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을 기다리는 도담이, 순돌이, 아들이, 장군이, 벤지, 모리의 임보일기입니다.
입양문의 : 팅커벨입양센터 02-2647-8255
뚱아저씨가 임보하고 있는 장군이를 구조한 지가 벌써 1주년이나 됐네요. 시간이 참 빠르게 흐릅니다. 장군이는 뚱아저씨 사랑 듬뿍 받으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에 구조 당시에는 그렇게 외모가 험하더니 지금은 얼마나 잘생긴지 모릅니다. 자세히 보면 귀엽기도 해요.
처음에 장군이 구조 당시에는 목에 걸린 올무줄만이라도 풀어주고 길고양이들 챙기듯이 집 밖에 사료라도 챙겨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구조했었는데 모낭충을 치료하는 기간 집에 들여서 돌보다 정이 들다보니 이제는 그렇게 돌보기는 힘들 것 같네요.
잘생긴 장군이의 멋을 이해하는 마당 넓은 집에 사는 분이 입양을 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오늘은 장군이 특집 1주년 기념으로 장군이의 견생역전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글이 꽤 기니까 천천히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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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꽤 추웠던 작년 1월 초의 어느 겨울날이었습니다. 경기도 양주 집에서 차를 타고 나와 서울 화곡동 팅커벨 입양센터로 가는 길에 건너편 도로에 개가 한 마리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차를 운전하며 가느라 자세히는 못봤지만 얼핏 보기에도 온 몸에 피부병이 심해보이는 개였습니다. 그 이후로 그 개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유기되어 떠돌아다니던 개였던 것 같습니다.
도로를 위험하게 돌아다니던 떠돌이 개 장군이
그렇게 몇 개월의 시간이 흘러 날씨가 따뜻한 5월이 됐습니다. 그날도 차를 타고 입양센터를 가는 길인데 집에서 막 나와서 얼마 못간 지점에 그 개가 나무 그늘 밑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얼른 차를 세워서 차에 늘 놓고 다니는 간식을 챙겨서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그 개는 몹시 지쳐보였는데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조심스럽게 몸을 피해서 도로 중앙으로 갔습니다. 더 가까이 가면 교통사고 위험이 있을 거 같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그 개는 도로에서 나와 작은 개천을 잇는 다리에 있었습니다. 나로부터 10미터 쯤 되는 거리였습니다.
목에 올무줄이 걸려있고 피부는 모낭충으로 몹시 상해있고 배가고파보였던 그 개에게 멀찌감치서 간식을 던져줬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주춤하다가 간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허기져있는 상태가 틀림없었습니다. 그렇게 갖고 있던 간식을 다 던져주고는 약속 시간이 있기에 이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차를 타고 볼일을 보러 떠났습니다.
장군이가 던져준 간식을 먹는 모습
목에 올무줄이 걸린채 피부는 모낭충으로 몹시 상해있는 장군이.
하지만 다시 오후 늦게 그 자리에 왔을 때는 그 개는 떠나고 안보였습니다. 영 마음이 아팠습니다. “ 그 목에 걸린 올무줄이라도 풀어줬으면, 모낭충으로 얼마나 가려울까, 먹을 것은 어떻게 챙겨먹고 다니는지”..
머리 속 복잡할 것 없이 그 개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집 대문 앞 마당에 개집을 설치해놓고 사료와 개가 좋아하는 냄새가 많이 나는 강아지 시저캔을 놨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통덫을 갖다 놓았는데 의심을 피하도록 작동은 하지 않게 그냥 설치만 해놨습니다.
사람보다 몇 백배가 뛰어난 후각을 가진 개이니 도로를 돌아다니다가도 이 냄새를 맡을 것이고 그러면 도로에서 몇 십미터 떨어진 곳이지만 여기로 먹을 것을 찾아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 흘렀습니다. 밖에 나가보니 사료는 조금 비워져있고, 그릇에 담아놓은 시저캔이 없어졌는데 한 10미터 쯤 떨어진 곳에 그릇이 싹싹 비워진 채 놓여있었습니다. 그 개가 와서 먹은걸까? 아니면 길고양이들이 먹은 걸까?
사료와 물그릇
닭가슴살과 시저캔을 섞은 장군이 특식
마침 집에 설치해놓은 CC-TV를 시간대별로 검색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저쪽 도로에서 집 대문 앞마당까지 다가오는 물체가 발견됐습니다. 바로 그 개였습니다. 배고팠던 그 개는 시저캔의 냄새를 맡고 여기까지 와서 먹은 것입니다. “아. 이젠 됐습니다”
저 멀리 도로에서부터 먹을 것을 챙겨둔 곳으로 다가오는 한 물체
바로 장군이였습니다.
