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선생의 (登科(등과) 시
題(제) : 殘月(잔월-조각달)
昔爾圓如鏡 (석이원여경) 그대 모습 옛날엔 거울 같더니
今何細似眉 (금하세사미) 어인 일로 오늘은 눈썹 같나요.
蟾蜍全喪體 (섬여전상체) 두꺼비는 온몸을 모두 잃었고
丹桂半消枝 (단계반소지) 계수나무 가지는 반만 남았네.
疎螢方吐黑炎 (소형방토담) 캄캄한 허공에는 반딧불 날고
列宿競揚輝 (열수경양휘) 하늘에는 많은 별 다투어 밝아
婦憐垂箔早 (부련수박조) 부인들은 애달파 발을 내리나
童戱閉門遲 (동희폐문지) 아이들은 기뻐하며 문 닫지 않네.
印水銀先淺 (인수은선천) 물에 비친 달빛이 엷기만 하니
籠沙白影微 (농사백영미) 모래 위의 그림자도 희미하구나.
鎌掛靑天逈 (겸괘청천형) 푸른 하늘 저 멀리 걸린 낫인가?
梳懸碧峀危 (소현벽수위) 푸른 산 높은 절벽 달린 빗인가?
弓長山鳥畏 (궁장산조외) 산새들은 활인가 두려워하고
鉤曲海魚疑 (구곡해어의) 고기들은 낚시바늘로 의심한다네.
莫歎天眼缺 (막탄천안결) 하늘 눈 이지러졌다 한탄은 마오.
三五病還醫 (삼오병환의) 십오일이 돌아오면 고쳐지리라.
***주***
1) 殘月(잔월) : 본래 새벽까지 희미하게 걸린 조각달을 말하지만
여기서는 반딧불이 많이 날아다니는 여름의 9시나 10시쯤 걸린 달을 말하는 듯 하다.
2) 蟾蜍(섬여) : 달에 산다는 두꺼비를 말한다.
조각달이 되니 달에 보이는 두꺼비의 모습이 아주 사라진 것을 말한다.
3) 丹桂(단계) : 역시 달에 있다는 계수나무를 말한다.
4) 黑炎 (담) : 본래 구름이 검은 것을 뜻하나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허공이 칠흑처럼 어두움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됨
5) 列宿(열수) : 온 하늘에 있는 모든 별을 말함, 발음은 <열숙>이 아니고 <열수>
6)籠沙白影(롱사백영) : 모래벌 위에 비췬 희미한 달빛,
두목지의 시 <秦淮>에 烟籠寒水月籠沙(연롱한수월롱사)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안개가 물위에 자욱하게 끼이고 달빛은 모래벌에 안개처럼 희미하게 끼어있는 경치를
잘 표현한 구절인데 역동 선생의 위의 시 구절 <印水銀先淺 籠沙白影微>도 같은 분위기이다.
전형적인 5언시인데 4연으로 구성되었으며 모두 2구와 4구에 각운하였다.
본래의 시가 운문이므로 현대어 번역도 운문으로 번역하였다.
-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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