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오도산과 미녀봉으로 간다.
거창 가조면 도리에 위치한 모현정에서 출발하여 오도산에 올라 도를 깨달아보고, 옆에 있는 미녀봉에 올라 미녀의 속살도 느껴보고자 한다.
휴양림을 거쳐 오도재로 올라 다시 수포대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산행이 되겠다.
모현정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오른 쪽 건물이 모현정이다.
경남 문화재자료 제346호인 모현정은 1898년(광무2년)에 동방의 5현에 속하는 한훤당 김굉필, 일두 정여창 선생과 함께 학문을 강마하시던 평촌공 최숙을 추모하기 위하여 후손과 향림 30, 고을 1,000여명이 정성을 모아 건립하였으며,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누하주를 구성한 누각 형식의 정자 건물이다.
잠시 계곡을 따라 오르면 수포대에 도착한다.
수포대는 가조면 도리 대학동에 위치한다.
동방이현인 한원당 김굉필, 일두 정여창선생이 강론하며 거닐던 유서 깊은 곳이며 평촌 최숙량과 더불어 이곳에서 서로 만나 향유들에게 성리학을 강론하며 산천 경관을 즐겼다. 산수풍경이 천하일미라, "기러기 포구에 자라처럼 우뚯 솟았다."하여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오대산이라 부르던 것을 점필제 김종직선생의 수제자인 두 거유가 강론한 이후로 오도산이라 고쳤다.
수포대에서는 직진한다. 계곡을 건너면 미녀봉 방향이다.
오도산 방면으로 들어서면 이내 좌측 산길에 시그널이 보이는데 시그널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초반부터 급경사가 한동안 이어지고 겨울 찬바람이 싸늘한데 응달이라 얼굴이 시릴 정도다.
잠시 완만해진 등로는 이내 다시 가파른 오름으로 이어지고,
나무 사이로 멀리 가야산이 얼굴을 내미는데,
두무산과 오도산의 갈림길에 도착한다.
다시 등로는 가팔라지고 바람이 쌀쌀하게 불어 한고비 올라선 능선에서 자켓을 꺼내 입는다.
막바지 오도산 오름은 무척 급경사를 이룬다.
역시나 도를 깨닫기가 어렵긴 한 모양이다.
급한 오름 가운데 정상 직전에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데,
멋진 풍경이 시야를 즐겁게 한다.
가운데 비계산과 좌측 뒤로 우두산, 그리고 우측 뒤로 가야산과 남산제일봉이 뚜렷하고 그 뒤로 금오산과 영암산, 선석산이 보인다.
정상 오르기 전 조망처.
오도산(1,134m) 정상.
정상에는 KT 중계소가 자리잡고 있어 바로 앞이 정상역할을 한다.
오도산은 도선국사가 깨달음을 얻었던 곳으로 오도산이라 한다. 가야산맥 중의 한 산으로 북동쪽에 두무산, 북쪽에 비계산, 서남쪽에 숙성산 등이 있어 가야산의 산각을 이룬다. 오도산의 원래 이름은 '하늘의 촛불' 이라는 뜻의 천촉산 또는 까마귀 머리처럼 산꼭대기가 검다고 해서 오두산이라 불렀다. 그러던 것을 한훤당 김굉필선생과 일두 정여창 선생이 오도산 산하 계곡을 소요하면서 우리나라 유도를 진작시킬 목적으로 유도는 우리의 道라는 뜻에서 오도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여기가 정상 구실을 한다.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올라가면 사방이 환하게 트여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미녀봉.
좌측 바위가 있는 약간 낮은 봉우리가 머리, 그 오른 쪽이 가슴, 그리고 그 가운데 봉우리가 배부분이다.
가슴 부분 뒷쪽 뾰족한 박유산, 그 우측으로 우뚝 솟은 금귀봉, 그리고 옆의 암릉으로 이루어진 보해산도 보인다.
좌측에 합천호도 보이고,
합천호 뒤 황매산 우측으로 멀리 희미하게 지리 천왕봉도 보인다.
오도재로 가려면 첫번째 전망대에서 바로 능선으로 내려서서 수도지맥길을 따르는 게 빠르지만 우리는 합천호 방면을 조망하기 위해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하기로 한다.
날씨는 제법 쌀쌀하지만 푸른 하늘에 점점이 떠 있는 흰구름과 주변 산군들이 멋진 조화를 이루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답답하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다.
멋진 풍경이 아닌가!
좌측 비계산과 중앙의 가야산, 우측의 두무산, 두무산 우측 뒤 미숭산, 그리고 그 뒷쪽 멀리 희미하게 팔공산과 환성산.
임도를 따라 내려와서 돌아본 오도산 정상.
