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번에 악기 습득 방향을 해외여행에 비유했는데요,
저는 그동안 독학 위주로 해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렛슨보다 독학을 선호합니다.
해외 여행 역시 가능하면 자유여행 쪽으로 눈길이 갑니다. (십 수년전 유럽 패키지 갔다가 대실망...)
따라서 이후에 제가 쓰는 글들은 본인 개인적인 편견이 가미된 "독학예찬" 으로 흐르게 됨을 미리 밝혀 둡니다.
독학으로 성공한 실제 사례를 몇가지 써 봅니다.
예전 본인이 연구소 재직중일때 같이 일하던 동료가 있었는데,
클래식 기타를 꽤나 잘 칩니다. 렛슨은 단 1달밖에 안했다는데,
처음에 기타를 들고 학원 문을 두드렸고, 기초부분을 약 한달 배운다음, "타레가" 의 어떤 곡을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평소 레코드를 통해 즐겨 들었던 것인데, 꼭 그걸 배우고 싶었었지요.
그 학원 선생은 "택도 없는 소리 마라" 는 식으로 일축하며, 얼마나 어려운건데 기초를 엄청 쌓아야 된다며 거절했답니다.
자존심이 상한 그 사람은 렛슨을 그만두고 당장 교본과 악보를 사서 혼자 죽어라고 연습 했습니다.
또 한달쯤 지나서 그 학원에 찾아가 대뜸 "배틀" 을 요청했는데, 그 학원 선생이 깜짝 놀라더랍니다.
지금도 그 직장에서는 클래식 기타 1인자입니다.
역시 그사람은 한편 테니스의 광인데, 혼자 배웠습니다.
자세한 경위는 잘 모르지만 한창 열 올릴때 (80년대 후반) 국내 제품에는 있지도 않은 초대형 TV (소니 29인치) 와 VTR 을 장만하고,
유명 테니스 선수의 경기모습을 슬로우와 정지화면으로 분석하며 나름 터득했다는데,
선수의 얼굴 표정의 변화로 호흡 상황을 유추하며 엄청 연구했다고 합니다.
현재 50대 중반인 나이에도 직장에선 테니스의 챔피언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소 직원, 모 교회의 집사이며 청년 찬양단의 리더인 사람인데, 노래를 잘 합니다.
Guitar 반주 역시 수준급이고 간단한 편곡도 하여 찬양단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거의 음악 매니어 수준)
그런데 나이 30대 중반에 동네 피아노 학원 문을 두드렸습니다. 기타 이외에 건반악기를 다루고 싶은 거죠.
그리고 그걸 익혀서 교회 찬양 행사때 또 다른 사운드를 만들고 싶었던 겁니다.
역시 피아노 학습 순서대로 어린이들과 나란히 바이엘 부터 시작하였고, 그것을 마치고나니 "체르니" 로 들어갈 즈음인데,
병행교재로 소나티네, 하농, 소곡집, 등등을 다루게 된다니 갈등이 생겼습니다.
"나는 이걸 하려고 배우는게 아닌데..." "다만 피아노를 기타처럼 노래하면서 자유로이 다루고 싶을 뿐인데..."
학원 선생과 이 문제를 상담했으나 마땅한 교재나 방법이 없어 나름 서점을 뒤져 간신히 "어드벤쳐" 라는 교본을 입수 했습니다.
그러나 그 학원 선생도 처음보는 생소한 것이라 어찌 지도할 방법도 없으니, 부득이 학원을 그만두게 됩니다.
이후 몇개월동안 혼자 연습한 후 피아노를 다루는 것 보니 노래에 맞춰 곧잘 치며, 본인도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렛슨 반, 독학 반" 으로 이루게 된 셈인데, 맨 처음 입문에서는 렛슨이 필요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자기 자신의 취향과 활용 목적에따라 나름대로의 길을 찾는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여행도 같은 이치로서 아주 생소한 지역이라면 패키지로 따라다니며 여기저기 눈여겨 두었다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배낭을 메고 관심 포인트에 심층 탐방하는것이 최선의 길일 것입니다.
<계속>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