장군이가 다가와서 먹자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앞마당의 흰돌이.
다음 날까지 같은 방식으로 사료와 캔을 놔두고, 3일째 되는 날 저녁에 시저캔을 담은 그릇을 통덫 안에 놔두고 먹으러 들어오면 잡을 수 있도록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날은 부모님의 제사가 있는 날이라 시흥의 형님 댁에서 제사를 지내고 밤 늦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잡혔을까? 제발 무사히 잡혔으면 좋겠는데”
운전을 하고 집에 돌아가는 내내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통덫을 설치해놓은 마당에 도착했습니다. 멀리서부터도 뭔가 검은 물체가 들어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가까이 갔더니 바로 그 녀석이었습니다.
아.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이 녀석은 치료도 할 수 있고, 먹을 것도 제대로 챙겨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포획틀에 잡힌 장군이.
지금 이 사진을 보면 당시 장군이가 왜 이렇게 불쌍해보이는지..
다음날 일찍 개를 데리고 팅커벨 협력동물병원에 갔습니다. 목에 걸려있는 올무줄을 끊어내고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개는 길에서 떠돌이 생활을 해서 경계심은 있었지만 사납지는 않았습니다. 검진 결과 몸은 심한 모낭충으로 피부는 엉망이었지만 다행히도 가장 걱정했던 심장사상충은 걸려있지 않았습니다.
검진을 마치고 집으로 데리고 온 첫날의 장군이
그리고는 그 개의 이름을 장군이라고 지었습니다. 오랜 길생활에 몹시 추레해보였지만 골격이 튼튼하고 듬직한 개였습니다.
사실 장군이같은 중대형견은 구조를 하더라도 그 이후에 돌보는 것이 더 문제였습니다. 처음에는 올무줄 만이라도 풀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구조를 하고 마당 밖에 먹을 것을 챙겨주려했지만 이왕에 포획해서 구조를 했는데 올무줄만 풀어서 내보내기에는 장군이의 몹시 상한 피부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 이 피부병을 싹 고칠 때까지만이라도 내가 더 돌봐주자”라는 생각을 하고 마당에 짐을 놔뒀던 견사를 하나 비워 장군이의 거처를 그곳에 마련을 하고 팅커벨 회원들과 장군이의 구조 소식을 공유했습니다.
팅커벨 프로젝트에서는 유기견 구조시스템이 있어 이렇게 떠돌이 개를 발견해서 구조할 경우 구조자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치료비 및 입양갈 때까지의 관리비를 함께 분담합니다.
이렇게 구조한 장군이는 팅커벨 회원들의 전폭적인 동의를 얻게 되었고, 든든한 후원자가 생긴 덕분에 맘놓고 치료에 전념하고 돌봐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돌보기 시작한 장군이는 처음에는 피부가 마치 코끼리 가죽처럼 뻣뻣하고 각질화된 상태였습니다. 보기에도 너무 딱했고, 그런 장군이의 표정은 뭔가 불안하고 우울해보였습니다.
구조한 다음 날의 장군이 동영상. 몹시 심하게 상했던 피부
구조 직후 지치고 불안해보이는 표정의 장군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피부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늘 울적해보이던 장군이의 얼굴이 점차 환해지면서 웃는 얼굴로 변했습니다. 장군이를 돌봐주던 지난 몇 개월간 교감을 하면서 장군이는 뚱아저씨를 믿고 의지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덩치는 커다란 녀석이 나름대로 애교도 부리고, 말도 잘듣습니다.
처음에 잿빛털 계통이 아닐까 생각했던 장군이의 모색은 윤이나는 황금빛으로 변했고, 혓바닥은 차우차우처럼 보라색이었습니다. 장군이는 진돗개와 차우차우의 믹스견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피부병이 다 나은 후에는 목덜미의 털이 더욱 풍성합니다.
장군이 간식을 챙겨주는 뚱아저씨
점점 좋아지고 있는 장군이 1
점점 좋아지고 있는 장군이 2
점점 더좋아지고 있는 장군이 3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장군이 4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장군이 5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장군이 6
장군이는 이제 이름이 잘 어울리는 멋지고 당당한 체격의 개가 되었습니다. 지난날 거리를 떠돌며 피부는 형편없이 망가지고 추레해보이던 개에서 지금은 사랑을 받으며 지내는 개처럼 얼굴이 환합니다. 예전의 우울해보였던 그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장군이를 구조해서 돌본지 이제 8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요즘 장군이의 하루는 눈물 자국을 닦아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모낭충은 다 치료가 되어 피부는 몰라보게 좋아졌는데 눈물 자국이 남아 있어서 매일 같이 닦아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몇 개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닦아주니 이제는 눈물자국도 거의 없어졌네요.
