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음악 감상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를 먼저 들었을때
이찬혁 이 냥반, 너무 엄격 근엄 진지 모드가 된거 아닌가...
확실히 음악적 성장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많지만 뭔가 마냥 신나는 곡은 아니잖아 하는 느낌이 있었죠.
그러다 후반부의 타이틀곡 어사널사부터, 작별인사, 시간을 갖자 등은 아주 좋았습니다.
아 내가 원한 곡이 뒤에 있었군.
여기까지가 책을 읽기 전의 느낌입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잘 적응되지 않았던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밤 끝없는 밤, 달 등을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음악을 이해했다기보다 그 음악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음악은 가만히 있으면 귀가 즐겁고, 편안하게 힐링이 되지만
소설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 고통이 필요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집에서, 동네 커피숍에서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책에 나오는 데로, 노래가 나온 배경을 간단히 적어 보겠습니다.
물론, 소설 자체는 허구이니, 노래가 나온 배경 역시 허구입니다만
이찬혁씨가 곡과 스토리를 함께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는걸 감안하면 더 감상하기가 편해집니다.
책의 줄거리
(나중에 책을 읽으실 분은 스포가 있으니 여기서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요약식 줄거리라서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어요)
음악하는 남자 선이는 어느날 예술가란 무엇인지, 음악가란 무엇인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아무래도 엔터테인먼트 그 자체보다 더 성장하고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겠죠.
선이는 훌쩍 여행을 떠나게 되고, 섬으로 들어가는 배에서 해야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해야는 음악에 대한 견해나 세상을 보는 눈이 선아와 잘 맞았고, 매력적인 여인입니다. 마주친 뒤로 선아와 해야는 음악적 쏘울메이트이자 연인이 됩니다. 하지만 해야는 인간이지만 이 세상 사람이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바다로 떠나겠다는 말을 자꾸 하고, 이 세상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어느날 선이는 해야에게 어디서 왔는지를 묻고, 해야는 차를 몰아 바닷가 근처 정원이 있는 곳으로 데려갑니다. 그곳 정원사는 해야가 이 정원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해야는 이 정원의 헬리크리섬 같은 존재라는 비유도 하는데요. 이게 비유인지 진담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선이는 해야와 함께 다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데요. 해야가 노래를 부르자 파도가 거칠어지고 파도는 해야를 삼켜 버립니다.
해야를 잃은 선이는 상처입고 힘들어 하다가 '작은 별'이라는 자신만의 카페를 열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나갑니다. 카페에는 바다를 암시하는 푸른색 물감이 덧칠해진 액자와, 그 반대편 벽에는 '끝없는 밤'을 암시하는 검은 바탕에 반딧불의 비행 궤적이 그려진것 같은 그림이 걸려 있죠. 상처가 거의 치유된 선이는 결국 '작별인사'라는 곡을 완성하는데, 카페 인테리어가 노래 가사처럼 바뀌는 마술같은 현상이 일어 납니다. 선이는 카페에서 밴드 멤버들과 함께 앨범을 녹음하기로 하는데요, 해야를 떠올리며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를 부르고 나니 카페는 곳곳에 다양한 색깔의 페인트칠이 돼있는 듯한 몽환적인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들어오는지 도어밸이 울립니다.
노래에 대한 이야기
(책에 나오는 줄거리 순서대로 배치합니다)
뱃노래
뱃노래는 소설속 선이가 해야를 처음 봤을때, 해야가 갑판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마치 그리스 신화속 사이렌과 비슷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해야는 아무리 거친 파도가 쳐도 파도를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언젠가는 바다로 가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파도가 덮치기 직전에 선이가 해야를 구해내고,
선이는 고래에게 먹히면서 정신을 잃습니다.
깨어났을 때는 몸에 물이 하나도 묻어있지 않고, 객실에 누워 있어서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수가 없습니다.
배 안에서 해야를 만나 악수하는데 해야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해야는 우리 둘다 파도에 휩쓸려갔고, 지금 우리가 있는 현실이 꿈이라고 생각하면 어떠냐는 묘한 말을 합니다.
프리덤
프리덤은 선이와 해야가 넓은 갈대밭 평원에서 뛰어노는 장면입니다.
해야의 자유로은 모습을 보고 시상이 떠올라 선이가 지은 노래입니다
물 만난 물고기
선이가 보는 앞에서 해야가 파도에 집어삼켜진 후 들려오는 노래입니다.
선이는 해야를 구하려다가 본인도 죽기 직전에 겨우 목숨을 건집니다.
해야를 닮은 꽃들(헬리크리섬?)이 바다에 둥둥 떠서 불러주는 노래인데요
음악처럼 소설에서도 컨트리풍의 노래가 나오네요
너는 꼭 살아서
지푸라기라도 잡아서...
고래
고래는 이야기 속에서 두번 나옵니다
선이가 해야를 구하고 고래에게 먹히는 장면,
그리고 선이가 나중에 해야를 잃고 나서 매일 꾸는 꿈에서도 고래가 나오죠
선이는 매일 매일 고래 꿈을 꾸면서 해야를 떠올리고, 또 그 고래꿈을 매일 기록하면서 상처를 치유해 나갑니다
작별인사
이야기만으로 본다면, 선이는 해야를 잃었으니 이미 강제 작별은 한 상태입니다.
노랫속 작별인사는 선이가 해야에 대한 아픔을 어느정도는 치유하고, 더는 아파하지 않을거라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누군가가 나오죠
이 소설에서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뭔가 더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있어 보이구요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선이가 카페에서 밴드와 정식으로 음악을 녹음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해야를 떠올리며 노래를 부르기에 감정이 북받칩니다.
노래를 하고 나니 마술처럼 카페의 분위기가 바뀌게 되는데
이때 바뀐 분위기는 해야가 선이를 데리고 간 정원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오는 벨이 '띠링' 하고 울립니다.
---------------------------------------------------------------------------------------------------
혹시 책을 읽으실 분들은, 책의 줄거리가 시간 순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미리 알고 읽으면 좀 더 편합니다.
목차에 '항해'라는 챕터가 여러번 나옵니다. '항해'는 선이가 해야를 잃고난 후 지은 카페에서의 얘기를 다룹니다.
그점만 알고 읽으면 좀 더 읽기가 편합니다. 처음 나오는 항해 3편정도를 빼놓고 읽었다가 나중에 읽으셔도 되구요.