
별다방(스타벅스)에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마셨던 아메리카노가
더 이상 이전의 아메리카노가 아니듯,
계약금과 월세를 받고,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전주의 하늘은
더 이상 이전의 하늘이 아니다.
이제...
전주가 나에게 월세를 보낸다.
전주가 나에게 미소를 보낸다.
# 끝나지 않은 법무비(?) 이야기
등기권리증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어요.
취등록세로 99만원이 납부되어 있어야 하는데, 영수증은 49만원만 납부되어 있더라구요.
음... 못 믿을 법무사 사무장~
법무사로 전화해서...
나 :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전 취등록세로 99만원을 송금했는데,
49만원만 납부되었네요.
여직원 : (약간 당황하며) 사무장님이 확인해보고, 전화한다고 하시네요.
잠시 뒤...
사무장 :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다주택자인데 무주택자로 잘못 납부한 거 같네요.
나 : 무주택자면 취등록세 면제 아닌가요? 전 다주택자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는데요.
사무장 : (이 분은 당황하지도 않는다.) 아~ 무주택자가 아니고, 1주택자로 납부했나봐요.
그럼 저희가 납부하고, 영수증을 보내드릴까요?
아니면 돈을 보내드릴 테니 직접 납부하시겠어요?
나 : 제가 나중에 낼 거니까 송금해주세요. 오늘까지 보내주세요.
(못 믿을 법무사 사무장~ 내 세금은 내가 낸다!!! )
초콜렛처럼 달콤한 경매 이야기. 이리콩~ 저리콩~
이전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전주가 나에게 미소를 보낸다 (1-3) , 전주가 나에게 미소를 보낸다 (2-3) 를 클릭해보아요.
첫댓글 세입자의 말바꾸기 땀시 이리저리 감정의 파도를 타셨군요. ㅎㅎ ~
현장 냄새 나는 세입자와의 힘겨루기 ...흥미 있게 잘 보았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네. 약간 고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세입자가 좋은 분이라 다행이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글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잘보고 갑니다
읽어주시고, 칭찬도 해주시고 정말 감사드려요.
댓글도 감사합니다.
글 잘읽고 있습니다. 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넵니다.
제 글에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려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경험담 감사합니다~
전주는 임대인이 수도세를 부담하는군요~
첨 알았습니다^^
저도 처음 가보는 곳이라 모르는 것이 많더군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