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說卦傳.
제 11장. -----8 -7 ☰ ☱ ☲ ☳ ☴ ☵ ☶ ☷
◎ ☱(兌,태)
[해설]
明(명)나라 제3대 제왕 成祖(성조)의 실록을 살펴보면,
成祖(성조)는 永樂大帝(영락대제)로서
재임기간(1403~1424) 동안 수많은 서책을
찬술하는 데 힘써온 왕으로서,
勅撰(칙찬)된 서책들이 2만 2,877권이나 되는데
이름하여『永樂大帝,영락대제』이라고 하는 바,
영락 5년(1407) 11월에 완성을 보았다.
경서에 대한 애착심이 대단하여 영락 12년(1414) 11월
甲寅(갑인)에 한림원 학사 胡廣(호광)외 41명에게 명하여
『五經四書大全,오경사서대전을 찬수케 하여
그 다음 해 9월에 완성을 보았는데 그 가운데
『周易傳義大全,주역전의대전』 24권을 완성하였다.
여기에서 傳(전) 『程傳,정전』을,
義(의)는 朱子(주자)의 『本義,본의』를 의미하는 바로써,
그 외에도 136家(가)의 선유둘의 해설문을 집대성하였다.
경학사상 『주역』에 대한 해설문을 집대성한 것으로는
아직까지 이보다 더 방대한 것이 없으며,
『永樂大帝,영락대제』의 이와 같은 大盛事(대성사)는
당나라 시대에 孔穎達(공영달)에 의하여
『오경정의』가 찬수된 이후 실로 800여 년만에 이루어진
학문적인 大力事(대역사)였던 것이다.
宋代(송대) 이후 『주역』에 대한 해설문을 방대하게
집대성한 일이 여러 차례 있을 때 마다 程子(정자)의 『傳,전』 및
朱子(주자)의 『本義,본의』를 위주로 하였는 바,
그 대표적인 또 다른 한 가지가 淸(청)나라 초기 제4대 聖祖(성조)는
大學士(대학사) 李光地(이광지) 외 49명의 신하들에게 명하여,
1715년에 『周易折中,주역절중』 222권을 찬술토록 하였는데,
程朱(정주)와 218명의 諸家(제가)의 訓解(훈해) 중
經義(경의)에 밝히기에 족한 것을 雜採(잡채)하였고,
첫머리에는 圖說(도설)을 끝에는 啓蒙(계몽)을 실었다 하여,
경학자 皮錫瑞(피석서, 1850~ 1905)는 이 책을 평하여
'송대의 고루한 易說(역설)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周易傳義大全,주역전의대전』은 『程傳,정전』을 앞에 하고
『本義,본의』를 뒤에 한 반면 『周易折中,주역절중』은
『本義,본의』를 앞에 하고 『程傳,정전』을 뒤에 하여,
어느 책이 의리적인 면을 앞세웠는가를 짐작 할 수 있다 할 것이다.
程伊川(정이천)은 『周易,주역』 의 經義(경의)를 訓解(훈해)하면서
孔子(공자)의 뜻을 부연 설명함으로써 괘획의 올바른 이치를
밝혔다고 할 수 있다.
즉 '元亨利貞(원형이정)'을 의리적인 해설로
'元(원)은 만물의 비롯함이요,
亨(형)은 만물의 거침없이 자라남이요,
利(이)는 만물의 결실을 이루어내는 과정이요,
貞(정)은 만물의 결실을 온전하게 이룸이다'라고 하였으며,
讀易(독역)할 때에도
'元(원)하고 亨(형)하고 利(이)하고 貞(정)하니라'고 하여
占辭(점사)적인 의미를 배제하고 있는 반면,
朱子(주자)의 해설은 이와는 달라서
'元(원)은 큼이라, 亨(형)은 통함이라, 利(이)는 마땅함이라,
貞(정)은 바르고 진실됨이라'고 하여 讀易(독역)할 때에도
占辭(점사)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占(점)하는 자가 乾卦(건괘)를 얻었을 때에는
'크게 형통하고 바르고 진실되게 함이 이로우니라'고 하여,
『주역』 경문의 첫 구절부터가 의리적인 해설과 상수역에
기저를 둔 점사적인 해설이 다름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조선조 말엽에 主理(주리)철학의 대가요 斥邪義理論(척사의리론)을
주창하여 문하생 중에 崔益鉉(최익현)과 같은 여러 의병장을
배출시킨 바 있는 華西(화서) 李恒老(이항로)는
『周易傳義同異釋義,주역전의동이석의』 상하권을 찬술하였는데,
『程傳,정전』과 『本義,본의』에 대한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평을
끝부분에 써놓았으니,
'『程傳,정전』은 의리 일변으로 해석함에 있어서 사랍됨을 다하여
유익하도록 하였다'고 하였으며
'『本義,본의』는 易(역)의 글된 근본 취지를 밝게 나타내서
다시 한 터럭만큼이라도 틀린 뜻이 없도록 하였으니,
學易(학역)하는 사람이 『本義,본의』를 무시한다면
『易,역』을 해독하지 못할 것이다'고 하였다[華西集(화서집) 권30 下 참조]
學易者(학역자)가 의리역이나 상수역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周易,주역』을 해석하기란 지극히 어렵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