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읽고 있는 도서입니다. 울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입니다.
가볍게 읽히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그 중에서 〈낯선 이에게 받은 잊지 못할 위로〉를 읽고 쓴 글 한 편 소개합니다
낯선 이에게 받은 친절
올해 울산의 책으로 선정된 《참 괜찮은 태도》를 읽고 있다. 이 책에 실린 한편 한편은 쉽게 읽어내려가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낯선 이에게 받은 친절〉을 읽으면서 나도 고마운 이를 떠올려 보게 되었다.
울산에 내려온 지 1년이 지났다. 매월 말일쯤에는 가족들을 볼겸 겸사겸사 서울 집에 다니러 간다. 처음에는 울산 지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공항에 갈 때마다 동생 차를 이용했다. 돌아올 때는 양정동까지 오는 노선버스를 이용했다. 그날도 서울 갈 준비를 끝내고 있는데 동생이 데려다준다며 연락이 왔다. 하지만 동생도 직장을 다녀서 피곤할 것이고 늘 신세를 지는 게 미안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고 사양했다.
비행기 탈 시간까지는 나름 여유롭다고 생각해 집을 나섰지만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보니 버스는 조금 전에 떠나버렸다. 다음 도착 시간을 보니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 그 버스를 이용하면 비행기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았다. 택시를 잡으려 해도 지나가는 택시는 보이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아저씨 한 분이 말을 걸어왔다. 자초지종을 들은 그는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집이 공항 근처니까 같이 타고 갑시다.”
“그러면 제가 공항까지 요금을 부담할게요.”
아저씨는 괜찮다며 그냥 타고 가면 된다고 했다. 급한 마음에 염치 불구하고 신세 좀 지겠다고 말씀드렸다. 잠시 후 택시가 도착했고, 우리는 택시를 탔다.
아저씨는 기사분께 뒤에 동생은 공항에 내려주고 자신의 목적지로 가면 된다고 하셨다. 미리 내게는 기사가 합승이라고 하면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니 동생이라고 말하겠다고 했었다. 그렇게 해서 무사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만약 친절한 그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비행기를 타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그 일이 해결되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 같다. 나는 낯선 사람에게 그런 친절을 베풀 수 있을까? 세상이 흉흉해 친절을 친절로 받아들이지 않고, 친절을 베풀었다가 몹쓸 일을 당하기도 한다. 낯선 이에게도 스스럼없이 친절을 베푸는 사회가 된다면 살아가는 일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분의 연락처를 물어보지 못한 일이 후회된다. 결코 쉽지 않은 친절을 베풀어주셨던 아저씨, 정말 감사드리고 영원히 잊지 않을 것 같다. 항상 건강하고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빈다.
첫댓글 멋진 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