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센터는 가기 어려운 곳?
천만에! 마음껏 놀러오세요∼
KRX스퀘어 · 금융역사관 · 하이 스퀘어 · 과학기술체험관 등 체험공간 가득
부산이 또 높아졌다. 또 높아진 높이는 무려 63층. 63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부산은 얼마나 그럴듯할까. 선 자리에서 몸을 조금만 틀면 바다가 보이고 조금만 더 틀면 강이 나오고 산이 나오리라. 부산의 바다와 강과 산과 시가지를 한꺼번에 조망하는 재미가 그저 그만이겠다. 부산 사는 재미가 그저 그만이겠다.
기술보증기금은 과학기술체험관을 개관. 첨단과학 기술을 체험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 가장 높이 위치한 기업홍보관 'KRX스퀘어'
63층 빌딩이 들어선 곳은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 금융기관이 밀집한 랜드마크 건물 BIFC를 비롯 부산은행과 기술보증기금, 한국은행 부산본부 등이 부산의 금융 허브단지를 귀티 나게 하고 부티 나게 한다. 대부분 지난 연말 입주를 완료하고 본격 업무에 들어간 가운데 부산국제금융센터는 금융업무뿐만 아니라 금융관련 문화체험의 몫을 톡톡히 해내 시민친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기업 홍보관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한국거래소(KRX) 홍보관 'KRX스퀘어'는 63층 BIFC 51층에 있다. 홍보팀 김상국 과장 장담대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통유리 너머 전망이 일품이다. 해운대와 광안대교, 영도, 시가지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탁 트인 풍광 보는 것만으로도 여기 온 보람이 있겠다. 보안을 중시하는 금융 빌딩에 입주한 만큼 관람은 사전 예약을 받는다.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된다.
한국거래소는 사람이 만든 모든 가치가 거래되는 곳. 증권과 파생상품 같은 자본 투자와 자금 조달 등 자본시장 핵심기능을 담당한다. 주식시장이 한국거래소 소관이라고 생각하면 감이 잡히겠다. 1956년 출범해 60년 역사를 가졌다. 'KRX스퀘어'는 한국 자본시장 역사와 한국거래소 역할을 첨단 디지털 영상과 추억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차근차근 소개한다. 서울에서 이전해 온 공공기관답게 홍보관 구성이라든지 학예사 해설이라든지 새로운 맛이 있다. 서울의 최신 문화가 부산에 접목되면서 부산의 문화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주식시장 체험 공간 역시 이색적이다.
"씨앗이 담긴 화분을 선물합니다." 김지은 학예사는 씨앗을 강조한다. 홍보관 입구 홍보문구도 '씨앗길, 미래를 열다'이다. 홍보관 구성 역시 12개 씨앗을 갖고 떠나는 시간 여행이다. 12개 씨앗은 한국거래소가 출범한 1956년 당시 12개 상장회사를 의미한다. 현재 1,800개가 넘는 걸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12개 상장회사 가운데 부산 기업이 두 군데나 된다.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 전신인 대한해운공사와 대한조선공사다.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부산의 비중이 만만찮았음을 엿본다. 관람을 마치면 씨앗 화분 선물이 있다. 한국 자본시장이 더욱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부산은행, 금융역사관부터 갤러리까지 갖춰
"은행 가운데 사옥 지상층 대부분을 시민에게 개방한 사례는 드뭅니다." 부산은행 본점 신축빌딩은 BIFC 바깥에 있다. 지하 3층, 지상 23층의 에너지 효율 1등급 에코 건물이다. 부산은행은 지역 사랑, 문화 사랑도 1등급이다. 역사관, 홍보관, 갤러리,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대강당을 시민에게 무료 개방한다. 부산은행과 부산이 그만큼 개방적이란 방증이다. 홍보부 박미선 계장은 부산은행 개방성과 함께 본점 건물은 신축 때부터 지역민에 대한 배려와 소통을 고민한 건물이라고 밝힌다.
부산은행 금융역사관은 금융에 친근감을 갖도록 구성돼 있다. 아이와 엄마가 쉬기도 하면서 체험도 하면서 금융에 한 발짝 다가가도록 배려한 문화 체험공간이다. 1967년 창립한 부산은행의 일목요연한 역사는 곧 부산의 일목요연한 역사이기도 하다. 부산의 그 때 그 시절을 실물과 자료와 통계로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빔 프로젝트, 입체영상 등 최신 매체를 균형 있게 배치한 아날로그 전시가 돋보인다. 차별적인 디자인과 색채를 사용해 정체성을 부여한다. 퍼즐과 퀴즈를 활용한 '나는야, 저축왕' 같은 게임은 아이들에게 '인기짱'이다.
금융역사관을 빠져 나오면 기업홍보관. 부울경 향토기업을 소개하고 응원하는 취지로 열린 공간을 표방한다. 명칭은 하이 스퀘어(HI SQUARE). 인사(HI)와 높게(HIGH), 만남과 도약을 상징하는 광장이 하이 스퀘어다. 에어부산, 골든블루, 대선주조, 천호식품, 비락, 흙표침대, 고려제강, 금영, 은성사, 파크랜드, 트렉스타, 송월타올 등 향토기업과 초일류제품을 디지털 영상과 실물로 소개한다. 홍보관과 맞닿은 BS아트갤러리는 기획전 위주 명품 전시회를 내세운다. 기존의 BS부산은행 조은극장, 신창동 BS부산은행 갤러리, 영업점의 작은 갤러리들과 함께 문화은행 부산은행을 선도하는 지역 아이콘으로 부상하지 싶다.