우측 오도재를 향하여 내려선다.
내려서는 길은 무척 급경사를 이룬다.
20분쯤 내려서서 오도재에 도착한다.
미녀봉과 휴양림을 거쳐 이곳으로 다시 올라와 수포대로 하산할 예정이다.
미녀봉 오름길에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한고비 올라서니 가조 방면으로 조망이 트이고,
비계산을 당겨본다. 봉우리 사이 설치되어 있는 구름다리도 보인다.
고속도로가 가조면 들판을 가로지르고 그 뒤 비계산 좌측 뒤로 장군봉과 의상봉, 그리고 좌측 멀리 삼봉산도 보인다.
미녀봉(문재산) 정상이 보인다.
미녀봉 오름길이 제법 가파르다.
역시 미녀 속살을 구경하기가 쉽지는 않네!
미녀봉(문재산:933m)
문재산(933m)은 거창 가조면과 합천군 봉산면의 경계를 이룬다. 일명 "미녀봉"으로 부르고, 아이를 잉태한 미녀가 누워있는 듯한 모습으로 여인의 머리, 얼굴, 가슴, 배의 형국이 뚜렷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전설에 의하면 아득한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나뭇잎처럼 표류하는 조각배를 구하기 위해 천신이 예쁜 딸을 내려 보냈는데 그때에 이목구비가 수려한 장군이 하늘에서 내려온 아름다운 미녀낭자를 보고 그만 반해 버렸다.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으나 천신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너희들은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산으로 누워있어라"는 형벌을 받아 둘은 모두 산이 되어 지금까지도 누워 있다고 전한다.
미녀봉이란 좋은 이름을 두고 왜 문재산이란 명칭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영 어감이 좋지 않아서 말이다!
다시 조망이 트이고 같은 풍경이지만 조금씩 각도를 달리 하니 더욱 새롭게 보이는 것 같다.
좌측 박유산과 중앙의 금귀봉과 보해산이 뚜렷하다. 우측 장군봉과 우두산 의상봉도 보이고...
그리고 멀리 덕유산과 우측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까지...
금귀봉과 보해산을 당겨 본다.
805봉에 올랐다. 우측으로 유방샘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이지만 왕복 1.6km거리라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그냥 지나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맞는 결정이었다.
하산 시간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헬기장에 도착하니,
오도산 위로 흰구름이 떠 있는 푸른 하늘이 너무 멋있었다!
계단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유방봉에 오른다. 보이는 봉우리는 머리봉.
유방봉에서 돌아본 805봉과 우측 오도산.
입바위로 향한다.
입바위이다. 돌아가면 오를 수가 있다.
입바위에 올라간다.
입바위에 올라서서 돌아 본 유방봉과 805봉, 오도산.
머리봉.
머리봉의 기암.
입바위 정상.
머리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온통 암릉투성이다.
미녀의 얼굴은 비단 같이 매끄러워야 하거늘 이렇게 거칠어서야 원!
입바위에서 내려와서 머리봉을 향하여 다시 올라간다.
코바위는 그냥 지나가고,
전방에 있는 시리봉과 숙성산.
눈썹바위도 지난다.
곧이어 머리봉에 도착했다.
이제 미녀를 떠나 좌측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선다.
내려서서 돌아본 미녀의 얼굴.
눈썹, 코, 입이 뚜렷하다. 그리고 가슴까지...
오늘의 마지막 조망처.
멀리 대봉산과 백운산, 그리고 황석산 등이 보인다.
말목재에서 좌측으로 내려간다.
정면은 숙성산 방향이다.
여기서 하마터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 뻔 했는데 휴양림은 좌측으로 약간 올라서야 한다.
휴양림 표지가 위에 있었다.
휴양림에 도착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솔숲 쉼터까지 30분을 포장도로로 오르려니 지겹기만 하다.
쉼터에서 잠시 휴식 후,
오도재로 다시 돌아간다.
오도재에서 수포대로 내려서는 지실골계곡은 제법 거칠다.
계곡을 수없이 왔다 갔다하면서,
오도재에서 25분 정도 지나 임도에 도착한다.
수포교를 지나,
수포대로 돌아왔다.
모현정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귀가길에 가조면 도리에서 바라본 오도산과 미녀봉.
도상거리 약17km, 산행시간 7시간 30분.
오도산과 미녀봉은 나에게는 처음 오르는 산이었다.
가까이 위치한데도 불구하고 오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제법 차가운 날씨에 바람도 쌀쌀했지만 맑은 날씨에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었던 하루였다.도를 깨치지는 못했지만 노력은 해보았고, 비록 거친 피부를 가지기는 했지만 미녀의 속살도 맛볼 수 있었으니 이만하면 보람찬 하루가 아니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