저는 유기견을 구조할 때 종종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 유기견 한 마리를 구조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유기견의 세상 만큼은 온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도 뚱아저씨 집에서 임보하며 지내는 장군이이지만 언젠가는 인연이 닿는 마당 넓은 전원주택에 사는 좋은 분 댁에 입양가서 한 가정의 온전한 반려견으로 산책도 자주하며 평생 행복하게 살 그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P.S. 구조 1주년을 맞이한 장군이의 인삿말과 어제 찍은 사진
팅커벨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저 장군이예요.
길위를 떠돌아다니던 제가 팅커벨 회원님들 덕분에 구조가 되어 뚱아저씨 집에 살게된지가 벌써 1년이나 지났네요. 길위를 떠돌아다닐 때는 늘 배가 고팠는데 지금은 뚱아저씨가 챙겨주는 맛있는 사료와 간식 먹으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뚱아저씨는 매일 닭가슴살을 한 덩이씩 챙겨주는데 제가 먹는 닭가슴살이 옆방에 있는 벤지와 보담이 닭가슴살보다 조금 더 커보여요. 아마 뚱아저씨가 저를 벤지와 보담이보다 더 좋아하나봐요. ㅋㅋ
옆 마당에 흰돌이가 가끔씩 나무 밑에 맛있는 것을 나중에 먹으려고 숨겨놓을 때도 있는데, 제가 다 찾아내서 먹어요. 흰돌이는 뚱아저씨 한테 더 많이 챙겨먹으니까 제가 이렇게 숨겨놓은 것 먹어도 할 말은 없겠죠?
제 위로 아빠의 아빠의 아빠의 아빠가 아마 챠우챠우 였나봐요. 그리고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황구 진돗개고요. 그래서 뚱아저씨께서 제가 이렇게 챠우챠우와 진돗개를 많이 닮았다고 얘기해줬어요.
저는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저보고 싶은 분은 놀러오세요. 아마 저를 한 번 직접 보신 분은 매력에 쏙 빠질거예요. 그럼 그날을 기다리고 있을께요. 안녕 ~
뒷마당을 돌아다니며 놀고 있는 장군이 동영상 ~
첫댓글 장군이 구조당시 때보다 지금은 정말 몰라보게 달라지고 행복해보여요. 감사합니다.
장군아~ 화이팅~~축복해요
벌써 1주년이라니.. 진짜 빠르네요 ㅎㅎ
1년 사이 장군이가 너무 달라졌네요. 털이 북실북실하고 윤기도 나고. 진짜 견생역전 ㅎㅎㅎ
장군아 1주년 축하하고 건강하고 행복해라!
장군이는 진짜 견생역전했지요 대표님이 구조 안해주셨으면 어찌 되었을지... 장군이만 이뻐라 하는 좋은가족 언젠가 나타날 거예용~~~^^ 1년 진짜 빠르네요
장군이 구조때 부터 쭉 지켜보며 응원했습니다~ 멋진 장군이 모습에 미소가 나네요.
뚱아저씨 고맙습니다!!!!!!
장군이를 구조한게 벌써1년이 됐군요~ 세월 참빠르네요.
마당넓은집으로 장군이가 입양가서 신나게 뛰어노는모습을 보면 더없이좋을거 같습니다.
1년전의 장군이와 지금의 장군이는 아예 몰라볼정도로 외모가 바뀌었어요^^~~
머지않아 좋은가족이 나타나길~~~
1주년 축하해,장군아!^^
늠름한 장군이 되었구나~
장군이 일기 재밌게 잘봤어요.^^
장군아~너무 멋지구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렴~
우리 장군이 흑역사~~ ㅎㅎ
아가들 표정 변하는거 지켜보는
이 행복한 기분~~♡
우리 장군이 벌써 1년? 축하해
네 삶 중에 가장 행복한 시절이겠구나
앞으로는 더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할 가족 만나길 바랄게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주신 대표님 감사합니다
뚱 아저씨 고맙습니다
벌써 1년이 되었다니 축하드려야 할지 모~~~^^
가여운 아이들 외면하지 않으시고 정말 대단하십니다
감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