한국거래소(KRX) 홍보관 'KRX스퀘어'는 BIFC 51층에 있다(사진은 한국거래소의 역사를 알려주는 전시물을 관람하는 시민 모습).
부산대표 기술 공부하는 체험관
"요즘은 방학이라 하루 100명 이상 옵니다." 기술보증기금 전시관은 명칭이 특이하다. 홍보관이니 기념관이니 하는 통상적인 명칭 대신 과학기술체험관을 표방한다. 기술에 대한 보증이 선도 업무인 만큼 전시관 처음부터 끝까지 첨단 과학기술을 소개한다. 과학기술에 쉽게 다가가는 교육공간인 동시에 부산을 대표할 과학문화 체험학습공간을 지향한다. 그러기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중학교 저학년생 등 과학 꿈나무들이 주로 찾는다는 게 안내 담당 김영서 주임 귀띔이다.
체험관은 모두 일곱 주제로 구성된다. △에필로그 △도시의 내일 △댄스 로봇 △질병 극복 프로젝트 △4D 영상관 △작은 것의 혁명 △프롤로그가 그것이다. 에필로그의 경우 신성장 산업인 6T 소개와 인공장기, 웨어러블 컴퓨터 모형을 전시한다. 6T는 뭘까. IT(정보통신기술) BT(생명공학기술) NT(나노기술) CT(문화콘텐츠 기술) ET(환경공학기술) ST(우주항공기술)다. 새로운 기술, 놀라운 과학에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지나다 보면 어느새 프롤로그. 과학 꿈나무 누군가는 이미 과학자의 세계로 들어섰을지도 모른다. 예약 등 문의(606-738).
한국은행 부산본부 화폐전시관은 척척박사다. 화폐라면 모르는 게 없다. 고대에서 근대, 그리고 현재 쓰는 화폐를 전시한다. 우리나라 기념주화와 외국 기념주화, 외국 지폐도 전시돼 있고 만 원권 백만 장으로 제작한 '100억 원 큐브'는 은근히 견물생심이다.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근대 주화압인기, 위조지폐 감별기, 세계화폐 동작인식 퍼즐, 세계의 주화 탁본과 스탬프, '나도 화폐 속 주인공'은 인기 만점. 아이들이 줄을 선다.
"취재하러 왔어요." 초 · 중생 열댓 명이 화폐 해설사 한 마디 한 마디를 받아 적는다. 모두들 'BGV Jr News'라고 쓰인 모자를 쓰고 있다. 남문초등 백채연 양은 글도 또박또박 쓰고 말도 또박또박 한다. 곧 6학년이 된다. 화폐박물관을 단체로 관람한 뒤 기사로 쓸 예정이라서 해설사 꽁무니에 붙어 다닌다. 단체관람이 끝나자 로비 휴게실에서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질문들이 솔직하면서 솔깃하다. "한국은행엔 어떻게 들어가나요?" "왜 한국은행에서만 돈을 찍어 냅니까?" 미래의 기자들이, 또는 미래의 은행가들이 쏟아 내는 질문은 끝도 없다. 단체 관람은 최소 24시간 전 예약 필수(240-3809).
과학기술체험관은 과학기술에 쉽게 다가가는 교육공간인 동시에 부산을 대표할 과학문화 체험학습공간을 지향한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중학교 저학년생 등 과학 꿈나무들이 주로 찾는다(사진은 다양한 과학기술을 체험하는 아이들).
지역 기업 · 시민 함께하는 부산챔버스퀘어
한국은행을 나오면 갑자기 방향감각이 상실된다. 어디가 동쪽이고 어디가 서쪽인지 헷갈린다. 다음 목적지는 부산상공회의소 부산챔버스퀘어(CHAMBER SQUARE). 지역 기업과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공간이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저녁 7시 정기 클래식 연주회가 열린다. 부산 경제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조망하는 종합전시관으로 복합 커뮤니티 공간이다. 찾아가야 하는데 방향도 헷갈리고 행인 몇 사람에게 물어 봐도 모르쇠다. 그럴 경우 도시철도 국제금융센터 · 부산은행역을 찾아가면 된다. 3번 출구가 부산상공회의소 방면이다. 한 20분 걷는다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나서야 한다.
부산 시민의 문화 향유 욕구가 나날이 높아진다. 그리고 고급화되는 추세다. 부산국제금융센터에 들어선 금융관련 문화체험공간은 부산시민에게 그동안 생소했던 분야를 접하게 함으로써 문화의 다양성과 고급화에 기여하는 바 크다.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금융만 볼 게 아니라 문화를 함께 본다는 것, 금융과 문화의 상생이며 금융과 부산의 상생이다. 금융허브 부산, 문화허브 부산! 부산은 나날이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 찾아가는 길 : 남구 문현금융로 40 (문현동) 도시철도 2호선 국제금융센터 · 부산은행역
출처 : 부산광역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